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세 등 총 38억9000만원 세금 체납하고 초호화 생활
서울시, 현금 2687만원 및 고가 미술품 20점 압류 조치
재단 명의 고급차도 확인, 법인취소·고발조치 검토 요청

[공공뉴스=박혜란 기자] 제55회 납세자의 날을 맞은 3일, 국세청은 모법납세자를 우대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성실납세하는 당신이 대한민국의 숨은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실납세로 국가재정에 크게 기여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고액의 세금을 체납해 ‘체납왕’ 불명예를 얻고 철퇴를 맞은 이들도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3일 가택수색을 통해 압류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압류물품.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3일 납세자의 날을 기해 고액 세금 체납자인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서초구 양재동 자택을 수색하고 현금과 미술품 등 자산을 압류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주민세 개인균등분 6170원 2건을 비롯해 38억90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이날 투입된 38세금징수과 10명의 조사관들은 최 전 회장의 가택수색을 실시, 별도의 금고 속에 넣어둔 1700만원을 포함해 현금 총 2687만원과 고가 미술품 20점을 압류했다.

특히 가택수색을 통해 최 전 회장 부인인 이형자 전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이사장 명의로 지난해 4월 고가의 그림을 35억원에 매각한 사실을 밝혀냈으며, 매각 대금 수령액의 사용처를 추궁해 입금계좌를 밝혀 찾아냈다.

이 전 이사장은 “그림 매각대금 35억원은 손자·손녀 6명의 학자금으로 쓸 돈”이라고 말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최 전 회장 가족은 기독교선교횃불재단 명의로 고급차 3대를 리스해 체납자 및 가족들이 사용하도록 했다. 또 아들 2명이 각각 살고 있는 주택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주택 내 도우미를 두면서 초호화 생활을 하고 있음을 이번 가택수색을 통해 확인했다. 

서울시는 향후 해당 재단에 대해 공익법인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법인의 설립취소 및 고발조치를 검토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이번 가택수색을 통해 확보한 현금 및 미화는 즉시 체납세액으로 충당하고 압류한 고가의 미술품 중 2점은 서울시에서 점유 보관한다. 나머지는 최 전 회장의 집에 봉인조치 후 보관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1년은 38세금징수과가 출범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로 금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선포하고 40명의 전 조사관들은 남다른 각오로 치밀한 체납징수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한다’는 과훈을 되새겨 조세정의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해 서울시의 총체납세액은 6500억원으로 시·자치구 합산 행정제재 도입, FIU 금융정보 활용, 사행행위 취소소송, 동산압류 등 적극적인 체납징수 활동을 통해 서울시의 재정건전성 확보에 누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욱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은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악의적 체납자에게 더욱 강력한 행정제재를 가하는 한편, 성실히 납부하는 대부분 시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국세청은 이날 국민의 성실납세와 세정협조에 감사하고 모범납세자를 우대하기 위해 성실납세 감사 포스터·배너를 전국 세무관서 현관 및 사무실 등에 게시했다.

이와 함께 전국 모범납세자 수상자 1057명에게 휴대전화 축하 메시지 등 비대면·온라인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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