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호시설 설치 및 2차 가해 금지 등 포함..스포츠윤리센터 권한·의무도 확대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씨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과 ‘최숙현법’ 발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으로 다시 한번 알려진 체육계의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해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다.

이용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의 권한과 의무를 확대하고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스포츠윤리센터의 독립적인 업무수행 보장 ▲행정기관 소속 공무원 및 기관·단체의 임직원 파견 요청 권한 부여 ▲수사기관에 협조 요청 가능▲폭력·성폭력 신고자에 대한 빠른 긴급 보호 조치 및 조사 착수 의무 ▲신고자 및 피해자를 위한 임시보호시설 설치 및 운영 ▲관계기관 등에 자료 제출 권한 부여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의원은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계 성폭력 및 폭력 문제 전담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에 관한 규정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8월부터 정식운영될 예정이지만 피해자 보호와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발의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긴급 보호가 필요한 신고자나 피해자를 위해 임시보호시설을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이들에 대한 불이익 및 조사 방해 등 2차 가해를 금지하도록 규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스포츠윤리센터가 독립적으로 업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관련 시책을 마련토록 하고 폭력이나 성폭력 신고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고 즉시 조사에 착수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스포츠윤리센터가 본래 목적대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체육단체 및 사건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 권한과 이를 방해할 경우 징계까지 요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모든 체육인들이 안심하고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체육계의 성폭력·폭력, 폭언 등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최숙현법’ 발의에 적극적으로 공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의원과 동석한 최씨는 “숙현이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강했다. 경북체고를 졸업하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 입단해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고 트라이애슬론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까지 지낼 만큼 스포츠를 사랑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자식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막을 수 있는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저 뒤에서 받쳐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라며 “딸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사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이었다”고 기억했다.

최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이 숙현이에게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 알았더라면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숙현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이겨내 보라고 잔소리하고 타이른 것이 가슴에 한이 맺힌다”며 “숙현이의 비극적인 선택 이후 하루하루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미안하다는 사과조차 없이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의원에게 간절히 부탁드렸던 것이 바로 숙현이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법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숙현이법’이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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