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알인베스트먼트 지분 41%, 350억에 인수..정우현 전 회장 2대 주주로
남양유업 오너리스크 현재진행형..‘경쟁사 비방’ 홍원식 회장에 칼 겨눈 경찰
욕설 파문에 경영일선 물러난 윤재승 회장, 대웅제약 전문경영인 체제 순항

[공공뉴스=박수현 기자] ‘오너는 기업의 얼굴’이라는 말이 있듯, 항상 언행에 신중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안하무인격 행동이 구설에 올라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존폐 위기로까지 몰고 가는 오너들도 있다. 

30년 만에 주인이 바뀐 ‘미스터피자’, 실적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남양유업’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토종 피자 브랜드인 미스터피자 등을 보유한 MP그룹이 ‘오너 갑질’로 결국 경영권까지 매각했다는 소식은 삐뚤어진 특권의식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임직원들에게서 불거진 잡음보다 기업에 더욱 치명타를 입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법리스크까지 안게 된다면 기업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릴 수밖에 없어 잘못된 관습을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오너 갑질·횡령’ 논란에 무너진 MP그룹..30년 만에 주인 바뀐다

토종 피자 브랜드로 성공 신화를 썼던 미스터피자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 논란과 배임·횡령 혐의 등 오너리스크에 대한 타격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23일 MP그룹에 따르면, 티알인베스트먼트를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티알인베스트먼트는 한 달간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갖고, 2주간 실사를 통해 최종 매매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

매각 금액은 총 350억원으로, 최대 주주인 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일부 주식을 양도하고 신주 유상증자를 받는 식으로 매각이 이뤄진다.

보유 주식 1000만주(12.37%)를 150억원에 티알인베스트먼트에 넘기고, 신주 4000만주를 200억원에 유상증자한다.

증자가 완료되면 티알인베스트먼트는 지분율 41.3%로 1대 주주가 된다. 정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8.92%에서 24.4%로 내려가 2대 주주로 남는다.

1990년 ‘이화여대 1호점’에 문을 연 미스터피자는 ‘국내 1위’ 피자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갑질 사건을 시작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때 매장이 400개를 넘어서며 사업 확장 일로를 걸었지만, 올해 1분기 말 252개로 줄어든 상태. 매출도 2017년 1452억원에서 지난해 1099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영업적자 25억원으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미스터피자는 오너 일가의 횡령, 배임 혐의 및 5년 연속 적자로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며 여러 차례 상장폐지 심사를 받았다.

경영 개선 계획 일환으로 2018년 말 정 전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경영 포기 각서 등을 제출하는 등 최대주주의 경영권 포기 확약 이후로도 재차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다. 이에 따라 2017년 이후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부정적인 이미지가 이번 매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경쟁사 비방’ 홍원식 회장 겨냥한 경찰..실적부진 남양유업 또 ‘휘청’

미스터피자 외에도 최근 오너리스크로 휘청이고 있는 국내 기업은 또 있다. 

그 주인공은 남양유업으로, 경찰은 최근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 경쟁사를 비방하는 글을 유포한 혐의로 홍원식 회장에게 칼을 겨누고 있는 상태다. 

서울종로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의 홍 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의 증거물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지난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맘카페 등에 경쟁업체와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홍 회장을 겨냥한데는 2009년과 2013년에도 경쟁사를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해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기 때문.

경찰은 지난해 7월 해당 홍보대행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경쟁사에 대한 비방글과 댓글 게시에 이용된 아이디 50여개를 확보했다.

현재 경찰은 홍 회장이 경쟁사 비방글과 댓글 게재를 지시하거나 묵인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 상황에 따라 홍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을 상대로 물량 밀어내기 갑질 논란에 이어 여직원 강제 퇴직 논란, 품질 논란,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혐의 논란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브랜드 이름을 바꾸며 내부에서는 이미지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실제 2017년 1조1670억원에서 2018년 1조780억원, 2019년 1조308억원으로 계속 하락중이다.

(왼쪽부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윤재승 대웅제약 전 회장 <사진=MBC 뉴스 화면 캡쳐>
(왼쪽부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윤재승 대웅제약 전 회장 <사진=MBC 뉴스 화면 캡쳐>

◆직원에 욕설·폭언..경영 일선서 물러난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한편, 현재는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승승장구 중인 대웅제약도 과거 오너 갑질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18년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는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언론 보도로 드러난 윤 회장의 욕설은 상상을 초월했다. 윤 회장은 직원에게 ‘정신병자’ ‘미친X’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인신공격성 발언 및 공식 회의석상에서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내뱉었다는 주장도 제기돼 당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같은 이슈에 당시 대웅제약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해 463억원이 증발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전날 거래액이 19만9000원인데 반해 2.26%(4500원)하락한 19만4500원에 거래된 것.

파장이 확산되자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은 전승호, 윤재춘 공동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순항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는 회사의 얼굴”이라며 “오너리스크가 생기면 회사가 타격을 입는 다는 건 누구보다 본인들이 제일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직원 한 두 명을 거느리는 것도 아니고 항상 신중하고 무게감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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