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장서 50대 직원 사망..1월 포항공장 이어 올해만 벌써 2번째
코로나에도 ‘승승장구’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잇단 사망은 ‘찬물’
산재 청문회 등 정치권도 예의주시, 안전한 일터 조성 ‘책임론’ 대두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동국제강이 신축년(辛丑年) 초부터 연이어 발생한 사망사고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달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식자재 납품업자가 엘리베이터에 끼여 사망한 가운데 한 달 여 만에 이번에는 부산공장에서 작업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사고와 관련,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고 국회는 산업재해 청문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상황. 이런 와중에 터진 사망사고에 동국제강의 부담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장세욱 부회장이 이끄는 동국제강은 올해 환경안전 부문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오는 18일 투자규모 및 세부 사안에 대해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터진 사망사고에 안전한 일터 조성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뉴시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께 부산 남구 동국제강 부산공장 원자재 제품창고에서 일하던 50대 직원 A씨가 철강 코일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A씨는 당시 무게가 6.3톤에 달하는 코일 포장지 해체 작업을 하던 중 변을 당했고,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인근에서 작업을 하던 동료가 비상 사이렌을 듣고 현장에 달려가 코일 사이에 낀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용노동청과 함께 작업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문제는 그동안 동국제강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는 점. 올해만 해도 벌써 2번째 사망사고다.

회사 측이 작업장의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앞서 1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50대 식자재 납품업자가 B씨가 화물엘리베이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유족 측은 사고 엘리베이터에 대해 평소 고장이 잦았으며 고인도 불안감을 호소해왔다고 주장, 동국제강 측의 ‘안전불감증’이 낳은 예견된 인재(人災)라고 호소했다. 

또한 지난해 1월 부산공장에서 유압기를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이 끼임 사고를 당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019년 인천 제강소 내 창고형 공장에서는 협력사 직원이 추락해 사망하기도 하는 등 근로자들의 사망과 부상이 잇따랐다.

한편, 동국제강은 202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947억원으로 전년 대비 7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2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감소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019년 마이너스(-) 817억원에서 지난해 67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공이다. 

동국제강은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업황 부진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 

이처럼 위기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러나 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은 기업의 앞날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는 실정이다. 

동국제강은 환경안전 부문의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 환경안전 부문 투자 관련 세부적인 규모와 추진 방안은 18일 확정할 예정이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 안전사고 논란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눈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안전경영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안전 투자 발표를 목전에 두고 터진 사망사고에 장 부회장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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