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27일, 故 변 하사 추모하는 직접행동
4월15일 대전지방법원에서 故 변 하사 복직소송 1차 공판 개최될 예정
변호인단, 급여청구권 통해 유가족의 소송수계 신청 적법..긍정적 예상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10시30분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활동 계획 및 복직 소송 진행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혜란 기자>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10시30분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활동 계획 및 복직 소송 진행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혜란 기자>

[공공뉴스=박혜란 기자] 지난 3일 성전환수술을 받았단 이유로 강제전역 당해 불복소송 중이던 고(故) 변희수 하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전해진 가운데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고 변 하사의 복직·명예회복 위한 소송을 이어갈 것이란 의지를 밝혔다.

참여연대는 15일 오전 10시 30분께 아름드리홀에서 고 변 하사를 추모하고 공대위 활동계획 및 고 변 하사의 복직 소송 진행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 기자회견에서 어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가 사회를 맡았다. 

이날 기자회견은 보통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사무국장, 김겨울 트랜스해방전선 대표가 추모발언으로 시작됐다.

기자회견 내내 얼굴을 들지 못한 보통 사무국장은 “인간 변희수를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군인이 되길 꿈꾸던 아이, 여성 혹은 트랜스젠더”라고 고 변 하사를 소개했다.

또한 “세월이 흘러 젖살이 빠진 당신의 얼굴을 상상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즐거운 모습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때 정말 힘들었지? 그래도 대한민국 최초의 트랜스 젠더 군인이라니, 너무 멋지다!’ 역사와 사회 교과서엔 웃고 있는 당신의 사진이 실려 있다”라며 울먹였다.

보통 사무국장은 “당신의 일상은 소박하고 평화롭다. 그런 미래를 간절히 만들고 싶었다. 이젠 당신 없이 그 미래를 만들어가려 한다. 반드시 만들고야 말겠다. 당신의 존엄을 되찾을 것이다. 나는 우리는 변희수와 끝까지 함께 할 것. 당당한 트랜스젠더 군인 인간 변희수를 사랑한다. 당신을 그리워하고 아끼며 살아갈 우리 모두가 변희수 님의 명복을 빈다”라고 힘겹게 말했다.

김겨울 대표는 “수많은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변희수 하사님의 선택을 보며 힘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으며 우리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유할 수 있었다”라며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여 마음을 전했다. 

이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공동대책위원회 활동 경과 보고 및 향후 목표, 계획 발표가 계속됐다. 

임 소장에 따르면 육군 기갑부대에서 복무하던 고 변 하사는 2019년 6월 최초로 군인권센터에 내방했다. 그땐 이미 부대에선 트랜스젠더란 사실을 알고 있었고 호르몬 치료도 진행 중이었다. 같은 해 10월 그는 성전환수술 목적의 구제여행을 승인받아 12월 태국에서 수술을 받고 국군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았다. 곧이어 청주지검 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2020년 1월10일 육군본부는 변 하사 전형심사위원회 개최를 통보했다. 같은 달 20일 국가인권위와 군인권센터 등은 이에 대한 진정을 내 강제적인 수순을 막기 위한 등록구제를 신청했고 바로 다음날 국가인권위는 이례적으로 긴급구제결정을 육군본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육군본부는 이를 무시하고 1월 변 하사를 강제전역을 이행했다.

고 변 하사는 부당함 알리기 위해 본인 스스로 커밍아웃 기자회견을 열었고, 2월4일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지를 위한 공대위 결성하고 변호인단을 공개모집했다.

지난해 2월8일 고 변 하사가 육군본부에 육군본부인사 소청을 제기했지만 기각결정을 내렸다. 유엔이 7월29일 “변 하사의 강제전역은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라고 우리 정부에 전달하며 시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적법절차에 따른 강제전역이었다”라고 답신했다.

아울러 8월11일 대전지방법원에 전역처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출했고, 12월14일 국가인권위는 변 하사의 전역처분이 인권침해라고 결정하며 이를 시정할 것을 공고했다.

임 소장은 “앞서 2월9일에 행정소송 변론 기일이 지정됐고, 4월15일 재판을 앞두고 변 하사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다”라며 눈물을 삼키느라 말을 한동안 잇지 못했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10시30분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활동 계획 및 복직 소송 진행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lt;사진=박혜란 기자&gt;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10시30분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활동 계획 및 복직 소송 진행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혜란 기자>

앞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고 변 하사의 장례식에는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조의를 표했고, 유가족은 5000만 원의 조의금 중 장례비용을 제외한 3700만원을 고 변 하사의 복직 및 명예회복 투쟁비용으로 기부 약정했다. 그의 시신은 납골당에 안장됐다. 

그의 죽음 이후 4일 공대위는 긴급회의를 열고, 5일 추모 성명 발표 및 공대위 확대, 재개편을 결의했다. 6일부터 현재까지 각 단위별 추모의 장 마련하고 있다.

오는 27일 공동위는 국방부 대상으로 하는 직접행동을 기획 중이다. 

임 소장은 “3월31일은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이기 때문에 이날을 기념하는 것을 앞당겨 고 변 하사를 추모하는 직접행동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4월15일은 복직소송 1차 공판일이 예정돼 있다. 10시 45분으로 기억한다. 대전지방법원에서 개최된다”라고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강조했다.

한편, 유형빈 변호사는 유가족의 퇴직금 등 급여청구권에 대해 대법원의 2015년 선례 등을 제시하며 이를 이용한 소송수계 신청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이와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법원의 판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 이종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김민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사무국장 등이 연대발언을 했다.

김민지 사무국장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인간 존엄과 평등의 가치를 호도하며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그들(소수 교계 대표)은 기독교를 대표하지도 대변할 수도 없다”라며 “이제 근본을 알 수 없는 혐오의 말에 휩쓸려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비극은 중단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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