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단절 장기화 속 롯데쇼핑 등 주요계열사 ‘신음’
“신성장 동력 찾아야” 신년 메시지 실행에 사장단 ‘초긴장’
위기 돌파구 마련 ‘가시밭길’..실적 ‘V’자 회복? 시장선 ‘글쎄’

[공공뉴스=김재훈 기자]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월 4일 신년사)

국내외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물리적 단절이라는 거친 소비시장 환경 속에서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신음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게 신동빈 회장의 신경을 크게 자극한다.

자체 체질개선을 통한 위기극복 ‘밑그림’을 그린 상태에서 구체적 실행방안, 즉 ‘채색작업’이 경색돼있는 시장 상황으로 인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백신과 치료제 배포와 무관하게 그간의 손실회복이 선행된다는 측면에서 ‘V’자 반등은 여의치 않을 것이란 게 재계의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사업계획을 제로(0) 베이스로..

신 회장의 ‘복심’은 지난 4일 발표한 신년사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자부했다”면서도 “유례없는 상황에 우리의 핵심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 위험요인에 위축되지 말고 신축성 있게 대응해 나가자”며 “각 회사가 가진 장점과 역량을 합쳐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부분의 계열사가 코로나19라는 위기 앞에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했고, 곁가지를 타고 뻗어나간 경직성이 위기를 키웠다는 질타였다.

신 회장은 “단순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연기됐던 사업들을 꺼내 반복해서는 성공할 수도, 성장할 수도 없다”며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경기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사업계획을 제로(0) 베이스로 재설정한 뒤 ‘새 먹거리’를 찾자는 엄포로 해석됐다.

신 회장이 주재한 13일 사장단 회의에서도 이와 연장선상의 주문이 각 계열사 사장들에게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그룹 수뇌부는 코로나 사태 이후를 대비한 미래 전략 사업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실행키 위한 ‘신호탄’은 이미 롯데쇼핑을 필두로 한 계열사 구조조정과 인적쇄신을 통해 쏘아 올렸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실적이 부진한 매장 200여곳을 순차적으로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9개월 만에 116곳이나 문을 닫는 강수를 뒀다. 저조한 실적이 이유였다.

실제 2020년 2분기 롯데쇼핑 매출은 4조459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2%, 98.5%씩 줄어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누계 매출액은 12조2285억원, 영업이익 1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57.2% 쪼그라들었다.

롯데마트·롯데백화점·롯데슈퍼 등의 매출 부진이 지속된 결과로 업계는 진단했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해온 6개 복합쇼핑몰(잠실 롯데월드몰, 롯데몰 김포공항·은평·수원·수지·산본)을 조만간 이어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롯데자산개발은 3년 연속 적자를 낸 가운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른바 ‘50대 기수론’으로 불리는 대규모 물갈이에도 신 회장의 위기탈출 의지가 각오가 단단히 녹아있다.

◆ “크고 작은 사업재편..핵심인력 유출 등 부작용 가능성”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발탁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와 강성현 롯데마트 신임 사업부장은 1970년생으로, 50세 동갑내기다.

이 밖에도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51),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52),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52),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52) 등을 계열사 전면에 세우는 등 ‘젊은 피 수혈’을 통한 분위기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00여명에 이르렀던 임원 수를 500여명으로 20% 가량 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조직 슬림화를 통한 내실 다지기와 지휘부 교체에 따른 경영적 환기를 동시에 노린 포석인 셈이나 시장은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몰아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상황이 그 중심에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장기간 오프라인 소비를 멈춰왔던 데다 향후 일정기간 역시 드라마틱한 분위기 반전은 없지 않겠느냐”며 “소비재가 중심인 (롯데그룹) 사업 특성상 올해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은 크고 작은 사업재편 작업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과정에서 고급인력과 핵심인력이 유출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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