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상태 빠진 M&A 작업..깊어진 갈등 골에 인수전 무산 가능성 ↑
현산 측 “아시아나 등 재실사 촉구..거래 종결 위한 명분 쌓기 아냐”
금호 측 “사실 왜곡·책임 전가..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 협조”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답보상태에 빠진 가운데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네 탓’ 공방이 과열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기업 재실사를 놓고 매각 주체와 인수 주체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으로, 양측의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는 형국. 이 같은 모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무산 가능성에 무게만 더욱 싣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뉴시스>

HDC현산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를 요청했다. 

HDC현산이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 등에 대한 재실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이 인수 결정 당시보다 한층 열악해진 상황. 계약 이후 부채와 차입금이 갑작스럽게 증가했고, 외부감사인은 내부 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한 상태다. 

때문에 인수 주체인 HDC현산은 앞서 지난 24일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기간은 내달 중순부터 12주간이다. 

HDC현산은 “재실사는 현산이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적 과정”이라고 밝혔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재무제표에 근거한 막연한 낙관적 전망만을 가지고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의 행보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철회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도 있다. 25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HDC현산은 “금호산업 측은 이미 선행조건 미충족 등으로 인수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때문에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만, 성공적인 거래 종결을 위해 재실사를 바란다”고 재실사 협조를 촉구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29일 HDC현산의 재실사 요청에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또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HDC현산은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맞섰다. 

선행조건 충족과 재실사 요구와 관련해서는 지난 7개월 동안 HDC현산에 협조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등의 영업 및 재무상태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은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나 채권은행의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 등 이슈 모두 이미 HDC현산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한 것”이라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이미 정보 제공됐고, 계약서상 공개 목록에 포함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후 같은해 12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딜 무산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 이런 가운데 금호산업과 HDC현산 양측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모양새로, 향후 인수전 향방에 대해서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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