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올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대부분 특별한 휴가 일정 없이 하반기 경영 구상에 전념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국내외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 하반기에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마음 편한 휴가는 말 그대로 ‘언감생심’인 모습. 오히려 평소보다 더욱 분주한 시간을 보내면서 그룹 경영 전반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그룹은 총수들이 다가오는 여름 휴가를 반납한 채 현장 경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대기업 총수들은 지난해에도 ‘휴가 없는 여름’을 보냈다. 지난해 재계 총수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휴가철에 접어들었음에도 위기 탈출을 위한 경영 구상에 몰두한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특별한 휴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일본 출장을 엿새간 다녀온 이후 연일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면서 반도체 소재 수급 대응 방안을 마련해오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 등 때문에 휴가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욱 힘들다. 현재 검찰의 기소 또는 불기소 판단이 임박한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여름 휴가 일정없이 자택에서 경영 현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국내 생산공장 휴가 기간인 내달 3일∼7일께 특별한 휴가 일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해외 자동차 시장은 얼어붙은 상황. 정 수석부회장은 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는 물론, 수소차와 전기차 등 미래차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과 SK, LG그룹 총수와 잇따라 ‘배터리 회동’을 한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와 관련한 큰 그림 짜기에 몰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여름 휴가 기간동안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근본적 혁신(딥체인지)을 모색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 회장은 사내 연중 최대 행사인 8월 ‘SK이천포럼’ 준비에도 한창이다. 최근 최 회장은 이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직접 방송에 출연, 이른바 ‘라면먹방’을 선보이며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최 회장이 주재하는 포럼에서는 SK그룹이 구상하는 미래 경영 전략과 방향성이 공유될 예정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아직 구체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다만, 짬을 내 여름 휴가를 다녀올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휴가를 장려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을 당부해 왔다. 따라서 본인이 먼저 시범적으로 휴가를 다녀온 뒤 하반기 경영 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으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외부 활동 없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취임 후 첫 여름 휴가를 맞는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코로나19 이후 그룹이 나아갈 방향 등 경영 구상에 시간을 쏟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