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바이오’ 삼성, ‘전기차’ 현대車..미래 먹거리 집중 육성 방점
롯데-한화, 각 37兆 투자..윤석열 정부 ‘민간 주도 성장’ 기조 화답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 천명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경제 기조에 발맞춰 재계의 투자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삼성을 필두로 현대자동차, 롯데, 한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며 그룹사 미래 먹거리 확보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해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 이들 4개 그룹이 발표한 투자 규모만 총 588조원에 달한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왼쪽부터)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왼쪽부터)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삼성, 반도체·바이오 미래 승부수..450조 통 큰 베팅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 금액 중 80%인 360조원은 국내에서 이뤄진다. 또 8만명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이 제시한 투자 규모는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어난 것으로, 삼성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산업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연평균 투자규모를 30%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선제적 투자 및 차별화된 기술력, 새로운 시장 창출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선제적 투자 및 차별화된 기술력, 새로운 시장 창출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 

지난 30년간 선도해 온 메모리 분야에 향후 5년간 지속 투자해 ‘초격차’ 위상을 강화한다.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R&D를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고성능·저전력AP,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불가결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및 센서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국내에 신성장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관련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차세대 생산 기술을 개발·적용해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한다. 차세대 패키지 기술 확보로 연산칩과 메모리가 함께 탑재된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꿈꾸는 바이오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나가면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서기로 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에 이어 5·6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생산기술·역량(세포주 개발 등)을 고도화해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량 1등을 넘어 ‘압도적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삼성은 미래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 분야에서 ‘초격차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AI 및 통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산업·사회·경제 전반의 혁신과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청년 고용 확대와 관련해서는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더욱 확대해 민간에 의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앞서 삼성은 2018년 발표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초과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도 3년간 4만명의 채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청년 실업과 양극화 등 사회적 난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드림클래스 등 취업경쟁력 제고 및 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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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4년간 63조 투입..“한국을 미래 사업 허브로”

현대자동차·기아·현대현대모비스 등 3사도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2025년까지 4년 동안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면서 ‘그룹 미래 사업 허브’로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우선 미래 성장의 핵심축인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주력한다.

이 분야에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총 1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3사는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서는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시설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전동화 및 친환경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제품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증대 기술 개발 등 통합적인 제품 경쟁력 향상을 추진한다. 

순수 전기차 대중화시대를 대비해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에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하에서 개발된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 과 PBV 전용 플랫폼 ‘eS’를 선보인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충전 솔루션, 고객 서비스 등 인프라 부문에서는 2025년까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배터리, 충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 등 영역에서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이와 함께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완성차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모바일 로봇 기술 및 모델 등을 개발한다. 또 로보틱스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본격 실증 사업에 나선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 및 핵심 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 속도를 낸다. 

커넥티비티 분야에서는 차량 제어기술 무선 업데이트(OTA), 제어기 통합, 서버 음성 인식, 위치 기반 개인화 서비스 강화 등 미래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 

자율주행 분야는 차량 제어기, 라이다와 카메라 등 센서를 비롯해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시 비상상황을 대비한 리던던시(이중안전기술) 시스템 등 레벨4 자율주행 요소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로보라이드 등 로보택시와 로보셔틀은 상용화를 대비한 도심 실증 사업을 이어간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는 PBV, 로보트럭 및 셔틀 등 디바이스 콘셉트 모델 및 실물 개발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다양한 미래 신사업을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기술을 내재화한다.

또한 선행연구, 차량성능 등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 서비스 향상 등에도 38조원이 투입된다. 2025년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량 고객들의 상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제품 라인업도 최적화한다.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 차량에 적용되는 부품 품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집중한다. 

3사는 동시에 장비 및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생산과 판매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한다. 기반시설 및 보완투자 등 시설투자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미래 신사업·신기술과 전동화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속 국내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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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한화도 37조 투자 보따리..경제 활기·일자리 창출 기여

한화그룹도 향후 5년간 미래 산업 분야인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국내 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37조6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5년간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한다.

한화그룹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를 위한 미래 기술 내재화 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를 통해 제품뿐만 아니라 핵심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20조원의 국내 투자는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의 3개 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풍력 등의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한 에너지 개발 사업영역 확대도 도모한다.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국제 환경에서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각오다.

9000억원은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투자된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 우리 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한다는 계획.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중립에 발걸음을 맞추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친환경 고부가제품 연구 개발, 크레졸 등 친환경 헬스케어 제품 사업 등을 통한 환경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자, 이를 통해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과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K-방산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한국형 위성체 및 위성발사체, UAM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관련 시장을 개척하는데 앞장선다는 각오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국내 우주사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우주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 부문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 등에 4조원, 건설 분야 복합개발 사업 확대 및 프리미엄 레저 사업 강화 등에도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국내 투자와 병행해 고용 확대에도 앞장선다. 향후 5년간 총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고용 확대에 기여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여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한화그룹은 ”투자와 고용을 통한 기업 본연의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ESG 경영’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스타트업 기업 육성, 친환경 사회공헌 캠페인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병행해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을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역시 2018년 이후 4년 만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5년간 37조원으로 역대 최대다.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부문별로는 헬스 앤드 웰니스(Health&Wellness) 부문에서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앞서 롯데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생산 공장 인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모빌리티 부문은 올해 실증 비행이 목표인 UAM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화학 사업군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유통 사업군에서는 8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호텔 사업군은 호텔과 면세점 시설을 중심으로 2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식품 사업군에 대해서도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 2조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조만간 SK그룹과 LG그룹 등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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