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캐나다 노동계 요청에 따라 투자 적법여부 조사 주장 제기
회사 측 “홈플러스 노조가 보낸 서신과 관련해 논의하겠다는 것”
노사 갈등·실적 악화 등 문제 속출..‘투자의 귀재’ 명성에 생채기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국내 대형마트 3사 중 한 곳인 홈플러스 운영사 MBK파트너스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적악화에 노사 갈등의 실타래도 풀리지 않는 상황 속 MBK파트너스의 주요 투자자(LP) 그룹 중 한 곳인 캐나다연기금이 한국과 캐나다 노동계의 요청에 따라 MBK 파트너스에 대한 투자 적법여부 조사를 하기로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것. 

노동계는 사회책임투자(SRI) 기준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만족하는지 조사를 요청한 가운데 이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얘기. 그 결과에 따라 MBK파트너스의 향후 사업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지 (캐나다연기금 측의) 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노사갈등 등 내홍에 더해, 지난해 말 ‘투자의 귀재’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노조와 시민단체의 탈세 의혹 제기 등이 이어지면서 회사 이미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뉴시스, 네이버 인물정보 캡쳐>

◆캐나다연기금, 투자 적법여부 조사?..사측 “논의하겠다는 것”

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캐나다연기금은 최근 양대노총과 캐나다노총의 요청에 따라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 적법 여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양대노총은 지난 1월 캐나다연기금이 MBK파트너스에 거액을 투자한 사실을 확인하고 캐나다노총과 캐나다연기금에 서한을 보냈다.  

해당 서한에는 공적연기금의 사회적 책임에 맞지 않는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를 재고해달라는 요청이 담겼다.  

이 같은 한국 노동계의 요구에 캐나다노총은 최근 캐나다연기금에 공문을 보내 캐나다연기금의 MBK파트너스 투자가 적법한지, 책임투자 기준위반은 아닌지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수익뿐 아니라 환경·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고려하는 것. 공적연금인만큼 MBK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투자를 거두라는 의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지난달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캐나다연기금의 조사 결과에 따라 위반사항이 드러날 경우 당연히 MBK파트너스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홈플러스지부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폐점·해고를 강행하며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현재 홈플러스는 ESG경영 관련 외에도 노사갈등, 수장 공백 등 문제를 겪고 있다. 여기에 기업 경쟁력도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와 함께 투자금 회수 우려도 나오는 상황.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홈플러스 지분 100%를 5조6000억원에 인수했고, 기존 최대주주로부터 차입금 1조3700억원을 떠안았다. 지분 매입에 쓴 돈 중 2조7000억원은 은행 등에서 빌렸다. 

당시 업계에서는 점포를 매각해 재임대하는 방식인 ‘세일 앤드 리스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측했고, 실제 MBK파트너스는 부동산 자산 유동화에 집중했다. 

또한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조7000억원 규모 초대형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만들고 상장을 위한 공모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코스피 상장을 일단 포기했다. 

부동산 매각 과정에서 사측은 직원 고용보장 정책을 밝혔지만,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노동자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해졌다.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는 실적도 악화된 상태. 2019년 회계연도(2019년3월~2020년2월) 기준 매출액은 7조3002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7%, 38.4%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차입금을 영업이익으로 메우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회사 안팎으로 각종 잡음이 무성한 상태다.

금융감시센터 관계자들은 지난 2020년 12월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역외탈세 검찰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발장을 접수했다. <사진=뉴시스>

◆홈플러스 인수 후 잇단 잡음..김병주 명성에 생채기

한편, 아시아 최대의 토종 사모펀드(PEF)그룹인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 회장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굵직한 인수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이름을 알린 그는 국내외 M&A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홈플러스 인수 후 노조의 규탄 목소리는 지속되고 있고, 고배당 논란에 최근에는 노조와 시민단체가 김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명성에도 생채기가 나는 실정.

사측의 ‘사실무근’ 해명에도 각종 논란과 의혹이 잇따르는 가운데 현재의 위기 상황을 김 회장이 어떻게 해결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캐나다연기금이 노조 측에 보낸 답신에서 조사라는 단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이번 사안은 노조 측과 임단협 갈등 상황에서 불거진 것으로, (캐나다연기금은) 노조가 보낸 서신과 관련해 (노조 측에) 논의를 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연기금은 주요 출자자이면서 공동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주요한 논의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긴밀하게 논의하고 협의하고 있다”면서 “출자들과도 여러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홈플러스가 서신에서 주장했던 부분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홈플러스 정규직은 98.2%에 달하고, 대형마트 3사 중에서 퇴사율이 가장 적다. 자산 유동화나 전략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고용을 100%로 보장하겠다고 지속적으로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 차질 우려에 대해서는 “홈플러스를 당장 매각할 의사도 없으며 향후 기업 가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유통의 변화 과정에 있어서 홈플러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적인 밸런스를 갖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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