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 높은 지역 52곳 특별점검 시행..근본적 개선책 마련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 말 뿐인 보호구역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자 정부가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해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화물차나 과속 차량 등이 자주 발생하는 곳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사진=뉴시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진행되며 전국 52개 어린이보호구역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상지역은 지난해 교통사고가 2건 이상 발생했거나 사망사고가 발생한 어린이보호구역 42개 지역과 화물차, 과속 차량 등으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어린이보호구역 10개 지역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총 567건이었다. 사망자는 6명이며 부상자도 589명이 나왔다.

보행 중 사고가 475건(8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로 방과 후 집으로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시간대인 오후 2~6시(304건, 54%)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월별로는 5월 72건(13%), 10월 64건(11%), 6월 62건(11%) 순으로 어린이들의 야외 활동이 많은 시기에 사고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년별로는 초등학교 2학년이 117명(20%), 1학년이 114명(19%), 3학년이 71명(12%) 순으로 나타나 저학년 어린이가 교통사고가 많았다.

지난해 사망자 6명은 취학 전 3명, 저학년 2명, 고학년 1명이 모두 보행 중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다발 지역도 전체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교통사고 특성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야외 활동이 많은 시기, 방과 후 시간대, 취학 전과 저학년 어린이들에 대한 보행안전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에는 화물차, 과속 차량 등으로 인해 어린이 교통사고 우려가 높은 보호구역에 대한 점검도 같이 실시한다. 최근 3년간 화물차로 인한 보행자 교통사고 치사율은 전체 치사율에 비해 2배 정도 높았고 과속·신호위반 사고도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

행안부는 이번 점검을 통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어린이보호구역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연내 시설 개선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에 대해서는 철저한 원인 분석에 따른 맞춤형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점검을 통해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고 신속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한편, 행안부는 지난달 말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를 시행했다.

안전신문고 앱으로 불법 주정차한 차량의 사진을 찍어(1분 간격, 2장 이상) 신고하면 단속 공무원의 현장 확인 없이 즉시 과태료(승용차 기준 8만원, 일반도로 2배)를 부과한다.

다만 주민 홍보를 위해 이달 말까지 계도기간을 운영하고 내달 3일부터 실제로 과태료를 물린다.

신고대상은 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에 주정차 된 차량이며 운영 시간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4대 구역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는 기존처럼 연중 24시간 운영된다. 4대 구역은 ▲소화전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장 10m 이내 ▲횡단보도 위 등이다.

신고방법은 안전신문고 앱을 실행해 신고화면 상단의 신고유형을 ‘5대 불법 주정차’로, 위반유형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선택한 후 위반지역과 차량번호가 명확히 식별되도록 동일한 위치에서 사진 2장(차량의 전면 2장 또는 후면 2장) 이상을 촬영해 신고하면 된다.

사진에는 어린이보호구역 및 주정차 금지를 알리는 안전표지(황색실선·복선 또는 표지판)가 나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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