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강현구, 비리 연루 전임 대표..2회 연속 ‘반쪽 재승인’ 불명예
5년 재승인 합격에 총력..1월 방심위 잇단 제재로 부정적 인식 ↑
‘전무→사장’ 승진 승승장구, 정부 심사 결과로 입지 흔들 우려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이완신 롯데홈쇼핑 사장이 5월 ‘운명의 달’을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한 모양새다.

비리 사건에 연루된 전임 대표들로 인해 롯데홈쇼핑은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TV홈쇼핑 ‘3년 조건부 재승인’이라는 불명예를 얻은 가운데, 그동안 윤리경영을 강화하는 등 재승인 심사 준비에 온 힘을 쏟아왔고 이번 심사 결과는 사실상 이 대표의 역량과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는 시험대가 된 까닭.

하지만 올해 1월 방송통신심의원회로부터 법정제재인 ‘경고’와 행정지도인 ‘권고’ 조치를 잇달아 받은 점 등은 또 다시 롯데홈쇼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웠다. 방송평가가 심사에서 높은 배점을 차지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5년 재승인’이 녹록치 않다는 평가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 사장은 2019년 12월 롯데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한 사장 승진자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 이번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내부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사장 <사진=롯데그룹>

◆5월 ‘운명의 달’..재승인 앞두고 터진 악재 ‘좌불안석’ 

3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은 오는 5월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막바지 서류작업에 한창이다.

롯데홈쇼핑의 TV홈쇼핑 사업자 승인 유효기간은 내달 27일까지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위원회를 열고 조만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그동안 “재승인 심사를 위해 1년 가까이 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조건부 재승인이 3회 연속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TV홈쇼핑 5년 재승인에 자신감과 의지를 드러내 왔다. 

실제 롯데홈쇼핑은 올해 재승인을 위해 판매 수수료 인하와 중소기업 상품 편성 비중 확대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설명. 

중소기업 상품 판매 수수료율은 2015년 32.3%에서 2019년 29.4%까지 낮아졌다. 이는 TV홈쇼핑 4개사 중 최저 수준이다. 또 중소기업 상품 편성 비중도 70%로,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인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을 제외하고 가장 높다. 

또한 외부 감시 및 자문기구인 윤리위원회, 임직원 부조리와 불공정 행위를 신고하는 윤리경영 신문고 채널을 운영하는 등 윤리경영에도 힘써왔다. 

조건부 재승인이 아닌 이번에는 5년짜리 온전한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롯데홈쇼핑이 올해 ‘반쪽 재승인’ 사업자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TV홈쇼핑 재승인을 앞두고 수장의 비리 의혹 등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정부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재가 올해도 어김없이 고질적으로 터져나오며 롯데홈쇼핑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까닭.  

방심위는 1월19일 롯데홈쇼핑에 두 차례의 제재 조치를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판매 방송에서 “섹시하다는 게 여자한테는 건강하다는 것” 등 성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발언을 그대로 송출해 행정지도인 ‘권고’를 내렸다. 

이보다 일주일 전에는 법적제재인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 역시 지난해 10월 방송된 내용이 문제가 됐다.

롯데홈쇼핑은 당시 독일 스포츠 배낭 전문 브랜드 ‘도이터’의 라이선스 의류 제품인 구스다운을 판매하면서 도이터는 의류를 제조·판매하고 있지 않음에도 도이터와 기술 제휴 등을 한 것 처럼 표현해 철퇴를 맞았다. 

롯데홈쇼핑 홈페이지 갈무리

◆비리 연루 수장에 ‘반쪽 재승인’ 불명예..눈엣가시 된 방송사고

방심위의 제재 수위는 ‘의견제시’, ‘권고’, ‘주의’, ‘경고’, ‘관계자 징계’, ‘과징금’ 순으로 높아진다.

특히 ‘방송평가’는 과기부의 TV홈쇼핑 재승인 심사 항목 중 하나다. 전체 평가 항목 중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는 만큼 재승인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롯데홈쇼핑은 방심위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TV홈쇼핑 사업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방심위가 2019년 한 해 동안 의결한 제재 조치 총 132건 중 롯데홈쇼핑 제재는 관계자 징계 2건, 경고 1건, 주의 4건 등 총 7건이다. 

주의 이상부터는 방송평가에서 감점되는 법정제재에 속한다. ▲주의 1점 ▲경고 2점 ▲관계자징계와 과태료 4점 ▲시정명령 8점 ▲500만원 이하의 과징금 10점 등 감점 요인이다.

정부가 롯데홈쇼핑에 2회 연속 3년 조건부 승인을 내린 상황에서 이러한 제재를 받았다는 점은 더욱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는 모습. 

앞서 2015년 당시 신헌 전 대표는 중소업체 납품비리에 연루,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신 전 대표에 징역 2년과 추징금 8800만원을 선고를,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현직 임직원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롯데홈쇼핑은 처음으로 3년 기한의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3년 후인 2018년 5월 과기정통부는 롯데홈쇼핑에 또 다시 3년간 사업 재승인을 결정했다. 

강현구 전 대표가 2015년 롯데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 때 허위 사업계획서로 방송법을 위반했고, 로비와 불법자금 제공 혐의도 드러나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강 전 대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해당 혐의로 과기부는 롯데홈쇼핑에 6개월간 매일 6시간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행정소송에 나섰으나 1심은 패소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완신, 신동빈 회장 신임 속 ‘승승장구’..재승인 과제 해결할까?  

한편, 전임 수장들의 비리 사건 등이 회사를 뒤흔들며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경영 상황마저 악화시킨 가운데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인물이 현재 롯데홈쇼핑 대표인 이완신 사장이다.

이 사장은 2017년 3월 대표에 선임됐으며, 롯데홈쇼핑은 ‘이완신 체제’에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59억원, 12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7년 9250억원에서 2018년 908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19년 9869억원, 2020년 1조759억원 등 상승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2017년 1120억원, 2018년 989억원, 2019년 1200억원, 2020년 1252억원 등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신동빈 롯데그루 회장이 백화점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던 인물이던 이 사장을 수장으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 ‘재승인 통과’ 미션을 준 것이라는 게 당시 분위기였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공정거래 정착 및 중소기업 활성화를 조건을 내걸고 가까스로 3년 재승인을 받았다. 이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점은 신 회장의 신임이 여전히 두텁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적면으로 보면 이 사장은 경영 능력을 어느정도 입증한 셈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5년 재승인 성공이라는 과제는 아직 남았다. 롯데홈쇼핑의 장기 사업계획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 

그러나 방심위 제재 건 등 잡음이 5년 승인에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조건부 승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장의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할지, 아니면 신 회장의 신임과 엇박을 내는 결과 도출로 입지를 흔들게 될 지 정부의 결정에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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