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로 얼룩진 대한민국] 정부 대책 나오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아직
[갑질로 얼룩진 대한민국] 정부 대책 나오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아직
  • 박수현 기자
  • 승인 2020.07.08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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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박수현 기자] ‘갑질’ 행태에 대한 폭로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연예계, 체육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사례들이 연이어 터져 나온 것.

지난 5월 입주민 갑질에 시달리다가 숨진 경비원 사건에 이어 지도자 등의 폭행과 갑질에 못이겨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등 갑질로 인한 사망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우리 사회에 갑질 문화가 얼마나 뿌리 깊게 만연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갑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개선 대책을 발표하며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갑질 행위는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지난 5월11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숨진 경비원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입주민 갑질이 부른 극단적 선택

5월10일,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한 경비원 고 최희석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그간 경비원에 대한 갑질 사건은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지만 사회적 조치가 취해진 적은 없었다. 

그러나 경비원을 상대로 한 폭행과 욕설, 갑질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반복되자 정부가 경비원 갑질 문화를 없애기 위해 나섰다.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의 갑질을 예방하고 경비원을 보호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고인이 근무하던 아파트 주민의 국민청원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청원인은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통해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입주민 갑질을 근절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국민청원이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자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았다.

경비원을 보호하기 위해 ▲갑질 피해 신고센터 운영 ▲입주민과 경비원 간 갈등 막기 위한 ‘공동주택 경비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구성 ▲노무관리지도, 근로감독 등을 통한 장기 계약 유도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것.

이와 함께 정부는 피해 경비원의 ▲업무 중단 ▲휴게시간 연장 ▲치료·상담 지원 ▲가해자 고소·고발 ▲손해배상청구 지원 등을 규정한 ‘공동주택 경비원 보호 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동주택 경비원 등에 대한 갑질 신고를 범정부 ‘갑질피해 신고센터’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은 경비원 등의 근로조건 진단 및 보호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6월부터 전국에 있는 공동주택이 자율적으로 법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노무관리 자가진단을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노무관리가 취약한 아파트가 스스로 노동관계법에 맞춰 노무관리를 해 나가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br>
<사진=뉴시스>

◆끊이지 않는 체육계 갑질..“제2의 최숙현 없어야”

인격 무시나 욕설 등 갑질이 여전히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체육계의 갑질도 만만찮다.

컬링팀 감독 갑질 사건을 비롯해 조재범 쇼트트랙 코치의 폭언·폭행, 감독과 팀닥터 등의 가혹행위로 세상을 떠난 최 선수의 사건까지 체육계의 폭언, 성폭행, 부당대우 문제가 하나둘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다.

정부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스포츠혁신위원회와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등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체육계 갑질 청산을 위해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해 7개 권고안을 구성했다.

혁신위가 7차례 도출한 권고안은 ▲스포츠 성폭력 피해자 보호 지원체계 확립(1차) ▲학교스포츠 정상화(2차) ▲스포츠인권 증진 및 참여 확대(3차) ▲스포츠기본법 제정(4차), 스포츠클럽 활성화(5차), 엘리트스포츠시스템 개선(6차), 체육단체 선진화를 위한 구조개편(7차) 등이다.

오는 8월에는 스포츠계의 비리 및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신고접수 및 조사, 상담, 법률 지원, 실태조사, 예방교육을 담당하는 스포츠윤리센터 설립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체육계의 부당대우, 폭력, 미투운동 등의 폭로는 유독 문재인 정권에서 두드러졌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체육계의 만연한 갑질 문화 등의 종결을 여러 번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7일) 국무회의에서 최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번이 불행한 사건의 마지막이 돼야 한다”며 “체육계의 폭행, 성폭행 사건 등의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인 만큼 여성 체육인 출신 차관이 보다 더 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계 각종 부조리에 대해서 문체부가 빠르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일에도 “경기인 출신 최윤희 문체부 차관이 나서서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갑질 논란이 거듭되면서 대한민국은 ‘갑질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갑질 논란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것은 불평등 문화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법의 힘만으로는 갑질을 근절할 수 없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인격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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