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탁 교수 “대외적 활동 잠정 중단..학문적 내실 다질 것”

박훈탁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사진=위덕대 총학생회 ‘파랑’ 페이스북>
박훈탁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사진=박훈탁 TV 캡쳐>

[공공뉴스=박혜란 기자]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 개입에 의한 폭동’이라고 폄하해 물의를 빚은 경북 경주의 위덕대학교 교수가 국민들 앞에서 공개 사과했다. 

위덕대 총학생회 ‘파랑’은 12일 “박훈탁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했다. 

박 교수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어떠한 해명과 이유도 상처받은 많은 국민과 5·18 관계자분들, 위덕대학교 구성원들의 분노와 아픔과 슬픔을 대신할 수 없단 걸 알기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5·18과 관련한 다른 견해와 저의 학문적 입장을 소개하는 것이 이렇게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 준 것에 대해서 한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거듭 사과했다. 

또한 박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학문적 내실을 다지고 성찰하고자 모든 대외적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개인적 성찰과 학문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다영 파랑 회장은 “총학생회는 기사보도 당일부터 해당 교수와 지속적인 면담을 통해 각자가 갖고 있는 생각의 간격을 좁히고 해당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박 교수의 사과 영상을 총학생회 유튜브와 SNS에 게시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한 개인의 사상과 신념을 전체의 것으로 오인해 그 구성원들까지 매도하고 비난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로써 지양돼야 한다”며 “열심히 도전하는 청년들이 어른들의 선악구도에 희생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열정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위덕대학교 총학생회 ‘파랑’ 페이스북><br>
<자료=위덕대학교 총학생회 ‘파랑’ 페이스북>

앞서 박 교수는 최근 ‘사회적 이슈와 인권’ 과목의 비대면 수업 중 “5·18이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행위라는 주장은 상당한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980년 5월18일에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돼 광주에 20사단이 들어가려고 했을 때 300명~600명에 달하는 폭도들이 20사단을 쫓아냈다”는 등 망언을 해 논란이 됐다. 

특히 “광주 폭동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한 분이 지만원 박사다. ‘5·18 왜곡 처벌법’은 광주사태의 진실에 관해 입을 틀어막겠단 의도다”라며 5·18 왜곡 처벌법이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주제로 한 중간고사 과제물로 내기도 했다.

이러한 박 교수의 주장에 5·18 관련 시민단체들은 반발했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유족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해당 교수의 퇴출을 요구했다.

단체는 박 교수의 행위는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대학 강단에서 지만원의 5·18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하는 등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하고 역사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중간고사 과제물에 대해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시민단체는 박 교수의 즉각 퇴출과 공식 사과, 역사왜곡 재발 방지 방안 제시를 요구하며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훼손하는 행위를 반드시 바로잡고 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