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소사 간 복선전철 공사현장서 지난해 이어 또 근로자 사망
회사 측 “안전점검 및 교육 강화”..재발방지 약속 ‘헛구호’ 지적 ↑
살인기업 오명·시평 추락..‘부담 가중’ 김 사장, 임기말 거취 주목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국토교통부가 최근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건설현장에 대한 특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미 ‘죽음의 일터’ 명단에 오른 대우건설에서 또 근로자가 사망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부천 지역의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이달 초 50대 인부가 추락사를 당한 것. 더욱이 이 공사현장은 지난해에도 사망사고가 있었던 곳으로, 현장안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던 대우건설의 목소리는 그저 말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김형 대우건설 사장을 향한 책임론도 커지는 분위기. 특히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사퇴 가능성도 제기돼 김 사장의 향후 거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뉴시스>

◆대곡~소사 복선전철 공사현장서 ‘2번째’ 사망사고

30일 대우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낮 12시7분께 부천시 여월동 304 부천오정경찰서 앞 대곡∼소사 간 복선전철(서해선) 4공구 공사 현장에서 임시계단 철거 작업 중이던 근로자 A씨(55)가 추락해 사망했다.

A씨는 사고가 발생한 공사현장 시공사의 하청업체 소속 일용직 근로자로 확인됐다.

해당 현장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대곡동과 부천시 원미동을 잇는 대곡~소사 복선전철 건설공사를 2015년 1월 수주, 이듬해 12월 착공했다. 

이날 공사용 철제 계단 위에서 지하 25m 아래로 설치된 임시계단을 철거하던 중 추락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측은 재발방지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고 발생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경찰에서 현재 사고 조사 중으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점검과 수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잘못된 관행 바로잡기 위해 안전교육도 계속해서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곡~소사 간 복선전철 3·4공구 현장 근로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3월27일 오후 1시께 대곡~소사 복선전철 3공구 현장 경사갱 구간에서 토곡상차 구간으로 접근하던 작업자 1명이 크램쉘 버킷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작업자는 병원으로 한달 만인 4월27일 결국 사망했다.

사고 당시 대우건설은 고용노동부의 특별 기획감독 리스트에 올라있던 상태. 2019년 초부터 대우건설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른 까닭이다. 

해당 사망사고와 관련해 고용부 부천지청은 대곡~소사 복선전철 3·4공구를 기획감독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건설사와 현장소장 등을 같은해 5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들이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해당 사업장에 대한 기획감독을 벌인 결과, ▲환기구 폐수처리장 난간 미설치 ▲환기구 개구부 방호조치 미실시 ▲환기구 체인덮개 미설치 ▲환기구 추락방지 조치 미실시 총 10개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된 것.

이에 부천지청은 4월24일 시정 명령서를 대우건설 측에 발송했고,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대우건설과 현장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 사장, 연말 사퇴설 ‘솔솔’..각종 악재 속 거취 주목

한편, 올해 취임 3년차인 김 사장은 내년 임기가 끝난다. 과거 뇌물공여 수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2018년 사장 선임 당시 대우건설 노조의 자진사퇴 요구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재까지 임기를 굳건히 수행중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취임 직후 근로자 사망사고가 지속돼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는 등 홍역을 치렀고, 대우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는 5위권에서 밀려난 6위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사장이 임기 만료 전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는 시각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김 사장의 뒤를 이을 신임 사장으로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달 예정된 대우건설의 연말 임원인사에서 김 사장이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는 등 김 사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내외 건설환경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회사의 명성과 신뢰를 회복하고 건설 본연의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무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나가겠다”는 취임 일성과 무색한 그동안의 경영 행보와 부진한 성적표도 김 사장의 사퇴설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이에 대우건설 측은 “(김 사장 거취 등에 대해)내부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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