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몰린’ 예병태 쌍용차 사장] 실적 최악 속 또 사망사고..‘죽음의 일터’ 오명 무거운 현실
[‘코너몰린’ 예병태 쌍용차 사장] 실적 최악 속 또 사망사고..‘죽음의 일터’ 오명 무거운 현실
평택공장서 50대 근로자 프레스 기계에 끼어 숨져..후진국형 안전사고 지적 ↑
특별근로감독 및 사업주 처벌 촉구..실적·안전 겹악재, 위기대처 능력 ‘시험대’
  • 박수현 기자
  • 승인 2020.07.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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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박수현 기자] ‘예병태호(號)’ 쌍용자동차가 안팎에서 쏟아지는 악재들로 코너에 몰린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돼 존폐위기에 놓인 가운데 최근 쌍용차 생산 공장에서 근로자가 프레스 기기에 끼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죽음의 일터’라는 오명도 얻게 된 것.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두고 후진국형 안전사고라고 지적한다. 또 노동단체는 “쌍용차의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사업주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편승하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 늪에 빠진 쌍용차가 이번에는 안전 불감증이라는 또 다른 산을 만나게 되면서 예병태 쌍용차 사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 <사진=뉴시스>

◆평택공장서 프레스 사망사고..“노동자 죽음으로 내몬 사업주 처벌하라”

2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2시40분께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프레스 2공장에서 50대 근로자 김모씨가 프레스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쌍용차 자체 구급팀은 기계에 신체 일부가 끼어 있는 김씨를 발견한 뒤 밖으로 옮기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현장에 있던 동료 등에 따르면, 김씨는 프레스 기계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김씨가 자기공정에서 윗공정에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하다가 머리 일부가 프레스 기기에 눌렸다는 설명. 

프레스는 협착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해위험설비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프레스 기기에는 내부 센서 설치로 작업자 등이 감지될 경우 작동이 중단되도록 설계되며 사고가 난 설비도 안전 센서가 부착돼 있었다. 그러나 사고 당시에는 센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엔 수출 물량 증가 등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생산에 대한 압박과 통제가 있었다는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들은 위험한 설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설비를 중단시키지 않고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생산량에 대한 압박에 밀려 안전이 보장돼 있지 않은 환경에서 하루하루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해당 사고가 발생하자 전국금속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와 평택고용노동지청에 ▲특별근로감독 실시 ▲근로감독 과정 중 노조 조합원 참여 보장 ▲노동자 죽음으로 내몬 사업주 처벌 ▲현장 노동자 의견 반영한 근본대책 마련 ▲노동자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 및 보호대책 실시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사고 발생 다음날인 16일 성명을 통해 “1994년 노동자가 프레스에 상반신이 협착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26년이 지나 똑같은 원인으로 또 노동자가 죽었다”라며 “이번 사고로 쌍용차 안전보건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있음을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노동자들도 같은 사고를 당하지는 않을까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프레스 공장을 비롯해 전체 작업장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근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쌍용차의 안전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 생산만 우선시 되는 상황에서 결코 노동자들은 안전하게 일할 수 없다”며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노동자와 유족 앞에 진심을 다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무조건적인 공장 가동이 아니라 구조적인 안전 문제를 진단하고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근본 대책을 수립해 나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라며 “관계부서·조사부서·관공서 등 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고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 측 성명과 관련해서는 “해당 내용을 읽어봤다”며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고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확인해야겠지만, (노조가 주장한)내용을 조목조목 확인하는 쪽은 기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쌍용차에서 발생한 프레스 협착 근로자 사망사고 관련 전국금속노동조합 성명서

◆실적 부진에 안전 논란까지 ‘겹악재’..예병태 사장 ‘위기대처’ 능력 시험대 

한편, 쌍용차 내부에서 발생한 이번 사망 사건에 지난해 3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예 사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현재 실적이 고꾸라져 있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전이라는 민감한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까닭이다. 

실제 국내 시장 내 쌍용차의 위치는 점차 위축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중심 체제를 고수한 탓에 친환경 등 다양한 차종을 내놓지 못한 것이 부진한 성적표로 이어진 것.

올해 상반기 완성차 5개사(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지엠)와 상반기 내수판매현황을 비교한 결과 쌍용차만 전년대비 실적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대의 경우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38만4613대를 판매해 전년(38만4113대)보다 0.1% 올랐고 기아(27만8287대 14.6%↑), 르노삼성(5만5242대 51.3%↑), 한국지엠(4만1092대 15.4%↑)등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쌍용만 판매율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4만855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5만5950대를 판매한 것 대비 27.0%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위축 때문이라고 하기엔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모두 판매 반등을 이룬 것과 대비되는 대목.

예 사장은 신흥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과 해외 현지 공장 설립 등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SUV 전문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상황은 예 사장의 이 같은 경영 목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적 부진과 더불어 안전문제까지 이어지면서 예 사장의 경영능력에 의문부호도 달리는 형국.

오랜 기간 임원직에 머물면서 경영면에서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악재의 연속으로 그의 위기 대처 능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 모습이다. 

박수현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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