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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진단] 세월호 5주기에 찬물 끼얹은 한국당 ‘막말 릴레이’

2019. 04. 16 by 유채리 기자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월호 유가족을 겨냥해 올린 비난 글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징하게 해쳐 먹는다’ ‘징글징글하다’ 등 거친 표현을 한 한국당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인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서둘러 삭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사태가 커지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냈지만,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해야 할 날에 막말성 발언을 올리면서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 <사진=뉴시스>

정 의원은 16일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징글징글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적은 뒤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고 곁들였다. 그는 논란이 일자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당 안팎에서 비판이 쇄도했다.

차 전 의원도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며 막말을 쏟아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5주기 전날인 15일 페이스북에 “그들이 개인당 10억의 보상금 받아 이걸로 이 나라 학생들 안전사고 대비용 기부를 했다는 얘기 못 들었다”며 “귀하디 귀한 사회적 눈물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 싸먹었다. 나 같으면 죽은 자식 아파할까 겁나서라도 그 돈 못 쪼개겠다”고 적었다.

그는 “문제는 이 자들의 욕망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며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보통 상식인이라면 ‘내 탓이오’ 할 텐데 이 자들은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한테 세뇌당해서 그런지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 거까진 동시대를 사는 아버지의 한 사람으로 나도 마음이 아프니 그냥 눈감아줄 수 있다”며 “그러나 애먼 사람한테 죄 뒤집어씌우는 마녀사냥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해당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들’이라고 지칭했던 대상을 ‘세월호 유가족들 중 일부 인사들’로 수정한 뒤에도 논란이 계속 일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는 세월호 유족을 모욕하는 글이 큰 파문을 일으키자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인 16일 사과했다.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들께 머리 숙여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글을 올린 경위에 대해 “제가 황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책임자로 고발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인 언어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다”며 “세월호 희생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거 같아서 순간적인 격분을 못 참았다. 저의 부족한 수양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가족들 아픈 상처가 저로 인해 도졌다는 생각에 괴롭고 송구스럽다”면서 “깊이 반성하며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페북과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이나 피해자분들께 아픔을 드렸다면 이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당 윤리위 차원에서 검토를 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일제히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정치권에서 이런 소재로 정당의 공식 논평이 이뤄져야 하는지 수준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며 “제정신인가. 다른 사안이라면 발언을 즉각 철회하라 했겠지만 그 수준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위로한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정 의원에 대한 국회 제명과 차 전 의원에 대한 당 제명에 즉각 나서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일부에서 세월호를 향해 막말이나 혐오감 표현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인간으로서 할 언행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가 시스템 붕괴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일말의 죄책감없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했다”면서 차 전 의원을 향해 “반사회성 인격 장애,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하며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차마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기 힘든 잔인한 정치인들의 패륜적인 음해는 우리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당 소속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황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한국당 소속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의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아이들을 기억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다짐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세월호 5주기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긴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5년 동안 변화도 많았다. 안전에 대한 자세가, 이웃을 걱정하고 함께 공감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얼마 전 강원도 지역 산불 때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동이 불편한 이웃들을 먼저 챙겼다”며 “나만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행동이 모두를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세월호의 아이들을 기억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이 이 나라를 바꾸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월17일 이뤄진 세월호 희생자 영정 이안식을 언급하면서 “5년 동안 국민과 함께 울고 껴안으며 위로를 나누던 광화문을 떠나는 유가족들의 마음이 어떠셨을지 다 가늠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머물렀던 자리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공간이 됐다는 것이 유가족께 작은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세월호의 아픔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선언하는 공간인 ‘4.16 생명안전공원’도 빠르게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긴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도 오늘만큼은 우리 곁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안아줄 것 같다.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추모의 메시지를 발표한 가운데 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막말을 쏟아내 지탄을 받고 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에 대한 제명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 특히 한국당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세월호 유가족에게 상처를 준 해당 의원들은 당 차원의 강도 높은 징계 처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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