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어이가 없다”, 설훈 “반헌법상 망언을 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날(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야당의 ‘색깔론’ 공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보면서 ‘어이가 없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며 “할 말이 아주 많지만 야당 입장도 있고 해서 말씀은 삼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게 “아직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이 후보자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에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불쾌감을 표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는 철지난 색깔론에 비타협적 투쟁, 집단이기주의 등 우리 시대가 청산하고 극복해야 할 일들이 동시에 나타나 힘들고 답답한 하루였다”면서 “70~80년대를 짓눌렀던 색깔론과 같은 낡은 시대의 유령의 부활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대한민국 꿈의 실현은 지체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은 K-민주주의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 민주국가”라며 “아직도 색깔론으로 정치를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야당이 있다면 하루 빨리 미몽에서 깨어나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들도 통합당을 저격하고 나섰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색깔론이 고질병을 넘어 불치병 수준”이라며 “통합당이 바뀌겠다며 새 정강정책을 소개한 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 후보자에게 있을 수 없는 저열한 색깔론을 꺼냈다”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대한민국과 국민, 민주주의 수준에 한참 뒤진 그런 상황이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모습이었다”며 “사상전향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라는 것은 언어폭력이자 국민과 민주주의,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통합당을 향해 “색깔론을 꺼낸 의원들에 대해 엄정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태 의원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반헌법상 망언을 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낡은 색깔론에 계속 매달린다면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 최고위원은 또 “새 정강을 밝히자마자 소속 의원이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구시대적인 색깔론을 꺼낸 데 대해 통합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색깔론에 빠져서 인사청문회를 정책 검증이 아닌 사상검증으로 만든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태 의원에 대해 엄중 조치를 취할 것을 다짐하라”고 했다.

아울러 이형석 최고위원 역시 “태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이 후보자와 같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온 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근거와 논리적 맥락도 없이 이 후보자에 대해 ‘사상검증’이라는 색깔론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든 태 의원은 망국적 행태를 스스로 반성하고 헌법에 명시된 국민들의 권리와 자유부터 존중하는 태도를 갖춰달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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