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DNA:악재를 기회로 바꾸는 국민의 힘→빛 발한 단합으로 높아지는 국격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 어려워질수록 더 강해지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광풍이 몰아쳤을 때 우리는 주저앉아만 있지 않았다. 내가 사는 나라를 위해 각 가정마다 장롱 속에 보관해 둔 돌반지를 비롯해 결혼반지 등 패물을 꺼내들고 힘을 보탰다. 당시 세계 언론은 한국인의 ‘금 모으기 운동’ 저력에 감탄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었다. 그 후 20년이 지난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들은 이번에도 위기극복에 팔을 걷고 나섰다.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품귀 현상 해소에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방역 물품이 부족한 곳에 손 소독제 등을 기부하거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을 위해 기부금을 쾌척하는 등 시민들의 미담들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여기에 1000명이 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빛을 발하는 한국인 특유의 위기극복 능력과 결속력, 단결력을 새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에게는 위기극복의 특별한 DNA가 있음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국난 극복을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방역 강화조치 조정방안에 따라 지난 28일 재개관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중앙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열람실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쉽사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국민 대다수가 언제 어디서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온 국민이 서로 합심해 슬기롭게 극복해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힘은 이번에 처음 발견되거나 새롭게 드러난 것이 아니다. 민족 특유의 결속력과 단합된 의지는 위기 속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위기가 오면 피해 가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정면 돌파하는 정신. 한국인들에게는 과거부터 역사적으로 숱한 위기를 극복해 왔던 DNA가 존재한다.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

1907년 일제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을 비롯해 1997년 진행된 IMF 외환위기 극복 ‘금 모으기 운동’, 2007년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등 우리 대한민국은 위기의 순간 속에서 다 함께 똘똘 뭉쳐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발 빠른 대처 역시 해외 국가 및 언론에서 극찬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번의 위기를 겪은 대한민국. 그동안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한 대한민국의 저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먼저 대한제국 때인 1907년 1월29일 ‘금연으로 나라의 빚을 갚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1904년 일제는 한국 경제를 파탄에 빠뜨려 일본에 예속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 정부로 하여금 일본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하게 했다. 그 결과 대한제국은 일제에 1300만원이라는 막대한 부채를 지게 됐다.

당시 대한제국의 제정이 세입보다 세출이 77만원이나 많았던 적자재정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차관변재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전 국민은 국채를 상환해 국권을 회복하자는 주권 수호운동을 전개했다. 국채보상운동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07년 2월 대구 광문사의 명칭을 대동광문회라 개칭하는 특별회에서 회원인 서상돈이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의, 참석자 전원의 찬성으로 국채보상취지서를 작성해 발표하면서부터다.

당시 대한매일신보에 나라의 국권 회복을 위해 2000만 동포가 금연을 통해 모은 돈으로 국채를 보상하자는 취지문이 발표되자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 러시아의 해외 동포들까지 모금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일제는 1908년 대한매일신보 총무인 양기탁을 국채보상금 횡령 혐의로 구속하는 등 가혹한 탄압을 가했다.

국채보상운동은 3개월여 만에 빛을 보지 못하고 좌절됐지만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이 스스로 일어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한 점은 교훈으로 본받을 점이다.

위기극복 DNA는 ‘금 모으기 운동’에서도 발동됐다.

금 모으기 운동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요청 당시 대한민국의 부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이 자신이 소유하던 금을 국가에 자발적으로 내놓은 운동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외환 부채가 약 304억 달러에 이르렀고 이를 갚기 위해 약 350만명이 약 227톤의 금을 모았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예정보다 3년이나 앞당겨 IMF 사태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운동은 국가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들의 희생정신을 발휘한 대표적 사례로, 2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2007년 12월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사건에는 2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기름 찌꺼기를 일일이 닦고 걷어내어 해양생태환경을 완전 복구한 것도 국민들이 가진 특유의 DNA 덕분이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는 2007년 12월7일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인천대교 공사를 마친 크레인을 예인선이 경상남도 거제로 끌고 가다 줄이 끊어지면서 정박해 있던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유조선 탱크에 있던 7만8918배럴의 원유가 인근 해역으로 유출됐다.

이 사건으로 태안군과 서산시 양식장, 어장 등 8000여ha가 원유에 오염돼 어패류가 폐사했다. 짙은 기름띠는 만리포, 천리포, 모항, 안흥항과 가로림만, 천수만, 안면도까지 유입됐다.

사고 이후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태안은 다시 청정해역으로 되살아났다.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태안 바다는 ‘죽음의 바다’라는 이름을 벗지 못했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내부적으로 더 강한 결속력을 가지게 됐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코로나19의 발원지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였다. 이 때문에 해외 국가들 대부분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유입을 통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지금까지 개방성·투명성·민주성이라는 3대 대응 원칙을 유지하면서 방역 성공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K방역의 상징이 된 ‘드라이브 스루’ 방식과 대규모 진단 능력 등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해외의 찬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재난 속에서 우리의 우수한 방역체계가 다시 한번 발휘돼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저력을 발휘해 온 국민들. 코로나19 또한 우리 모두 함께 극복해 다시금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이동식에어컨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6개월째 접어든 코로나 사태..방역당국이 뽑은 문제점과 과제

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각종 재난과 새로운 역경이 닥칠 때 마다 위기극복 DNA를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이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어느덧 6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마스크 착용 생활화, 사회적 거리두기, 불필요한 외출과 만남 및 방문 자제, 방역수칙 준수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차례의 어려움을 극복해 온 위기극복 DNA와 더불어 백신과 치료제 개발, 의료대응 역량 확충 등이 절실한 상황.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국내 발생 6개월을 맞아 중환자 대응역량과 전문인력 부족 문제 등을 해결 과제로 꼽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질병관리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그간의 국내 현황과 대응 경과를 되짚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를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 6개월간 대구 신천지 교회, 이태원 클럽 집단 발생 등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건의료인, 국민들의 협력과 연대로 유행을 통제해왔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또 해외유입 차단 조치로 강화된 검역조사와 특별입국절차 도입, 자가격리 앱을 통한 입국자관리 등도 주요 조치로 꼽기도 했다.

환자 치료 및 관리조치로 생활치료센터의 도입, 전담병원·권역별 대응체계 등 다층적인 의료대응체계를 구축,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관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방역 정착 노력을 통해 일상과 방역을 균형 있게 접목, 생활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정부, 지자체, 민간의 협력 거버넌스가 중요한 원동력이었다”면서 “중대본의 국무총리 지휘 하에 관계부처, 지자체가 상황을 공유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공동대응을 해오고 있다. 민간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력도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드러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의료 및 방역 인력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고 실천율도 낮아지고 있다”며 “중환자 대응역량과 전문 인력의 부족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코로나19 이외 일반 환자들의 의료이용 위축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방역의 목표는 의료체계, 방역체계, 사회 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 규모와 속도를 억제하고 통제해 고위험군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 본부장은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예방 관리할 수 있는 백신, 치료제 개발과 확보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노력과 더불어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환자 진료를 위한 병상과 전문 인력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이외에 일반환자들의 의료이용이 제약받지 않도록 안전한 의료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요양시설,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등에서 철저한 감염관리와 방역조치를 통해 고위험군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 본부장은 주장했다.

선별검사와 접촉자 조사 및 격리 등 역학적인 대응에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인력 투입과 정보 시스템 개선, 근거 기반의 지침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정 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될 수 있도록 유급휴가와 재택근무 등의 제도적인 지원방안을 확대하고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마스크, 손 씻기 등 예방수칙 실천 문화와 교육 홍보 확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인천시 남동구 예술회관역 내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에 감사하는 청소년이 그린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위기극복의 원동력, 공동체 정신

코로나19는 서로를 위하고 돕고 사는 한국인들의 잠재된 DNA를 다시 깨어나게 했다. 

코로나19가 전 인류에게 재앙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나 그 과정에서 ‘작지만 강한 나라’라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높아졌고 한국인의 의식 수준도 선진국 못지않게 향상됐다.

우리나라는 강한 상대와 시대 분위기로 인해 식민지 생활을 한 적도 있지만, 국민들은 수많은 외세의 침입을 막아냈고 다른 국가와 민족처럼 한민족의 DNA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대한일본이나 몽골민국이 되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그만큼 강한 민족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선진국도 하지 못한 일을 한국이 해냈다는 자긍심이 있다.

게다가 IMF 위기 극복,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등 우리 국민들에게 위기를 극복해내는 특유의 DNA가 있다는 사실은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두렵지 않게 만드는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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