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신드롬 나훈아, 하늘의 별 된 박지선..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바이러스가 들불처럼 번진 2020년이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쳤지만, 연예·스포츠계는 예년과 다름 없이 기쁨과 영광, 그리고 각종 사건·사고 소식으로 물들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기생충 신드롬은 올해 초까지 세계 영화계를 흔들었고, 트로트 열풍도 지속됐다. 특히 오랜만에 지상파 방송에 등장한 가수 나훈아가 시청자들에게 선사한 전율은 지금까지도 온몸에 생생하다.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많은 스타들은제 짝을 찾아 나서며 품절남·품절녀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올해 가을, 개그우먼 박지선이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을 슬픔에 잠기게 했다. 또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폭행 등 가혹행위와 인권 침해 문제에 젊고 유망한 선수의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가 많은 이들을 공분케 했다. <공공뉴스>는 올 한 해 연예 스포츠계를 강타했던 이슈들을 들여다봤다. 

봉준호 감독 <사진=뉴시스>

-식을 줄 모르는 봉준호 ‘기생충’ 신드롬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 영화계에서 새 기록을 썼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 또 작품상과 국제영화상 동시 수상도 ‘기생충’이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방탄소년단, 그 인기는 어디까지?

K팝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됐다. 그 중심에 선 방탄소년단(BTS)은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정상에 오르는 등 세계 음악시장을 사로잡았다.

8월 발표한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핫100’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해 10월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로 다시 정상에 올랐고, 11월에는 미니앨범 ‘BE’와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이 앨범·싱글 차트 ‘톱’을 찍었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 열리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도 처음 선정됐다. 

<사진=MBC 방송 캡쳐> 

-트로트 열풍과 ‘테스형’ 나훈아의 전율

지난해 ‘미스트롯’에 이어 TV조선의 ‘미스터트롯’으로 트로트 열풍은 지속됐다. 3월12일 방송된 미스터트롯의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35.7%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마지막 생방송 당시 문자 투표 폭주로 최종 발표가 보류되는 초유의 사태를 연출하기도 했다.

1위를 차지한 임영웅과 뒤를 이은 영탁, 이찬원 등 멤버들은 현재까지도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활약 중이다.

특히 트로트 열풍에 정점을 찍은 것은 ‘가황’ 나훈아였다. 나훈아는 9월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로 16년 만에 지상파 방송에 출연했다.

노개런티 출연에 재방송 없는 단 1회 방송으로 안방극장에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 나훈아의 파급력은 대단했고, 방송 직후 ‘테스형’ 신드롬을 일으켰다. 73세의 나이를 무색케 하는 그의 가창력과 쇼맨십에 코로나19 장기화 지친 국민들을 오랜만에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 같은 광풍에 힘입어 나훈아는 연말 부산·서울·대구 등 3개 도시에서 ‘나훈아 테스형의 징글벨 콘서트’ 공연을 개최, 직접 관객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결국 전면 취소됐다.    

개그맨 유재석 <사진=뉴시스>

-연예계는 ‘부캐’ 시대..예능 정복 키워드

올해 방송가에서는 ‘부캐(부캐릭터)’ 열풍도 이어졌다. 부캐는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온라인 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본캐릭터)가 아닌 새롭게 만든 캐릭터를 의미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국민 MC’ 유재석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유재석은 드러머 ‘유고스타’, 트로트 가수 ‘유산슬’, 혼성그룹 싹쓰리 멤버 ‘유두래곤’, 프로듀서 ‘지미 유’ 등으로 변신해 색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또한 유재석과 함께 싹쓰리 멤버로 활동한 가수 이효리와 비는 각각 ‘린다G’와 ‘비룡’이라는 부캐를, 개그우먼 김신영은 ‘둘째이모 김다비’로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개그우먼 박나래와 모델 한혜진, 마마무 멤버 화사가 ‘조지나’, ‘사만다’, ‘마리아’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스포츠계 덮친 코로나..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무관중 경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올해는 전에는 볼 수 없던 풍경들이 곳곳에서 잇따라 연출됐다. 스포츠계에서 야구와 축구 등은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로 개막해 리그를 마무리했다. 또 농구와 배구 역시 새 무관중으로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초 7월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됐다.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올림픽 강행 입장을 밝혔지만,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등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자 결국 3월 바흐 위원장과 아베 전 총리 합의 하에 내년 7월 23일로 올림픽은 미뤄졌다.   

배우 소지섭, 류승범, 이연희 <사진=뉴시스>

-품절남·품절녀 대열 합류한 스타들

올해 품절남, 품절녀 대열에 합류한 스타들의 소식도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결혼식이 연기 또는 취소됐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스타들은 평생 짝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배우 소지섭은 4월 조은정 아나운서와 2년간의 열애 끝 결혼했다. 두 사람은 직계 가족끼리 모인 자리에서 소소한 결혼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류승범도 6월 깜짝 결혼 소식과 예비신부의 임신 소식을 전했다. 류승범의 아내는 10살 연하로, 슬로바키아 출신 화가다. 류승범은 현재 아내, 딸과 함께 슬로바키아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10월 비연예이 여자친구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그는 결혼 후 자신의 SNS에 직접 만든 요리 사진을 공유하며 팬들에게 달달한 신혼생활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신화의 전진 역시 3년간 교제한 승무원 류이서씨와 결혼,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행복한 일상을 공개 중이다. 

남성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미녀 배우 이연희와 강소라도 품절녀가 됐다. 이연희는 6월 비연예인과 결혼했으며, 강소라도 8월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 

이밖에 그룹 엑소 첸, 래퍼 비와이, 원더걸스 출신 혜림, 레이보우 출신 지숙, 방송인 최송현, 개그맨 박휘순 등도 올해 결혼했다. 

고(故) 박지선 <사진=뉴시스>

-슬픔과 분노..하늘의 빛나는 별이 되다

연예계와 스포츠계에 슬픔과 함께 분노의 소식도 잇따랐다. 무엇보다 건강한 웃음을 안겨줬던 개그우먼 박지선이 11월2일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연예계 동료들은 물론 대중들까지 많은 이들은 눈물을 훔쳤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고인은 생전 피부질환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렸지만, 2017년 성추문에 휩싸인 후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머물렀던 김기덕 감독은 최근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라트비아에서 사망했다.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뜨린 비극적 사망사건도 있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최숙현 선수가 소속 팀 경주시청의 감독과 팀닥터, 동료 선수들에게 상습 구타와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6월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고인은 사망 전 경주시청을 비롯해 검찰과 경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국가위원회 등에 이런 피해 사실을 알렸음에도 단 한 곳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는 선수를 폭행한 지도자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최숙현법’을 법제화했고,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통과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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