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SK텔레콤이 보유 중인 지분 100% 인수, 연고지는 인천 유지
두터운 야구팬층 온라인 시장의 주도적 고객층과 일치 ‘시너지’ 기대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대표 기업인의 파격 승부수..유통가 긴장감 고조

[공공뉴스=정진영 기자] 신세계그룹의 유통공룡 이마트가 신흥 야구 명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프로야구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아울러 그동안 핫한 인플루언서(influencer)로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기업인 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팬과 고객을 접목한 파격 승부수로 유통가 역시 유래 없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뉴시스>

◆800만 야구팬과 유통공룡 이마트 고객 접목 ‘고객경험 확장’ 기대

신세계그룹은 인천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KBO 한국 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은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데 합의하고 관련 MOU를 체결했다. 이마트는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되며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한다.

또한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 역시 100% 고용 승계해 SK와이번스가 쌓아온 인천 야구의 헤리티지를 이어간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 이는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 간의 시너지가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가 800만 관중 시대를 맞아 확대되는 팬과 신세계그룹의 고객을 접목하면 다양한 ‘고객 경험의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구를 즐기는 팬들이 모바일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고 열정을 바탕으로 게임,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등 프로야구는 온·오프라인 통합이 가장 잘 진행되고 있는 스포츠 분야다. 회사는 이러한 두터운 야구팬층이 온라인 시장의 주도적 고객층과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최근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SSG닷컴을 필두로 온오프의 통합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궤를 함께한다. 야구팬과 고객의 경계 없는 소통과 경험의 공유가 이뤄지면서 상호 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프로야구의 질적·양적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야구장 밖에서도 ‘신세계의 팬’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MOU체결에 따라 야구단 인수 관련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양사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인천광역시 등과의 협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최대한 빠르게 구단 출범과 관련된 실무 협의를 마무리하고 4월 개막하는 ‘2021 KBO’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미 창단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으며 시즌 개막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를 이어갈 것”이라며 “구단 네이밍과 엠블럼, 캐릭터 등도 조만간 확정하고 3월 중 정식으로 출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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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야구팬 서비스 강화..인프라 투자 통해 야구 발전 기여

지난 2000년 창단한 SK와이번스는 4번의 한국시리즈 제패를 포함, 21년 동안 8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2020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 선수를 포함해 김원형, 박경완, 최정 등 국내 최정상급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한 명문 구단으로 성장해왔다.

신세계그룹은 명문 SK와이번스의 역사를 계승하는 것을 넘어 인천 야구,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구단으로 성장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성장 비전을 마련하고 로드맵에 맞추어 차질없이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먼저 프로야구 팬들의 야구 보는 즐거움을 위해 신세계그룹의 고객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야구장을 진화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이 선보여 온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 야구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야구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외에도 훈련 시설 확충을 통해 좋은 선수를 발굴·육성하고, 선수단의 기량 향상을 돕기 위한 시설 개선에도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상품 개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소개함으로써 야구장 밖에서도 더 많은 사람이 프로야구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스타필드 안성사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스타필드 안성 <사진제공=신세계프라퍼티>

◆‘정용진式’ 경쟁력, 유통의 미래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

한편, 신세계그룹의 SK와이번스 인수 소식에 스포츠 시장은 물론 유통가도 조용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의 매출이 성장하는 등 유통업계에서도 두드러지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그 배경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마케팅이 한몫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까닭.

못난이 감자, 왕고구마 판매 지원 등 인플루언서로 그의 선한 영향력은 대중에게 이마트는 물론 신세계그룹 전반에 ‘착한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했다. 시대의 흐름으로 비춰볼 때 타 유통 경쟁 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12년 복합쇼핑몰 추진 과정에서 “향후 유통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단순히 상품을 구입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즐기는 곳에 유통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한 것.

이 같은 의지로 신세계그룹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국내 선보였고, 화성 국제테마파크를 경기도와 함께 테마파크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야구단 인수를 통해 정 부회장은 기존 복합쇼핑몰에 테마파크, 야구장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게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중과 친숙한 기업인’이란 이미지를 구축한 정 부회장의 꾸준한 소통은 향후 그룹 마케팅 차원에서도 큰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결국, 정 부회장은 유통 라이벌들이 따라올 수 없는 ‘정용진式’ 독보적인 경쟁력을 다 잡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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