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 앞두고 하청 노동자 사망..‘한강 의정부 고산 듀클래스’ 공사현장서 타워크레인 붕괴
건설노조 “안전불감증이 사고 원인, 사업주 엄중 처벌”..안강건설 측 “관계기관 조사 결과 기다리는 중”
‘승승장구’ 안재홍 대표, 외형 성장 못 따라간 안전불감증 도마 위..높아진 처벌 목소리 책임론 대두
시행사 한강 홍사명 대표 ‘사고제로’ 약속 공염불, 의정부 최초 프리미엄 랜드마크 이미지 실추 불가피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의정부 최초 ‘프리미엄 랜드마크’ 타이틀로 수요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한강 의정부 고산 듀클래스’ 지식산업센터가 ‘노동자의 무덤’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지난해 8월 야심차게 첫 삽을 뜬 이 공사현장에서 최근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가 발생, 현장 노동자 한명이 사망한 것.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 책임자의 처벌 강화한 법안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대응 준비에 한창인 상황 속 안전관리감독 소홀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홍사명 한강 듀클래스 대표는 기공식에서 “착공하는 날부터 준공될 때까지 작은 안전사고도 없이 튼튼하게 건립하겠다”고 안전 최우선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시공을 맡은 안강건설이 홍 대표의 약속을 물거품으로 만들며 안강건설을 이끄는 안재홍 대표도 가시방석에 앉게된 형국이다.

한강 의정부 고산 듀클래스’ 지식산업센터. <사진=분양 홈페이지> 

◆노동자 사망사고에 ‘안전불감증’ 지적..중대재해법 앞두고 ‘시끌’

1일 안강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2시50분께 이 회사가 시공하는 ‘한강 의정부 고산 듀클래스’ 지식산업센터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붕괴돼 사고로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 한 명이 숨졌다. 

사고 당시 타워크레인의 마스터를 상승시키는 작업 중 타워 지브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며 떨어졌고, 안에서 작업을 하던 조종사는 다발성 골절 등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다음날인 27일 새벽 6시께 사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고용노동부 등은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산업현장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고 나섰다. 매년 산업현장에서는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안전불감증과 관리감독 부재는 특히나 많은 지적사항으로 꼽힌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에 따르면, 현장 노동자들은 “타워크레인 장비를 더 높이 올리는 작업 중 턴테이블 부위가 붕괴되며 전복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최상단 마스트발판에 있는 볼트가 체결돼 있지 않은 볼트 미체결에 의한 사고로 추정했다.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의 최동주 분과위원장은 이번 사고 원인으로 안전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안전불감증’과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빨리빨리 속도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타워크레인 설·해체시 안전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건설사업주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타워크레인 붕괴사고의 주요 유형이 설·해체인 만큼 고용부가 관련 교육 등 대책 마련을 철저히 진행했어야 했다”며 관계당국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산업현장 노동자들의 ‘안전한 일터’ 조성 목소리가 커지는 요즘, 어김없이 발생한 사망사고에 노동계는 물론 국민들의 피로감과 공분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태. 

특히 노동자 사망 등 중대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안강건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안강건설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사고 발생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관계기관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회사(안강건설) 차원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유가족과도 (보상문제 등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재도약’ 포부 안재홍 대표, 승승장구에 제동 걸리나 

안강건설은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강남구 삼성역 인근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재도약에 나섰다. 사세 확장에 따른 업무공간 확보와 관계사와의 시너지를 위해 본사를 이전한 것. 

종합부동산 및 건설기업인 안강은 부동산 컨설팅, 개발 및 시행, 분양, 건물 및 임대관리는 물론 시공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관련 사업의 종합적 기획과 운용 및 시공을 주된 사업 영역으로 하고 있다. 

시공사 안강건설을 포함한 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안강그룹의 매출은 2017년 1400억원에서 3년 만인 2019년 43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안강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20년 기준 214위다.  

그동안 안양 디오르나인, 안산 KDT 지식산업센터, 안산시화 마리나 아일랜드, 마곡 안강 프라이빗 타워 등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를 시행 또는 시공하며 급성장을 이뤘다. 

시행부터 관리까지 건설 전부분을 책임지는 계열사를 가진 종합부동산그룹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셈.

그러나 특히나 노동자 안전사고와 기업의 책임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안강건설 관계자는 “(안강건설은) 건설업을 오랫동안 해온 기업이며 내부적으로 안전관리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거침없는 외형 성장을 따라가지 못한 안전불감증과 같은 후진국형 참사 지적은 상당히 뼈아픈 대목. 

“종합건설그룹으로 재탄생해 또 한번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는 안 대표의 당찬 포부가 순탄하게 실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강 듀클래스 지식산업센터 기공식. <사진=뉴시스>

◆공염불 된 ‘사고 제로’ 약속..난감한 홍사명 대표  

한편, 한강 의정부 고산 듀클래스 지식산업센터 기공식은 지난해 8월21일 개최됐다. 

이날 기공식에는 홍 대표와 안 대표를 비롯해 안병용 의정부시장, 오범구 의정부시의회 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홍 대표는 환영사에서 “의정부 최고 위치이자 조선시대 영의정까지 지내신 신숙주님의 정기가 배어 있는 고산 현장에서 인사말을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한강 듀클래스 지식산업센터를 믿고 사업체 이전을 결정해준 CEO분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기업인이 진정으로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면서 “착공하는 날부터 작은 사고 없이 안전하게, 튼튼하게 준공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특히 프리미엄을 내세운 이 지식산업센터는 입주기업 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때 아닌 건설현장 사망사고로 홍 대표의 ‘사고 제로(0)’ 약속이 공염불이 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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