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살균·항균’ 등 의약외품인 것처럼 표시·광고..일부 제품선 에탄올 함량도 부족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개인위생이 강조되면서 손소독제 또는 손세정제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손세정제 대부분이 소독·살균효과가 있는 손소독제인 것처럼 광고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세정제 위반 사례 <자료=한국소비자원>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손소독제 15개(의약외품) 및 겔타입 손세정제 10개(화장품) 제품을 대상으로 에탄올 함량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손소독제는 전 제품이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하지만 손세정제 전 제품이 살균·항균·소독·살균력 99% 등 표시·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법 및 화장품법에서는 화장품을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거나 의약(외)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도록 표시·광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손과 피부의 살균·소독용 손소독제에 살균성분인 에탄올의 함량이 부족하거나 시신경 장해·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메탄올이 함유돼 리콜 되는 사례가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 유통 중인 손소독제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에탄올 및 메탄올 함량을 시험한 결과, 에탄올 함량은 최소 59.1%(v/v)에서 최대 75.4%(v/v)로 전 제품이 ‘의약외품 표준제조기준(54.7~70.0%(v/v))*’에 적합했고, 메탄올은 검출되지 않았다.

손소독제는 ‘약사법’에 따라 살균·소독을 목적으로 인체에 사용하는 의약외품인 반면, 손세정제는 ‘화장품법’에 따라 얼굴과 몸의 이물질을 씻어주고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화장품(손세정제)은 청결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손소독제와 달리 에탄올 함량기준이 없어 살균 등의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

그러나 에탄올 성분이 함유된 겔타입의 손세정제의 표시·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조사대상 10개 전 제품이 ‘살균·항균·소독·살균력 99%·손소독제·외피용 살균소독제·약국용’ 등 소비자가 의약(외)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하고 있었다. 

또한 조사대상 손세정제 10개 중 2개(20.0%) 제품의 에탄올 함량은 표시 대비 최대 64.8%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손세정제를 손소독제로 오인 광고하는 사업자에게 개선을 권고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손세정제 표시·광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손과 피부의 살균·소독’ 등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손소독제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용기표면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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