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김준기 前 회장 장남, 1일 그룹 회장 취임..내년 정기주총 거쳐 지주사 DB Inc.이사회 의장 겸임
김 신임 회장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가는 지속성장하는 기업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 기울일 것”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DB그룹의 ‘2세 경영’ 체제가 본격 막을 올렸다.

창업 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 온 김준기 전 회장에 이어 장남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그룹 회장 직함을 달면서 오너 2세 시대가 시작된 것. 

신임 김 회장 체제로의 전환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부친인 김 전 회장이 현재 암 투병 중으로 경영 복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며, 김 회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위치한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온 상태다.  

김남호 DB그룹 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사진=DB그룹>

DB그룹은 “그동안 그룹 회장직을 맡아 온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하는 이취임식을 가졌다”고 1일 밝혔다.  

고령인 이 회장은 최근 체력적 부담이 커지면서 수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지난달 말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퇴임 의사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내년 초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DB금융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 이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 속 거리두기 차원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일부만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가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0여년 간 DB그룹은 눈부신 성과를 거둬왔다”며 “일찍이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혁혁한 성과를 거둠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고, 새로운 산업분야에 과감히 도전해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DB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업적을 계승하고 새로운 DB의 시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더욱이 지금은 국내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증유의 사태가 불러일으킨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그룹 회장이라는 중임을 맡게된 이유에 대해 “주주들을 대표해 앞장서서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 발판 마련 ▲경청하고 소통하는 경영자 ▲임직원이 함께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기업문화 확립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노력 등을 다짐했다. 

또한 경영진 및 임직원들에게는 포스크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각 사업분야에서 온택트(on-tact) 사업영역과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겨달라고 당부했다. 

<사진=DB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1975년생인 김 회장은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 미주리주 웨스트민스터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2002년부터 3년간 외국계 경영컨설팅 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했다.

이후 2007년에는 미국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으며, UC버클리대학교에서 파이낸스 과정을 수료했다.   

김 회장은 2009년 DB그룹에 입사해 동부제철 등 주요 계열사에서 생산과 영업, 인사 등 각 분야 실무 경험을 쌓으며 그룹 경영 참여를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특히 전공인 금융 분야에서 쌓은 전문 지식과 국내외 투자금융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 중반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DB Inc.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동부팜한농, 동부대우전자 등을 매각하는 과정에 깊이 관여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금융·정보기술(IT) 중심으로 그룹을 재정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DB그룹의 설명이다. 

그룹 금융부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DB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2015년부터는 금융 계열사들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구체화하고, 이를 경영 현장에 빠르게 접목시키는 역할을 하며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현재 김 회장은 DB손해보험 지분 9.01%와 DB Inc. 지분 16.83%를 각각 보유한 최대주주다. DB손보는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향후 김 회장을 보좌하는 경영진을 중심으로 그룹 세대교체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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