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묵묵한 나눔·베품이 만드는 또 다른 선행→따뜻한 세상, 희망 전하는 긍정 메시지

[공공뉴스=박혜란 기자] # 어린시절 부모님을 잃고 홀로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와 11세 남동생의 생활비를 책임져야 했던 A군(18)은 코로나19로 알바를 잃은 후 나이 제한으로 일이 구해지지 않자 나이를 속여 택배 상하차로 돈을 벌었다. A군은 치킨이 먹고 싶다고 떼쓰는 동생에 가슴이 아파 여러곳의 치킨집에 들어가 전 재산인 5000원어치만 먹을 수 있냐고 물었지만, 다 퇴짜를 맞았다. 그러다 한 치킨집 앞에 선 A군 형제가 가게에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자 사장님은 이들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도록 한 후 치킨을 내어줬다. 그 후에도 A군의 동생은 형 몰래 치킨집을 몇 번 더 찾아갔고, 사장님은 그때마다 치킨을 내어줬다. 심지어 하루는 덥수룩한 동생의 머리를 미용실에 데려가 잘라주기도 했다.

<사진=배달의민족, 돈쭐치킨 사장님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배달의민족, 돈쭐치킨 사장님 인스타그램 캡쳐>

최근 SNS상에 올라온 한 치킨집 사장님의 미담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훈훈함을 전했다. 배고픈 형제에게 공짜로 치킨을 대접한 사장님의 선행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선한 영향력은 나비효과처럼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다.

# 감동의 도가니..‘돈쭐’ 폭격 맞은 치킨집 사장님

지난 20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의 ‘위드 유(With Yoo)’에서 유재석은 120마리의 치킨을 나를 수단이 필요하다는 의뢰인을 만났다.

이 의뢰인은 어린 형제에게 치킨을 제공한 치킨집에 ‘돈쭐’(‘돈’+‘혼쭐’ 신조어. ‘혼쭐이 나다’라는 원래 의미와 달리 정의로운 일 등을 함으로써 타의 귀감이 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역설적 의미로 사용)을 내주고 싶다며 치킨 120마리를 주문해 아동복지시설에 전달할 계획을 밝혔다. 

의뢰인은 “홍대 앞에 살고 있는데 치킨 가게에 돈쭐 한번 내주려 한다”며 “저런 사람이 잘돼야 된다”고 말했다. 

무명가수인 의뢰인은 인터넷 음악방송과 배달 알바로 생활비를 벌고 있었다. 그는 이날 전 재산의 절반을 치킨집 돈쭐에 사용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고 나면 더 뿌듯할 것 같다”고 했다. 

치킨집 사장님은 “돈쭐은 나고 계시냐”라는 유재석의 질문에 “크게 혼나고 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답했다.

이에 유재석은 “사장님이 돈 많이 버셔야 된다”라며 “그래야 가게가 오랫동안 유지가 된다. 많은 분들이 치킨을 맛봤으면 좋겠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사장님은 “평양 빼고 (주문이) 다 있다”며 “먼 곳은 배달이 불가해서 보내준 금액은 결식아동을 위해 전액 기부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돈쭐이 나고있다는 이 치킨집은 밀려드는 주문에 지난달 영업 중단을 선언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치킨집 사장님은 1년 전, 돈이 부족한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제공했으며 이후에도 동생이 올 때마다 치킨을 나눠줬다. 이 사연은 고등학생 형이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손편지를 보내면서 알려지게 됐다.

SNS상에서 사장님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형제의 손편지가 공개된 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돈쭐내기’에 동참했고, 사장님의 선행을 응원했다.

당시 사장님은 “저를 ‘돈쭐’내주겠다며 폭발적으로 주문이 밀려들었고, 주문하는 척 선물이나 소액 봉투를 놓고 가신 분도 계시다”라며 “아직도 제가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 믿기에 많은 관심과 사랑이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마음들 평생 새겨두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캡쳐>

# 나쁜 기업과 손절..소신있는 소비 ‘미닝아웃’

이처럼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에 의미를 부여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닝아웃(Meaning·의미+Coming Out·드러내기)은 소비를 통해 개인의 취향과 선호,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는 형태로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 소비 트렌드 중 하나다. 

앞서 본 선한 가게인 치킨집에는 ‘돈쭐’로 응원과 지원을 보낸다면 반대로 나쁜 기업에는 ‘불매’운동을 통해 기업의 범죄 혹은 임직원의 잘못된 언행에 압력을 행사한다.

2019년 일본 아베 정권이 일방적인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에 등 경제보복과 무역제재에 항의해 한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을 사지 않으며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전개됐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맥주와 의류에서부터 시작된 불매운동은 점점 자동차, 여행상품 등으로 확산됐다. 사지 말아야 할 일본 제품과 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제품까지 소개하는 불매운동 전용사이트 ‘노노재팬’도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의 일본맥주수입은 80% 넘게 줄며 수입 맥주 시장에서 2년 동안 1위를 차지하던 일본 맥주가 8위로 추락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맥주 수입액은 566만8000달러로 전년보다 85.7% 줄었다. 아사히·삿포로·기린 등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8년 7830만달러로 호황을 누리다가, 2019년 3975만6000달러로 급감한데 이어 지난해 더 감소했다.

일본 대표 의류 매장인 유니클로도 불매운동의 피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41% 급감했다.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들 역시 줄줄이 철수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1월 국내 최대 매장인 유니클로 명동중앙점과 대규모 상권이 형성된 수원역 내 유니클로 AK수원점, 대전 홈플러스 유성점이 문을 닫았다. 부산의 유니클로 홈플러스아시아드점도 지난달 폐점했으며, 와이즈파크 홍대점과 아트몰링 장안점은 이달 중 폐점을 앞두고 있다. 

DHC 화장품도 회장이 한국 불매 운동을 비하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3년 전에도 혐한 논란이 된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은 당시 공식 홈페이지에 “놀라운 숫자의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 살고 있다, 하찮은 재일 한국인은 필요 없으니 한국으로 돌아가라”라고 글을 게시했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잘가요DHC’ 해시태그 캠페인을 SNS에 펼쳤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업계들도 일제히 DHC 제품 판매를 중단을 선언했다. 

아울러 여행업계의 피해도 컸다. 일본 관광객의 약 25%를 한국인이 차지해온 탓이다. 일본 지방도시에 대거 취항하던 한국 저비용항공사들은 불매운동으로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사진=유기견과 함께 사진을 찍은 조윤희 씨. 조윤희 인스타그램 캡처
유기견과 함께 사진을 찍은 조윤희<사진=조윤희 인스타그램 캡쳐>

# 꼬리에 꼬리 무는 선행들

대기업이든 작은 가게든 그에 대한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기도, 혹은 내정하게 등을 돌리게도 한다. 

특히 큰 기업의 경우 이미지 제고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으며, 요즘 같이 어려운 시국에는 선한 영향력 전파에 더욱 앞장서고 있다. 봉사활동, 기부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착한기업’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것.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들 대기업의 선행보다 알려지지 않은 작은 영세 소상공인들의 선행에 주목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아 힘든 와중에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특별히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같은 선한 영향력 확산에 참여하고 있는 가게는 음식점 외에도 볼링장, 펜션, 꽃집, 안경점 등 다양하다.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음식 한 접시를 선뜻 내주기 위해 2019년도에 시작한 선한 영향력 가게는 이날 기준 전체 1390곳이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 확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개그우먼 홍현희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이쓴 부부는 최근 스마트폰 액세서리 판매금 전액 3400만원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기부했다.

두 사람은 부부의 캐리커쳐를 활용해 개인 소장용으로 제작한 그립톡이 팬들에게 관심을 받자 수익금 전액 기부를 전제로 12시간 동안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했고, 총 2663명이 참여했다. 

홍현희·제이쓴 부부는 지난해 10월에도 결혼 2주년을 맞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021만원을 쾌척했고, 이보다 앞선 같은해 8월에는 수재민 돕기에 20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또한 티캐스트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 언니’ 측도 굿즈 판매 수익금 8038만 5000원 전액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그 어느 해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트로트 가수 김희재의 팬들은 김희재가 데뷔 1주년을 기념해 한국백혈병어린이협회에 총 365장의 헌혈증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 뜻에 동참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나눔연맹의 천사 무료급식소에 365만원을 기부했다.

이밖에 유기견을 구조하는 봉사활동을 하거나 유기견을 입양하는 등 방법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전해온다. 

또한 배우 조윤희, 이기우, 가수 제아, 모모 등은 SNS에 유기견 입양 소식을 전하며 유기견 입양을 독려했다. 스타들의 모습에 자극이 돼 유기동물을 위한 ‘사랑할게’ 챌린지로 이어져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도 남을 도와주려는 선한 영향력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나 하나로 무언가 바뀌겠어?’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작은 행동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이에게, 불치병을 가진 아이에게, 떠돌다 생을 마감하는 유기견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따뜻한 희망을 전해줄 수 있다. 

코로나 백신이 공급되고, 경제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큰 것은 사실. 그럼에도 주변을 외면하지 않는 온정의 손길들이 있기에 힘들어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오늘도 이웃들에게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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