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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스토리
[공공story] 유혹하는 악(惡)
#가짜의 홍수:나약함과 혼란 속 힘 커지는 ‘거짓’→건강한 정신·현명한 판단으로 진실 지키기
이승아 기자 (114@00news.co.kr)  2020. 11. 20

[공공뉴스=이승아 기자] # 20대 후반 취업준비생 A씨는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타지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생활 중인 A씨는 생각지도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생활비가 빠듯해졌고, 부모님께 매번 손을 벌리기도 죄송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공부를 할 시간도 줄어들고 많은 돈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 일을 생각하면 A씨는 지금 아르바이트에 만족하고 있는 상태다. 몇달 전 A씨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던 중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의 전단지를 보고 연락을 했었다.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하루 일하는 시간도 적어 공부를 하기에는 최고의 조건이라는 생각에 바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그 흔한 면접 과정도 없이 합격했다며 업체 측은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요구해 이상하다고 느낀 A씨는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청년들이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A씨는 자신이 하려던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보이스피싱 범죄였다는 사실을 금새 깨달았다. A씨는 대가 없는 이익은 없다는 것을 몸소 느낀 하루였지만, ‘만약 내 상황이 지금보다 더 힘들었다면 업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사진=뉴시스>

거짓말은 어떤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하지만, 현재의 불안감과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힘도 가지고 있다. 삶이 팍팍하고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거짓말은 희망이 될 수도, 더 큰 나락으로 빠질 수 있게도 한다. 

이런 거짓말, 가짜는 사회 혹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더욱 많이 생겨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위기 상황 속에서 봇물 터지듯 나오는 가짜들은 그것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판별하는 능력마저 저하시키고 있다. 

# 국민 불안 가중시키는 가짜 정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연일 기록해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SNS와 문자메시지 등을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800명을 넘어섰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유통되고 있어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 

앞서 지난 18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등 메신저에서는 ‘코로나19 현황(18일 23시 기준) 국내 확진자 852명’이라는 내용의 지라시가 퍼졌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혼란 야기 정보의 유통 방지를 위해 인터넷 이용자와 사업자의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방통심의위는 20일 “일부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공식 발표가 아님에도 이용자들의 관심 등을 유도하기 위해 공식발표 형식으로 사실과 다른 자극적인 내용이 유통돼 국민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의심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관련 공식 홈페이지나 언론보도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통심의위는 “코로나19 관련 사회혼란 야기 정보는 단지 인터넷 상의 잘못된 정보로 그치지 않는다”며 “국가 방역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야기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인터넷 이용자와 사업자의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경찰도 이 같은 가짜 정보 유포에 대해 엄포를 놓은 상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19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가짜뉴스와 허위통계 문자메시지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허위 통계 작성·유포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재미 삼아 하는 것인지,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공식 통계를 발표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외 잘못된 통계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행위는 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손 반장은 “가짜뉴스에 관련해 경찰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등과 정식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청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이를 악용해 실제 확진자 수를 허위로 늘려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생산·유포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하는 등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동일 집단 격리된 전남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 한 마을 입구가 통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가짜와 무지함..더 큰 위기에 빠지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17만명, 사망자가 1800명이 넘는 등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8일 17만161명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이달 13일 기록한 17만7224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최근 일주일 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는 16만1165명으로 새 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전염병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가짜뉴스와 사람들의 무지함을 꼽는다.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딱 그것. 

바이러스 실체를 부정하는 미국인이 많다는 한 간호사의 증언은 최근 CNN 방송을 통해서도 나왔다. 

미국 사우스다코다주의 한 병원 응급실 간호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도 환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진짜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일부 환자가 아니라 매우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미국인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도 믿지 않으며, 죽어가면서도 ‘이건 진짜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고도 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트위터나 뉴스에 나와 ‘나는 코로나 면역이 생겼다’, ‘코로나가 재확산 하고 있다는 것은 가짜뉴스’,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코로나를 ‘가짜’라고 ‘진짜’ 믿게 만들며 미국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9월3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코넬대가 올해 상반기 영어로 작성된 코로나19 관련 기사 3800만건을 분석했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전체 허위정보의 38%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 내 코로나 감염 확산 주범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3일 대통령 선거일 직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선거유세 집회를 계속 강행했으며,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대선일 이후 증가세가 심각해졌기 때문.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의 무지함과 맹신, 그리고 현실 부정이 독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 가짜의 유혹에서 더욱 단단해지기

한편,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몇몇 국가에서 가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발급하거나 판매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국에서도 가짜 음성 확인서를 들고 입국한 외국인이 적발돼 논란이 일었다. 올해 상반기부터 적발되기 시작한 가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는 점점 세계로 퍼져 온 나라가 골치를 썩고 있다. 

가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만들어주는 암시장까지 생겨나며 새로운 가짜 시장이 또 탄생했다. 

적발된 외국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입국을 시도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길어지는 코로나 사태 속에 경제적으로 힘들고 소외된 이들은 가짜를 이용해서라도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고 싶었을 것.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 불황에 따른 취업난을 악용한 ‘꿀 알바생 구함’, ’한 달에 앉아서 500만원 벌기!’와 같은 취업사기 등은 일자리가 누구보다 간절한 이들을 현혹하며 큰 상처를 준다. 

어떤 사람들은 가짜를 팔아치우는 사기꾼들이 아닌 속는 사람이 바보라고 한다. 그러나 악한 사람은 간절한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아채며, 나약해진 상대방의 마음도 훔치기 쉽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심해지면서 모든 것이 힘들어진 상황 속 누구나 가짜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가짜로 시작한 모든 것은 가짜로 끝나기 마련이다.

세상이 가짜를 이용한 사기로 넘쳐나고 있지만, 그 순간 가짜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바람이 거세질수록 굳건하게 흔들리지 않을 준비를 해야한다. 진짜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과 지혜가 생긴다면 코로나가 아닌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와도 여전히 당신은 흔들리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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