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매각 추진..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 부여
‘反조원태 연합’ KCGI “직원 고용 안정 등 우려..우호지분 확보 위한 우선권 제공 의심”
회사 측 “유력 매수 후보자들에 제안 받고 비교·검토한 결과..모든 절차 공정하게 진행”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대한항공의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매각을 추진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 입장에서 이들 사업부 매각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차원이지만,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3자 주주연합’의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대한항공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의구심과 함께 우려를 드러낸 것. 

이들은 기내식·면세품 사업을 접을 경우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부정적 입장과 함께 대한항공이 ‘알짜’로 꼽는 사업을 내놓으면서 특정 사모펀드에 인수 우선권을 제공한 점을 문제 삼았다. 

경영권 분쟁 상황 속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만, 그러나 대한항공은 공정한 절차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로고, 강성부 KCGI 대표 <사진=뉴시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기내식 및 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 추진을 결정, 이를 위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또 매각 작업 추진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실사 등 구체적 후속 진행사항은 향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이번 사업부 매각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따른 것.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이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은 것에 대한 조건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매각 가격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사업부 매각을 통해 어느정도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반발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1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이번 매각에 반대하는 투쟁 집회를 열고 사측에 매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KCGI 역시 매각 추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KCGI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 경영진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 및 불필요한 사업 부문에 대한 매각을 게을리한 채 직원들의 처우 및 고용 안정과 직결된 알짜 사업부를 매각하는 의도에 대해 의구심과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KCGI는 “한진그룹의 경영진을 상대로 그룹의 유휴자산을 매각하고,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한진그룹은 ‘비전 2023’을 발표해 유휴자산의 매각을 통한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대한항공 경영진은 시장에 한 약속은 뒤로한 채 갑작스럽게 기내식 및 기내면세점 사업부의 매각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사업부는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고 이익률이 높아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룹 실적 회복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또한 KCGI는 이번 매각 결정에 따라 해당 부분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기내사업부 매각 반대 투쟁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br>
대한항공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기내사업부 매각 반대 투쟁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아울러 KCGI는 대한항공 측이 경쟁입찰을 추진하지 않고 특정 사모펀드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한 점을 언급하며 의구심을 표했다. 

KCGI는 “만약 한진그룹 경영진이 경영권 분쟁 속 알짜 사업부에 대한 인수 우선권 제공을 통해 현 경영진 측 우호지분을 확보하고자 이번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라면 관련자들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고 진상을 규명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경영진은 임직원 등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하고, 독립적인 외부 주간사를 통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준 것에 대해 “공정한 절차를 거친 결과”라는 입장을 전했다.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사업부 매각 관련, 다수 유력한 매수 후보자들에게 제안을 받았으며 비교·검토한 결과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는 설명.

대한항공 측은 “이사회 보고 후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판단한 한앤컴퍼니를 배타적 협상자로 지정했다”면서 “모든 절차는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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