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경제수석 “무의미하다는 비판 이해 불가”..야당 이어 국민 여론도 ‘잘못한 일’ 평가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책 중 하나로 내놓은 ‘만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청와대가 이 방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국민 여론 조사에서도 이 방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청와대는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통신비 지원액이 한 9300억 정도가 편성돼 국회에 재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한 가족에 중학생 이상이 3~4명이라고 하면 6~8만원의 통신비 절감액이 생기는 것 아닌가”라며 “통신비를 매달 내야하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그 금액이 무의미하다고까지 얘기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같은 발언은 만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지원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야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당은 예산 1조원 가량이 들어가는 이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개인에게 용돈 수준도 안 되는 돈을 원칙이나 고민 없이 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4차 추경 7조8000억원 중 1조원에 가까운 돈을 통신비 2만원 보조에 쓴다는 게,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그냥 주나 마나 한 지원이 아니다”라며 “코로나 상황에서 비대면과 온라인으로 학습도 해야 되고 근무도 해야 된다.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무선 통신이라는 것이 일종의 방역 필수재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 지급 주장에 대해서는 “2만원을 국민에 모두 전달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겠냐”면서 “가장 빠르고 효과적 전달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것은 국회의 책무인 만큼 논의를 경청하겠다”면서도 “정부가 많은 고민 끝에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신비 대신 독감 예방주사를 지원하자는 야당의 제안과 무료 와이파이망을 확충하자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 수석은 “독감예방접종을 위한 백신을 3000만명분 확보했으나 (추가 백신은) 금방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무료 와이파이망 확충도 장비가 필요해 당장은 실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자료=리얼미터>

한편, 정부의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 정도가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더뉴스’ 의뢰로 정부의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결정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은 58.2%(매우 잘못한 일 39.8%, 어느 정도 잘못한 일 18.4%)였고, ‘잘한 일’이라 답한 응답자는 37.8%(매우 잘한 일 15.7%, 어느 정도 잘한 일 22.1%)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4.0%였다.

이번 방안을 두고 대부분 지역에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의 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광주·전라에서만 ‘잘한 일’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과반(52.0%)으로 집계돼 ‘잘못한 일’이라고 답한 응답자(45.2%)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통신비 지원 결정에 대한 평가는 응답자가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서 극명한 대조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지지층인 응답자 중에서는 85.4%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으나,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10명 중 1명(10.8%)에 불과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서는 ‘잘한 일’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68.3%로 ‘잘못한 일’이라고 답한 비율(30.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번 조사는 11일 전국 만18세 이상 1만50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을 완료, 5.0%의 응답률(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 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에 2회 콜백)을 나타냈고, 무선(80%)·유선(20%)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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