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측, 아시아나 M&A 무산 나흘 만에 “깊은 유감” 공식 입장
재실사 막은 금호산업에 책임 돌려..일방적 계약해제 법적 대응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지난 11일 끝내 무산된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이어오던 HDC현산 측이 나흘 만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HDC현산은 M&A(인수합병) 무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금호산업의 계약해지 통지에 따라 계약금 2500만원에 대해서는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HDC현산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11일 일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제를 통지해 온 데 유감을 표한다”며 “HDC그룹을 모빌리티 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인수에 매진했기에 일방적 해제 통지는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거래종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며 “내부회계관리 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부적정과 2019년 재무제표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히 해소돼야 할 계약의 선행조건”이라고 말했다. 

인수과정 중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CB 발행 및 부실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돼 재실사의 필요성은 커졌다는 설명. 

또한 최근 공정위가 금호아시아나에게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와 경영진 및 법인을 검찰 고발 조치하는 등 법률 리스크를 언급하며 “그대로 거래를 종결한다면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는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HDC현산은 “본건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아울러 HDC현산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의 지난달 26일 회동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산은은 “이 회장과 정 회장이 만나 아시아나항공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수가격 할인 등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논의한 적이 없으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1조 할인’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HDC현산 측 주장.

HDC현산은 “산은의 제안에 지난 8월26일 발전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협의에 임했지만, 산은은 포괄적 입장만 전달했을 뿐 구체적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당사도 재실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12주를 고수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번 M&A 무산 책임이 채권단과 금호산업 측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M&A 관련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은 물론, 당사의 의지와 비전에 지지를 보내주셨던 주주 여러분과 채권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책임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더욱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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