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트럭시위·불매운동]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어쩌다 ‘불통’ 아이콘 전락했나
[‘리니지M’ 트럭시위·불매운동]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어쩌다 ‘불통’ 아이콘 전락했나
‘리니지M’ 문양 업데이트 및 롤백 사건 후 이용자들 사측에 진정성 있는 자세 촉구
총대진 “진정성 있는 소통 자세 느끼지 못해”..주가 하락, 증권가도 목표주가 하향
코로나19 수혜 게임업계 실적 ↑..소비자는 돈벌이 수단? 김 대표 사태 해결 ‘주목’
  • 이민경 기자
  • 승인 2021.03.30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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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뿔난 충성 고객들이 ‘트럭시위’와 ‘불매운동’ 등 적극적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게임업계가 진땀을 빼고 있는 가운데 업계 2위 엔씨소프트도 난감한 처지가 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실시한 ‘리니지M’ 업데이트 및 환불 문제와 관련 이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이용자를 사측이 고소한 것으로 알려지며 뿔난 이들의 심기를 더욱 자극, 결국 트럭시위와 불매운동을 피해가지 못한 것.

특히 리니지 충성 이용자로 대표되는 ‘린저씨’(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들이 앞장서서 ‘NO엔씨’를 외치자 ‘황제주’로 등극했던 엔씨소프트 주가도 떨어졌고, 증권가에서도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조직을 신설하고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지만,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형국.

업계 선두 기업을 이끌고 있는 ‘연봉킹’ 김택진 대표는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불통’ 수장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 역시 상당히 뼈 아픈 대목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뉴시스>

◆뿔난 리니지M 이용자들, 불매운동 이어 트럭시위

30일 리니지M 이용자들이 모인 ‘총대진’에 따르면, 내달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경남 창원 소재 창원 NC파크 앞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한다. 

앞서 총대진은 이달 21일 성명서를 작성해 고객센터에 발송, 24일까지 엔씨소프트 측의 진성성 있는 소통 자세를 요구했다. 

성명문에는 ▲문양 업데이트 및 롤백 사건의 해명과 피해자 전원에 전액 환불 및 진정성 있는 사과 ▲가챠확률 및 변동확률에 대한 의혹 해명 ▲과도한 패키지 판매 및 사행성 유도 ▲정기적인 유저간담회 개최 요청 등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총대진 측이 제시한 마지막 최후통첩 데드라인인 24일 정오까지 엔씨소프트 측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아 트럭시위를 개시하기로 한 것. 

총대진은 “게임사의 진성성 있는 소통의 자세를 그 어떤 부분에서도 느끼지 못했다”며 “게임사는 이용자들이 바라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환불 등 피해 복구 노력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사건의 발단은 1월 발생한 리니지M 아이템인 ‘문양’ 업데이트 롤백(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엔씨소프트는 ‘문양 저장 및 복구 기능’을 추가해 강화 수치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저장됐던 상태로 돌릴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문양 아이템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약 5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고, 엔씨소프트는 이 비용 절감을 위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소위 ‘핵과금러’라고 불리며 문양에 많은 비용을 쏟은 이용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엔씨소프트는 업데이트를 취소했다.

이후 환불 과정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내 재화인 ‘다이아’와 ‘다크 하딘의 성장물약’ 등으로 이용자들에게 결제 비용을 환불해준 것. 

실제 1억6000만원을 쓴 한 이용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회사 측은 5000만원 가량을 게임 머니로 환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자들은 절반 수준도 안 되는 게임 내 보상에 반발했고, 현금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규정상 환불이 불가하다며 추가 보상안 마련에 나섰으나 이용자들의 분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

리니지M 이용자들이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NO엔씨’ 불매운동에 나섰고, 동참을 촉구했다. 게임 내 과금을 유도하는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엔씨소프트 게임 자체를 거부하고 나선 셈이다. 

리니지M 총대진 성명문과 트럭시위 예고 장소.

◆논란 속 주가 ‘뚝’..증권가도 목표주가 하향조정

일부에서는 이번 불매운동을 두고 당연한 결과라는 시선도 있다. 이미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피로도가 쌓인 가운데 과금을 유도해 놓고 제대로 된 보상 제시가 없자 그동안 누적된 불만이 터졌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게임 아이템 매출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아이템으로 벌어들인 비중은 9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니지M은 지난 한 해 8287억원을 벌어들여 엔씨소프트 매출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때문에 불매운동 장기화는 상당히 심각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리니지M 이용자들의 분노와 실망감은 엔씨소프트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로 등극했던 엔씨소프트의 이날 종가는 전일 대비 1만1000원 오른 84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또한 증권가도 이날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불매운동 영향으로 엔씨소프트 주가각 70만원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매운동으로 리니지M의 매출이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다면 이는 주가 하단부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리니지 불매운동과 트럭시위 등 일부 이용자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 악화와 규제 우려까지 증가해 이용자 충성도와 단기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리니지M 하루 매출은 21억원 수준으로, 직전분기보다 1억50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문양 롤백 후보상에 따라 일부 결제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사진=리니지M 공식 홈페이지 캡쳐>

◆소비자는 돈벌이 수단?..‘연봉킹’ 김택진, 사태 해결 주목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게임업계가 수혜를 입으면서 엔씨소프트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의 지난해 보수도 껑충 뛰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된 국내 상장사들이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총 184억1400만원을 수령해 시가총액 30대 기업 등기임원 중 가장 많은 보수(퇴직금 제외)를 챙기며 ‘연봉킹’에 등극했다. 

김 대표의 급여는 21억1600만원, 상여금은 162만7900만원이다. 이는 전년(94억5000만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택진이형’ CF로 유명한 김 대표는 어려운 기업 수장이 아닌 친근한 모습으로 각인되며 대중에게 큰 호감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논란 속 이용자들과 소통을 무시하는 ‘불통 수장’이라는 불명예가 달리는 모습.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소비자 덕에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그 결과 김 대표 역시 큰 보수를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게임을 즐겨왔던 이용자들의 의견을 도외하는 듯한 모습에 결국, 소비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엔씨소프트를 향한 충성 이용자들의 반발 목소리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김 대표가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 다시 되돌릴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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