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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스토리
[공공story]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백신 접종 시작:코로나 종말 기대 속 상춘객 유혹하는 봄날씨→경각심·긴장감이 K-방역 성패 좌우
김수연 기자 (114@00news.co.kr)  2021. 02. 28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A씨는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았지만, 곧바로 집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도착한 한강에는 A씨 가족뿐만 아니라 완연한 봄 날씨를 만끽하고 싶었던 시민들로 북적였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지키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결국 3살 아들을 둔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콧바람도 쐴 겨를 없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A씨는 아들과 야외 활동을 하며 많은 추억을 쌓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곳곳에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A씨의 계획들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주변에서는 마스크를 잘 쓰고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A씨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번 주말에도 집 안에서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기대 반, 두려움 반 속 지난 26일부터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지난해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403일 만이다. 

특히 정부와 국민들은 이번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 회복 실현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국에 따뜻한 봄 기운이 성큼 다가오면서 집밖을 나서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또 다시 우려를 낳고 있다. 

# 코로나 백신 접종..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접종 이틀째인 27일 하루 전국에서 1217명이 접종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는 917명, 화이자 백신은 300명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 첫날인 26일에는 1만9105명이 접종을 받았으며, 전날까지 누적 접종자는 총 2만322명이다. 

국내 인구(5200만명 기준) 대비 접종률은 0.039%다. 접종 대상기관별 누적 접종률은 요양병원 7.6%, 요양시설 4.3%, 코로나19 치료병원 0.5% 등이다. 

AZ 백신 접종 대상자는 전국 요양병원, 노인요양·정신요양·재활시설 등 총 5813곳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31만161명이다. 전날까지 누적 접종자는 2만9명이며, 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6.5%로 조사됐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27일 접종이 시작,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과 생활치료센터 의료진 및 종사자 5만6170명이 접종 대상이다. 현재까지 접종률은 0.5%다. 

27일 기준 하루 시도별 접종자는 서울이 35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303명, 부산 146명, 광주 141명, 전남 109명, 경남 44명, 울산 30명, 인천 22명, 대전·충북 각 20명, 충남 11명, 대구·전북 각 10명 등이다. 세종·강원·경북·제주에서는 접종자가 없었다.

누적 접종자는 경기 4067명, 광주 3274명, 서울 2417명, 전남 1950명, 충남 1569명, 경남 1096명, 전북 1103명이다. 다음으로 인천, 915명, 충북 847명, 강원 750명, 부산 631명, 대전 417명, 경북 399명, 대구 368명, 제주 279명, 울산 200명, 세종 40명 등 순이었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102번째로 백신 접종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출발이 늦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운영하는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 세계 196국(국제연합 기준) 중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나라는 101개국이다.

지난 2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테마파크 에버랜드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사진=공공뉴스DB>

# 포근한 봄 날씨, 활발한 야외 활동에 불안감 증가 

그동안 K-방역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방역 선진국으로 위상을 높여왔던 상황. 때문에 백신 접종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일각의 비판도 나왔다.

그럼에도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이 시작돼 다행이라고 많은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물론 아직까지 해외 부작용 사례 등을 들어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접종을 권고했다. 또 전세계 여러 나라 보건당국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보다 이점이 더 많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일단 우리 방역당국은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월은 독감 유행 시기로, 이에 앞서 국민의 70% 이상을 접종함으로써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우리나라에서 어제(26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국민이 염원하는 일상 회복을 향한 여정의 첫걸음을 내딛었다”라며 “11월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고, 모든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들의 위기 의식이 벌써부터 느슨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는 모습이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국민 모두의 염원이 담긴 첫 발걸음을 이제 막 뗐지만, 포근해진 날씨로 인해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크게 늘어난 것. 

그동안 매서운 한파와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을 이어오던 국민들이 확 풀린 날씨에 거리로 오랜만에 쏟아져 나왔다. 특히 주말부터 3·1절로 이어지는 황금연휴(2월27일~3월1일)를 맞아 전국은 행락객들로 북적였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상황에서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질 3월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이 커지는 이유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최모씨도 27일 남자친구와 에버랜드를 찾았다. 완연한 봄 날씨에 최씨와 그의 남자친구는 야외 데이트 장소를 찾던 중 가까운 에버랜드에 방문했다. 

최씨 커플 외에도 야외 활동을 즐기러 온 가족들, 친구들, 커플들로 에버랜드 입장 게이트는 북적였고,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을 보자 최씨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최씨는 “주말이고 날씨도 풀려서 오랜만에 야외로 나와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살짝 당황했다”면서도 “저도 그렇고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을 야외 활동으로 풀어내는 것을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는 있지만 곳곳에서는 아직 거리두기에 미흡한 부분도 보였다”며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면 또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우려했다.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맞은 코로나19 의료 종사자들이 관찰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 아직은 ‘시기상조’..일상의 따뜻한 봄날 기대

약 8개월 간의 대장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 백신은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의 진정한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코로나19 유행 상황 변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원활한 백신 공급과 함께 국민들의 자세가 K-방역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 백신 도입과 함께 국민들의 느슨해진 경각심과 긴장감은 또 다시 대규모 감염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실제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직후 오히려 확진자가 늘어난 사례가 있다.

우리 방역당국은 이 같은 점을 언급하며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충실히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전문가들도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한다. 

코로나19 사태와 최악의 한파 등 유난히 힘들었던 겨울을 뒤로하고 어김없이 봄은 또 찾아왔다.

곳곳에서는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포근해진 날씨는 사람들의 발길을 집밖으로 이끌고 있다. 

실내에서만 머무는 습관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햇빛을 충분히 쬐지 못하면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우울증의 씨앗이 된다.

실제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이들은 코로나 우울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기도 했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고 활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고 안일한 행동은 오히려 본인의 건강을 더욱 해칠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백신 접종에 개개인의 행동 방역까지 힘이 더해진다면 코로나19 장기화의 긴 터널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최악의 감염병 사태로 인해 얼어붙었던 일상의 따뜻한 봄이 다시 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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