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일탈:폭행 방관·음주 교통사고 등 잇단 논란→쇄신 통해 ‘민중의 지팡이’ 명예 되찾기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최근 광주광역시 동구 한 술집에서 40대 여성이 폭행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경찰 간부가 현장을 벗어나 외면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술자리에는 건설업을 하는 국회의원 특별보좌관 출신 사업가와 동부경찰서 소속 경감 A씨, 재력가 B씨, 피해여성 등 5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갑작스러운 폭행에 놀라 휴대폰으로 신고하려 했지만 2차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구대 경찰관이 도착 후에야 폭행이 끝나는 CCTV 영상이 공개되자 SNS를 중심으로 가해자, 방관자 등을 향한 비난이 거세졌다. 광주광역시경찰청은 경감 A씨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 내부 감찰에 들어갔다.

<사진=뉴시스>

흔히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고 한다. 국민들의 생활이 생활하는 데 있어 버팀목이 되거나 도움을 준다는 의미다.

치안유지, 건전한 사회풍토 조성을 위해 고생하는 경찰 공무원들에게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일탈을 저지르는 일부 때문에 경찰 조직에 큰 실망을 표하기도 한다. 

#물 흐린 미꾸라지 경찰

국민 안전에 책임을 기하는 현직 경찰관들이 크고 작은 사건으로 경찰조직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행정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공직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초 부산의 한 호텔에서 음주 상태로 행패를 부린 부산경찰청 간부 직원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C경감은 14일 오후 11시20분께 경남 창원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다른 차량을 충격했다.

C경감은 올해 2월에도 한 호텔에서 음주 상태로 행패를 부리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바 있는 인물. 이 사건으로 경정에서 경감으로 계급이 강등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또 다시 물의를 일으키며 경찰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이 의원은 “윤창호법이 제정되고 음주운전과 관련해 전 국민적으로 관심과 우려가 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찰 간부가 연달아 음주사고를 내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비위를 일으킨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남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방역을 역행하고 골프장에서 모임을 가진 간부들의 일탈 행위도 질타를 받았다.

당시는 특별 방역 관리 주간으로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이뤄지고 있던 상황. 하지만 나주경찰서장과 나주서 소속 간부 등 3명은 올해 4월 연가를 내고 영암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 모임을 갖고 감봉,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범정부적인 방역망 구축에 역행한 간부들의 일탈은 큰 문제다. 전반적인 기강 해이 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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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경찰청·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15일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에서 이규문 부산경찰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민중의 지팡이 본연에 충실

반대로 빠른 판단력으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경찰의 훈훈한 미담들도 이어지고 있다.

15일 유튜브 대한민국 경찰청 채널에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아요. 다급히 순찰차를 찾은 엄마’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 속에는 이달 7일 오후 7시께 서울 송파구의 한 도로에서 아이를 안은 엄마가 순찰차를 발견하고 세우는 장면이 담겼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 제발 살려달라”고 도움을 청했고, 엄마와 아이를 태운 순찰차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아이는 희귀병인 선천적 경련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퇴원해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도움도 큰 역할을 했다. 경찰은 급히 응급실로 향하면서 시민들에게 양보 운전을 부탁했고, 도로 위 차량들은 일제히 순찰차에 길을 내주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평택경찰서 평택지구대 순찰2팀도 지난달 26일 먼저 손을 내민 시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순찰차에 시동을 걸고 병원으로 환자 이송을 무사히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년의 한 여성은 직장암 말기 남편이 방사선 치료 부작용으로 출혈이 발생하자 지구대 문을 두드렸다. 경찰은 119구조대에 공조를 요청했으나 응급 상황이 아닌 경우 관할구역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 결국 직접 순찰차로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했다. 

해당 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칭찬을 받으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동료 경찰들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시민의 안전을 함께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6월 울산에서는 “주변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는데 어딘지 모르겠다” 한 아파트 주민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3명이 해당 아파트를 1층부터 뒤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내 생명을 살린 일도 있었다.

아파트 1층부터 소리가 나는 집을 찾던 경찰은 7층의 한 세대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확인, 50대 여성이 남편이 쓰러져 숨을 쉬지 않는다며 울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경찰은 곧바로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결과 몇 분 후 심정지가 왔던 남성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이 남성은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당시 쓰러진 남성을 살린 울산 북부경찰서 농소1파출소 소속 김영경 경위는 울산경찰청이 선정한 올해의 울산 탑폴리스(Top-Police)로 선정됐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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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그만..쇄신이 필요한 시점

일선 비리 등은 매년 국감 도마 위에 오르고, 수차례 사과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 비위 문제는 지속됐고, 그 결과 파면 등을 포함한 경찰 징계 건수는 매년 증가세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경찰청 징계 건수는 2018년 406건을 시작으로 2019년 416건, 지난해 420건 등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 제공받은 인천경찰청의 올해 8월까지 징계 현황은 전체 21건 중 71.4%(15건)은 경징계인 감봉, 견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경찰 비위 문제로 기강 확립은 필수다. 기강 확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치안서비스 등의 부재로 국민의 피해가 커지기 때문. 반성과 쇄신을 통해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10월21일은 ‘경찰의 날’이다. 건국과 구국, 호국 경찰공무원으로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경찰사를 되새기고 선진조국 창조의 역군으로 새로운 결의를 다지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특히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국민의 경찰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고 치안 유지, 부정부패 추방, 건전한 사회풍토 진작 등 경찰의 임무를 다시금 확인한다.

지금 어디에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국민 치안에 노력하고 있는 경찰이 있는 반면 이들의 노고를 무색하게 만드는 경찰이 있을 지도 모른다.

경찰의 날을 앞두고 국감에서 경찰 신뢰도 하락에 대한 지적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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