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대표 명의 사과문 및 환불 조치에도 커지는 비판 목소리
‘일본 기업’ 꼬리표 속 불매운동, 매출 적자전환·이미지 실추
소비자 관심도 조사도 최하위 기록..경영 행보 걸림돌 되나

[공공뉴스=박수현 기자] 일본 불매운동 등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미니스톱이 이번에는 ‘가짜 마스크’ 사태로 위태로운 모습이다. 

미니스톱이 최근 가짜 보건용 KF등급 마스크를 소비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까닭. 

이에 미니스톱은 심관섭 대표 명의의 사과문까지 게재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그러나 뿔난 소비자들의 원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일부에서는 ‘악덕기업’, ‘불매’ 목소리까지 들리는 실정이다.  

미니스톱은 그동안 모기업이 일본 미니스톱인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상황. 이런 가운데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수장인 심 대표의 근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 <사진=뉴시스>

30일 미니스톱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프리데이 KF94마스크’ 불량제품 판매와 관련해 지난 26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소비자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되면서 미니스톱도 이달 2일부터 프리데이 KF94마스크를 판매했다.

그러나 해당 마스크는 기존 제조업체인 플랜제로가 만든 정식 제품이 아닌 마스크 제품 모양과 겉포장을 교묘하게 베낀 가짜 상품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특히 필터 테스트 결과 KF94 위생등급 기준에도 부합하지 못했다. 납품 당시 위조된 시험성적검사서도 함께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심 대표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고객 분들께 안전한 상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편의점 본부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상품 도입 이전에 사전 점검을 통해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사측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앞으로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냐” 등 소비자들의 지적은 현재까지도 끊이질 않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이번 논란이 미니스톱을 이끌고 있는 심 대표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이 고꾸라진 와중에 불편한 논란에 휘말리면서 향후 경영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까닭. 

심 대표는 지난해 사측에서 주최한 ‘2019년 봄, 여름 상품매장공부회’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불거진 미니스톱 한국 법인 매각설과 관련해 “매각은 없다”며 “새로운 각오로 지속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對(대)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촉발됐고 이에 따라 일본 불매운동에 적극 가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미니스톱은 최근 발생한 가짜 마스크 사태와 관련해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심관섭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미니스톱 홈페이지 캡쳐>
미니스톱은 최근 발생한 가짜 마스크 사태와 관련해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심관섭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미니스톱 홈페이지 캡쳐>

실제 최근 일본 미니스톱의 유가증권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미니스톱은 회계연도 2019년(2019년 3월~2020년 2월)에 전년대비 9.4% 감소한 1044억엔(1조195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주요 이익지표도 악화됐다. 한국 미니스톱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억4800만엔(28억원)으로 2018년 대비 50.8% 급감했다.

여기에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1월12일~4월12일 4개월간 블로그, SNS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편의점 5개사 빅데이터 정보량(소비자 관심도)’을 지난해 같은 기간 정보량과 비교 조사한 결과, 미니스톱의 시장 점유율도 감소했다. 

미니스톱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94%인데 반해, 올해 6.73%로 낮아지며 최하위에 머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미니스톱의 2월 말 기준, 점포 수는 2603개로 전년 동월 대비 47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 속 올해 심 대표가 공언한 ‘3000개 매장 오픈 달성’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일본 불매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얼마 전에 닛산도 철수한다고 하지 않았나. 아무런 이슈가 없어도 나자빠지는 상황이라 조용히 바람이 지나가길 기다려야하는데 이런 이슈(가짜 마스크 사태)가 생기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기 사회공헌활동을 해도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미지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사 내부에서 더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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