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전 소속팀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 선수와 관련한 국민청원 2개가 개시됐다. 두 글 모두 최 선수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린 청원인은 “지난달 26일 23살의 어린 선수가 그 꿈을 펼쳐보기 전에 하늘에 별이 돼 떠났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에 나온 ‘그 사람들’의 죄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새벽 부산에 있는 숙소에서 자신을 괴롭힌 전 직장 운동부 감독 등에 대한 죄를 밝혀달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 선수가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였다.

청원인은 “최 선수는 운동을 좋아했다. 피와 땀,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정신을 동경했다”며 “그러나 참되고 바르게 지도해야할 감독과 함께 성장하고 이끌어 줘야할 선배, 선수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팀닥터는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슬리퍼로 얼굴을 치고 갈비뼈에 실금이 갈 정도로 구타했고 식고문까지 자행했다”면서 “참다못해 고소와 고발을 하자 잘못을 빌며 용서해달라는 사람이 정작 경찰 조사가 시작되니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선수는 이런 고통과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 하고 최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폭압에 죽어간 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결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만 했다”며 “해당 폭력들은 비단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최 선수는 심각한 우울증까지 앓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 선수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지인들의 권유로 최 선수는 법적절차를 개시했다”며 “경주시청의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수들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으며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경주시청, 경주경찰서에 신고와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언급했다.

청원인은 “그러나 도움을 요청한 모든 공공기관과 부서들은 그녀를 외면했고 사건의 해결보다는 그것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만을 보여줬다”고 질타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콜라를 시켰다는 이유로 최 선수의 체중을 측정했고 체중이 초과했다는 이유로 빵 20만원어치를 토하도록 먹였다.

또한 복숭아 1개를 먹은 뒤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했고 체중 감량에 실패할 때마다 3일씩 굶기는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청원인은 “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이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도 전날(1일) 기자회견을 열고 “누가 이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겠지만 고인에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시 체육회는 이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 선수와 관련된 진술을 청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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