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등 문제점 발생에 매뉴얼 답변, 사과도 늦어..지난 4일 서울 가산동 본사 앞 시위
회사 측, 사태 해결 위한 노력 및 신뢰감 있는 소통 약속..반나절 만에 트럭 운행 중단
비난 여론 의식한 뒤늦은 수습?..일부 이용자 “절묘한 타이밍, 트럭 보내야만 움직이냐”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최근 게임업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트럭시위’로 떠들썩한 가운데, 모바일 게임 기업 컴투스도 업계에 내려진 ‘트럭 주의보’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달 말 진행된 인기 SNG(소셜네트워크게임) ‘타이니팜’의 업데이트 직후 각종 문제점이 쏟아져 나왔지만, 일방적 통보만 하는 사측의 ‘불통’과 뒤늦은 입장 표명에 뿔난 이용자들이 지난 4일 시위 트럭을 몰고 컴투스 본사로 향한 것. 

<공공뉴스> 취재 결과, 이번 업데이트 사고와 관련해 사측은 이용자 측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사과와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 등을 내놨다. 이에 따라 트럭 시위는 반나절 만에 중단, 컴투스 관계자도 “이용자들과 원만하게 합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트럭을 보내야만 대응을 하느냐”며 분노 목소리도 나와 그동안 ‘소통’을 누구보다 중요시했던 송병준 컴투스 대표에게 이번 사태는 뼈아픈 오점으로 남게 됐다. 

송병준 컴투스 대표 <사진=뉴시스>

◆컴투스로 간 시위트럭..타이니팜 유저들 뿔났다

5일 컴투스 및 타이니팜 공식카페 등에 따르면, 타이니팜 이용자들은 전날(4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컴투스 본사 인근에 시위트럭 한 대를 보냈다. 

이 트럭은 이날 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5·6번 출구에서 컴투스 건물까지 왕복 운행했으며, 오후 운행 종료가 결정됐다.

타이니팜 이용자들이 트럭시위 움직임을 보인 것은 1월 말 대규모 업데이트 점검 시행 직후다. 컴투스는 지난달 28일 대규모 업데이트 점검을 실시, 당초 예고된 종료시간은 오후 5시였지만 점검이 연장돼 29일 자정께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연장점검에 대한 안내가 늦어졌고, 이용자들의 불만은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새롭게 리뉴얼 된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Unity 엔진을 사용해 보다 매끄러운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설명과 달리 접속장애와 느려진 속도, 아이템 삭제 및 변경 등 각종 문제점들이 속출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 이용자들은 무엇보다도 컴투스 측의 ‘불통’을 꼬집었다. 발생한 여러 문제점들을 적어 문의한 한 이용자는 “매뉴얼에 따른 ‘복사+붙여넣기’식 답변만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2011년 출시한 타이니팜은 친구들과 함께 농장을 꾸미는 게임. 아기자기한 그래픽 등으로 큰 호응을 얻어 10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출시 당시부터 현재까지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 충성도 높은 게임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뷰 등을 보면 출시 당시부터 10년 동안 게임을 이어왔다는 이용자들의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이런 충성 이용자들에게 더욱 큰 배신으로 다가왔다.

일부 장기 이용자들은 “10년 동안 알고 지낸 게임이 한순간에 정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10년 가까이 했던 게임 삭제하고 접는다”라며 등을 돌렸다.

결국 제대로 된 안내와 문의 답변이 아닌 일방적 통보, 그리고 늦어진 사과와 입장표명은 이용자들의 화만 키웠고 게임 탈퇴, 트럭시위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컴투스 타이니팜 리뷰 일부 <사진=구글 플레이 스토어>

◆‘불통의 정석’ 오점..뒤늦은 수습에 커지는 의구심

물론 이용자들이 수차례에 걸쳐 트럭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몇몇 게임사들과 달리 사측의 사과와 개선 약속으로 반나절 만에 트럭시위가 멈췄다는 점에서 컴투스가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컴투스 측은 이용자 측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안내 및 대응이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 이용자들과의 신뢰감 있는 소통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이용자 모금을 통해 마련한 트럭에 대해서는 비용 보상도 진행했다. 이용자 측은 이 비용을 ‘타이니팜 유저 일동’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불통의 정석’을 보여주던 컴투스 측의 갑자기 돌변한 태도에 의구심도 제기된다. 시위트럭의 등장으로 비난 여론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 

한 이용자는 “이제와서 해명하고 보상이라니 타이밍이 절묘하다”며 “이미 유저들은 화를 다 내고 힘빠져서 접고 있는 와중에 입장표명문 올린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고작 몇분, 고민해도 몇 십분이면 되는 것을 이제서야 (대응)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4일 진행된 간담회 역시 하루 전날인 3일 오후 갑작스럽게 잡힌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이용자 측은 컴투스가 제시한 조건들이 제대로 지켜진다는 전제 하에 오후 트럭 운행을 중단시켰다. 다만 약속을 어길 경우 다른 수단으로 항의에 나설 것을 경고한 상태다. 

컴투스 타이니팜 시위트럭 모습. <사진=타이니팜 공식카페>

◆잘 나가던 송병준, 소통 행보 ‘삐끗’

한편, 게임업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대표적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비대면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코로나19 악재에도 크게 성장한 것. 

특히 ‘1세대 모바일 게임사’인 컴투스는 현재 모바일 게임 사업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찍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콘텐츠가 넘쳐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이런 컴투스의 게임 흥행 성공과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는 수장을 맡고 있는 송 대표의 소통경영이 한몫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컴투스의 승승장구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팬들과도 적극 소통하면서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결과라는 얘기다.

그러나 때아닌 소통 부재, 불통 논란에 휩싸이면서 송 대표가 그간 이어온 소통 강조 행보에 흠집을 내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컴투스 관계자는 “오래된 게임을 끌고나가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엔진교체가 필요했는데, 이것에 대해서만 이용자들이 불만을 가졌던 것”이라며 “그동안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게임이며 예전부터 서비스나 소통을 안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이용자 측에서 강하게 어필하려다 보니 트럭을 동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용자 대표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원만히 해결된 사안”이라며 “(컴투스 측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이용자 대표에게) 말씀드렸고, 이용자 측도 받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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