#마스크 난동:대중교통 내 미착용 승객 행패 잇따라→타인 생각하는 시민의식 선택 아닌 필수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생활 방식이 변하고 일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마스크가 없으면 이용하지 못 하게 됐다. 이전에 우리들의 생활을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알 것이다. 모두가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숨쉬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불편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에 탑승하는 승객, 이를 제지하려던 버스기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난동을 피웠다는 소식에서 시민의식의 부재 그리고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 마스크 미착용자들에 대한 비난과 질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부 시민들의 잘못된 인식과 이기주의에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

실제로 버스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니 하차해달라”고 요구하자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제지하던 승객에게도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 이런 경우는 지하철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온이 점점 오르고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다 보니 여러모로 불편한 건 사실. 하지만 대다수의 안전을 위해서 지켜야 할 공중도덕이 아닐까 싶다.

# ‘마스크 미착용’ 승객과 신경전 벌이는 대중교통 운전자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그러나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명의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환자’와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방역당국이 마스크 착용을 끊임없이 호소하고 있는 상황.

이에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의 일환으로 대중교통 이용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버스·택시기사가 승객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버스기사 등과 시비가 있다는 신고 840건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43건을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신고 유형은 버스가 537건으로 가장 많았고 택시 176건, 지하철 127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수사 진행 중인 43건 외에 12건은 통고처분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의 승차를 거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승객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대중교통 운전자를 폭행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실정.

마스크와 관련된 시비로 난동을 피우는 승객이 늘자 경찰은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해 정당하게 승차를 거부하는 대중교통 운전자를 가해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로 보고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운전자를 폭행·협박하는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강력팀에서 전담 수사하도록 하고 폭행·협박하지 않더라도 소란행위로 운행을 방해하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적극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과 시민의 제지에 불응하면서 범행을 지속하는 경우에는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중대한 사안은 구속수사 등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운수업체 등 관련 단체와 핫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사후에 신고가 접수되는 경우 위법사항을 확인해 사법처리하는 등 협조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중교통 내 마스크 미착용 시비로 경찰에 신고된 건수가 8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에선 241건의 신고가 접수돼 17건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수사 중인 대중교통 내 마스크 관련 사건은 ▲버스기사 폭행 2건 ▲버스운행 방해 6건 ▲택시기사 폭행 6건 ▲승객 간 폭행 3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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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말 하기 무섭다”..마스크 착용 요구에 욕설·난동 잇따라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점차 더워지는 날씨에 많은 이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를 기피하는 승객들이 늘자 대중교통 운전자들은 날마다 승객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승차 거부를 당한 승객들의 시비, 폭행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시내버스 탑승을 거부당하자 행패를 부리며 버스 운행을 방해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전날 업무방해 혐의로 50대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8시20분께 사하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시내버스에 탑승하려다 버스기사가 하차를 요구하자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버스 승객이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서울 구로구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11시50분께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인근 열차 안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다른 승객에게 욕설하고 난동을 부린 여성 B씨가 경찰에 체포됐다.

B씨가 난동을 부리자 도시철도 역무원이 해당 객실로 찾아와 B씨에게 마스크를 건네면서 착용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는 이후에도 옆에 있던 승객과 말다툼을 벌이는 등 계속해서 소란을 피웠고 이에 전동차가 멈춰 7분간 운행이 지연됐다.

B씨는 구로역에서 내린 뒤에도 “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폭언과 욕설로 약 13분간 역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기도 포천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 승차 거부를 당한 C씨가 택시를 타고 버스정류장 종점까지 쫓아가 버스기사를 폭행한 일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같은 버스기사였지만 화를 못 이기고 이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충북 청주에선 술에 취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에 탔다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기사를 폭행한 60대가 불구속 입건됐고 서울 광진구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기사의 얼굴을 물어뜯고 이를 말리는 행인을 폭행한 50대 남성이 붙잡혀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마스크 미착용 관련 시민 신고와 범죄가 증가하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버스·택시기사를 폭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무차별적인 폭언과 협박,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 미착용자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스크 미착용 시 벌금제도를 마련해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온 것.

청원인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공공장소에 다니는 안일한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시대에 필요한 건 벌금제도다. 안전벨트 미착용, 음주운전 처벌처럼 사람들에게 새롭게 경각심을 줄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지하철 자판기 관리자가 지난달 12일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 자판기에 마스크를 채워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미꾸라지 한마리가 강물을 흐린다

시민들의 발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이 많고 밀폐된 공간인 만큼 대다수의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탑승하고 있지만 간혹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탑승하는 승객을 볼 수 있다.

택시, 버스 운전기사에게 가장 큰 고충은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게 하차를 요구하는 일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의 특성상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하차요구를 거부한 채 실랑이를 벌이기 일쑤다. 특히 택시의 경우 야간운행 시 인사불성이 된 승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스치듯 짧은 시간 접촉에도 감염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서로 조심하고 주의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착용 하든 안 하든 내 마음이다’ ‘무슨 상관이냐’ ‘간섭하지 말라’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K-방역의 성공은 방역당국의 발 빠른 대처도 있었지만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길거리, 영화관, 쇼핑몰, 유원지 등에서 자유롭게 활보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의 충동적인 유혹을 꾹 참고 있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를 종식하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가 안일해지고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는 순간 대규모 전파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개인의 인권, 권리, 자유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회의 규범을 따르고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도 있다.

개개인의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이 결국은 코로나19 사태를 장기적으로 끌고 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니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마스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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