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용품 환경오염:사람 살리는 마스크가 생태계 위협→다음 타깃은 ‘나’..지구 지키기 전쟁 선포

[공공뉴스=박혜란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개인 보호 장비 (PPE)가 대량으로 사용돼 안면 보호 마스크와 장갑과 같은 새로운 쓰레기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고안된 이러한 제품은 실제로 우리 주변의 동물을 해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COVID-19 쓰레기의 얽힘, 갇힘 및 섭취의 모든 사례에 대한 첫 번째 개요를 제시하고 새 둥지에 장갑과 ​​안면 마스크를 포함합니다. 온라인에서 새로운 상호 작용을 찾거나 직접 관찰한 경우 아래에서 관찰한 내용을 공유하십시오”

전세계 동물들이 코로나19 방역용품인 마스크와 의료용 라텍스 장갑으로 고통받고 있다. 자신의 주변에서 발견한 피해 사진들을 아카이빙 하는 코비드리터(covidlitter) 사이트엔 발에 걸린 대게, 새 등 바다와 하늘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0대 직장인 김씨도 이 사이트를 접한 후 마스크 고리 잘라 버리기를 실천 중이다.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사용해 온 일회용 마스크가 내 건강은 지켰지만, 동물의 생명과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에 큰 미안함을 느꼈다. 

<자료=코비드리터(covidlitter) 캡쳐>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됐다. 처음에는 불편했던 마스크는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당연한 것이 됐지만, 그러나 바이러스로부터 사람을 보호해주는 방역용품들이 환경에는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 개인보호장비 쓰레기에 환경문제 ‘골머리’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보호단체 ‘퍼스픽 비치 연합’(PBC)은 마스크나 장갑 등 버려진 개인보호장비(PPE)로 인한 쓰레기가 해변에 급증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4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를 모아 해변을 청소하는 이 단체는 이전까지 쓰레기가 대부분 담배꽁초나 음식 포장지였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린 애덤스 PBC 회장은 “마스크, 장갑, 손세정 티슈가 주변과 길거리에 천지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인간이 버린 방역용품이 심각한 해양쓰레기 문제를 야기시키고 이를 동물들이 먹거나 여기에서 나온 플라스틱이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해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오며 확산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질병관리청은 같은해 11월부터 버스와 지하철 및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마스크 미착용 시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일상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한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며, 앞으로도 백신 면역력이 생길 때까지 상당 기간 동안 마스크 착용은 불가피한 상황.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차원에서 전 국민이 착용하는 마스크를 기존 ‘일회용’ 마스크 생산 및 보급 위주에서 ‘친환경 다회용’ 마스크 사용 권장으로 정부 정책을 전환해 ‘방역문제 해소와 환경오염 최소화’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의 정책제안이 나왔다.

마스크 의무 착용 홍보와 함께 폐기 방법도 제대로 홍보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회용 마스크 친환경 사용 및 처리방안’을 마련해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교육부 등에 정책 제안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한지 벌써 1년이 지났고, 앞으로 상당기간 착용이 불가피해 이에 따른 환경오염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국민권익위는 국민생각함 국민의견과 민원분석을 토대로 ▲보건용 마스크 친환경 생산 및 유통 활성화 방안 ▲폐기방법 대국민 홍보 강화 방안 ▲폐 마스크 처리 및 수거방식 개선 방안을 관계기관에 정책 제안했다.

우선 ‘보건용 마스크 친환경 생산 및 유통 활성화 방안’에는 ▲다회용 마스크 사용 권장으로 정책 전환 검토 ▲친환경 마스크 생산·유통 관련 표준 지침 마련 ▲보건 안전성 있는 다회용 마스크의 의약외품 인증 받도록 심사기준 정비 ▲친환경 소재 마스크 유통 활성화를 위한 국가차원의 행정·재정 지원 방안 마련 등을 담았다.

‘폐기방법 대국민 홍보 강화 방안’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홍보 시 폐기 방법 안내 ▲마스크 제품 포장지에 폐기방법 안내 문구 명시 ▲학교 수업 시 마스크 폐기 방법 주기적 교육 등이다.

마지막 ‘폐 마스크 처리 및 수거방식 개선 방안’에는 ▲공원·산책로 등 공중 이용 장소에 전용 수거함 설치 검토 ▲보건 안전성 전제의 폐 마스크 수거체계 마련해 재활용 검토 ▲공공근로사업 등과 연계한 취약지역 주기적 청소·관리 등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국민권익위는 두 차례에 걸쳐 국민생각함에서 국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국민들은 평균 2.3일당 1개의 마스크를 사용했으며 응답자 중 82%는 일회용 마스크를 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는 “이를 전체 국민으로 환산하면 하루 2000만개가 사용·폐기되는 셈”이라며 “연간으로 보면 73억개에 달해 마스크 생산·폐기 과정에서 환경오염 우려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생각함 응답자 중 80%는 보건 안전성을 가진 필터형 다회용 마스크 사용을 권장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또 응답자 중 85%가 친환경 마스크의 생산·유통 활성화를 위해 국가차원의 행정·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현희 국민권익위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매일 배출되는 마스크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후변화와 친환경 관점에서 마스크가 사용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 전세계 탈 플라스틱 움직임..코로나가 ‘발목’ 

현재 매일 소비되는 KF94 등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 소재로 구성된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것으로, 흙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또 재활용을 할 수도 없다.   

때문에 마스크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그러나 매일매일 사용하며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나 라텍스장갑 등 개인보호장비로 인해 생태계 곳곳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브라질에서는 마스크를 삼킨 펭귄이 죽었고, 캐나다에서는 마스크에 날개가 얽혀 새가 죽은 경우도 있었다. 또 라텍스장갑 틈에 낀 물고기가 죽은 사례도 확인되는 등 전세계에서 동물들의 피해가 상당하다.  

결국 사람들의 편의와 건강을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제품들이 환경과 생태계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 

코로나19 장기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마스크 고리를 잘라 버리고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코로나 시대, 환경과 야생동물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비단 개인보호장비만은 아니다. 비대면 증가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한 것 역시 문제로 꼽히고 있다.  

플라스틱은 땅 속에서 수백 년간 묻혀있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잘게 쪼개어진 플라스틱은 크기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과 초미세 플라스틱(나노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미세 플라스틱은 5mm 미만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하고 나노 플라스틱은 지름 100㎚(나노미터·100만분의 1㎜) 이하의 크기로 더 작다. 나노 플라스틱의 경우 맨눈으로는 물론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작은 입자의 플라스틱은 하수처리시설에서도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된다.

이후 파도나 자외선 등과 만나면서 잘게 쪼개져 각종 해양생물의 먹이 사슬에 끼어들게 되고, 결국 고농축 상태로 우리의 식탁에 오르거나 생활용품에 스며들게 된다.   

이처럼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돌고돌아 환경은 물론, 사람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뉴시스>

# 생태계 파괴, 결국 인간을 위협한다

최근 몇 년에 걸쳐 기후위기·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실생활에서 배달용기 및 텀블러 사용 시 할인 등의 움직임도 확산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장으로 택배와 배달 쓰레기가 급증하며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 여기에 일회용 개인보호장비 사용량의 증가 역시 전세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회적 현안이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1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과 함께 한국형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논의할 ‘제1차 K순환경제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순환경제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수립한 ‘2050 탄소중립’ 10대 추진 과제 중 하나.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7회에 걸친 정책포럼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순환경제 혁신 로드맵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환경부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순환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2차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실천운동’도 이날부터 시작했다.

이번 실천 운동은 올해 1월4일부터 2740명이 참여한 1차 행사(고고 챌린지)의 후속이다. 

‘고고 챌린지’는 조명래 환경부장관으로부터 시작됐으며, 탈(脫)플라스틱 사회로 가기 위해 생활 속 우리가 할 수 있는 1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일 1가지를 약속한 후 다음 주자 3명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차 행사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첫 주자로 나섰다. 1차 행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다짐을 담은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후 후속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개인보호장비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해되는 마스크 필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는 등 연구개발도 한창이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오동엽·박제영 박사팀은 최근 호흡 방해 같은 불편은 해소하면서도 퇴비화 토양 조건에서 한 달 안에 100% 분해되는 마스크 필터 기술을 만들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오동엽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마스크를 분해하기 위한 전용 퇴비화 매립장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마스크의 성능은 높이면서도 자연보호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K-방역’의 위상을 높여왔다. 진단키트, 손소독제, 마스크 등 우수한 품질의 국내 제품들도 위상 향상에 한몫했다. 

그러나 전세계에 이름을 떨친 K-방역이지만, 환경은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는 모습. 일상화된 마스크를 포함한 어마무시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탈플라스틱’을 외치고 있는 현실과는 엇박을 내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점은 더욱 불편한 상황.

정부 방역방침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개인 방역에 충실해야 하지만 뒤따르는 환경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방역용품들이 환경을 죽이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생태계에 피해가 없도록 제대로 잘 버리는 습관도 필요하다. 

무심코 버린 마스크 등 용품들은 썩기는커녕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야생동물까지 죽게 만든다. 생태계 위협은 결론적으로는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을 위협하는 일.

환경이 파괴되면 동물이 사라지고, 동물이 사라지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방역용품이 지구에는 골칫덩어리가 된 모순적인 상황을 방관만 하게 된다면 다음 피해자가 당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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