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츠 주식 3500주 장내 매수..최대주주 총 지분율 50% 초과
회사 측 “단순 실수로 일어난 일, 문제 알고 해당 주식 즉시 매도했다”
30년 롯데맨의 속보이는 위기능력?..불순한 의도 있었나 의혹 제기

[공공뉴스=박수현 기자] 지난해 대표이사 명함에 이름을 올린 30년 롯데맨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이사가 시끄럽다.

최근 최 대표가 특수관계인 매입 제한 대상인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의 주식을 사들였다가 되파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해프닝이 벌어지며 도마 위에 오른 까닭이다.

사측은 단순 실수였다는 설명이지만,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내로라하는 기업의 대표가 법위반을 하고도 이것을 실수라고 해명한 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에 앞서 지난 2월 이와 같은 사안으로 롯데 오너가 장선윤 롯데호텔 전무도 한차례 비난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최 대표의 롯데리츠 주식 이슈는 더욱 무거운 분위기.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롯데리츠 지분 취득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는 상황이다.

롯데월드는 올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연차강요 및 퇴사유도를 했다며 갑질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였던 4월에는 무개념 할인행사를 벌이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역행,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 어느 때 보다 회사 이미지 재고가 시급한 가운데 법위반을 하고도 ‘단순실수’라고 해명하는 최 대표의 이 같은 무책임한 행동에서 ‘자격론’마저 대두되고 있다.

최홍훈 호텔롯데 롯데월드 대표이사. <사진 제공=롯데그룹><br>
최홍훈 호텔롯데 롯데월드 대표이사. <사진 제공=롯데그룹>

◆30년 롯데맨의 속보이는 위기능력..부동산투자회사법상 진짜 몰랐나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최근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수가 직전 보고서 기준 8598만4442주에서 8598만7942주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매수 지분율 0.002%가 추가되면서 최대주주의 총 지분율이 50.002%로 나타난 것.

롯데쇼핑은 롯데리츠를 상장할 당시부터 이미 법정 최대한도인 50%를 보유해 왔다. 증가분 0.002%는 계열사 임원인 최 대표의 몫으로, 구체적인 매입 시기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상반기 롯데리츠 보통주 3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현행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주주 1인과 특별관계자는 부동산투자회사가 발행한 주식 총수의 5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만일 이를 초과하는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초과 주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롯데리츠 주식매입을 두고 논란이 되자 최 대표는 단순 실수라며 주식을 매도했다. 하지만 주식 매도에도 일부에서는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 차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업계에서는 제기된다.

앞서 장 전무는 해당 규정을 인지하지 못한 채 롯데리츠 1만5000주를 사들였다가 롯데쇼핑 지분율은 50.01%로 높아졌고 이후 해당 사안을 인지한 뒤 손해를 보고 되 판 바 있다.

1989년 롯데월드에 입사한 뒤 홍보·영업·마케팅 등의 업무를 수행한 30년 롯데맨으로 회사 사정에 밝은 최 대표가 이 사실을 몰랐을 리 만무하다고 업계는 보고있다.

여기에 롯데리츠 자산관리회사인 롯데AMC는 특수관계인 스스로가 주식 매입 제한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롯데지주시스템을 통해 롯데리츠 주식 매입 금지 관련 공문을 주기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호텔 월드사업부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대표님이 그 부분(부동산투자회사법상)을 캐치를 못했다. 단순실수로 구입하신 것”이라며 “(잘못된 것을)안 즉시 매도”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차익 의혹에 대해 “바로 공시가 되는 부분인데 알고 하셨을 리는 없다고 생각이 된다”며 “모르셨기 때문에 실수로 구매한거라 (차익에 대한)의도가 있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중책에 앉을 자격이 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한차례 같은 이슈를 겪었고 실수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할 대표가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사진=롯데리츠 홈페이지 갈무리><br>
<사진=롯데리츠 홈페이지 갈무리>

◆대표 무지함이 벌인 실수 누구 책임?..현장·책임경영 호평 속 자질 의심

그렇다면 최 대표가 주식을 구입한 롯데리츠는 어떤 회사일까. 부동산투자회사라는 특수성을 가진 롯데리츠는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혔던 회사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청약 경쟁률 ‘63.28대 1’을 기록하면서 역대 리츠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의 일반 공모 배정 물량은 3009만4554주였으나, 총 19조440만9730주의 청약이 접수되면서 청약증거금만 약 4조7610억원이 몰렸다. 이후 롯데리츠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겸 기준가(5000)원 대비 30% 오른 상한가 650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상장주식 1억7196만8884주의 26%에 해당하는 4640만주에 달했다. 시가총액은 1조1178억원이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증시 상승장에서 소외돼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초체력이 튼튼한 만큼 부진한 주가 흐름을 벗어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누구나 탐낼 만한 이 회사 지분은 사고 싶다고 다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투자회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최대주주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의 지분을 최대 50%를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다.

결국 롯데의 특별관계자로 분류되는 회사 임원이나 같은 그룹 계열사들은 롯데리츠의 주식을 추가 보유할 수 없다.

이런 규정이 있는데도 불구 최 대표가 주식을 매입할 수 있었던 데는 주주명부 폐쇄 전에는 사실상 주식 매입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 대표는 1989년 롯데월드에 입사한 뒤 30여년동안 롯데월드에서만 근무하면서 지난해 12월 대표이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취임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최 대표의 능력이 아직 완전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회사 안팎으로 크고작은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그의 자질론에 불씨를 키우는 실정이다.

최 대표는 여느 임원보다도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더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한 기업을 책임지는 최 대표가 자신의 무지함으로 인해 회사 이미지를 깎아내리고도 단순실수라고 넘어가는 모습에서 과연 현장 직원들까지 보듬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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