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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 김씨, 장용준 대신 “내가 운전했다” 警 “금전 대가, 휴대폰 포렌식 결과 확인 無”

[공공진단] 장제원 의원 아들 뺑소니 ‘무혐의’를 바라보는 시선

2019. 09. 24 by 유채리 기자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인 랩퍼 장용준(활동명 ‘노엘’)씨가 음주 뺑소니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충돌 후 거리와 속도 등을 분석한 뒤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으로 이에 따라 장씨를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과 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등의 최종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이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했고 뺑소니 무혐의 결론은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론은 장씨의 무혐의에 대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는 상황. 장씨가 고위공직자인 아버지를 둔 것이 무혐의 결과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랩퍼 장용준 씨 <사진=뉴시스>

◆ 뺑소니 ‘무혐의’ 났지만 ‘음주운전·범인도피 교사’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3일 장 의원의 아들인 장씨의 음주 뺑소니 혐의에 대해 장씨와 사건 당시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나선 지인 김모씨 사이에 대가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범인 도피 혐의와 관련해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고자 수사를 진행했다”며 “당사자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디지털 증거물을 분석해 수사에 활용하는 과학수사 기법의 총칭)하고 금융계좌 등을 분석해본 결과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장씨와 김씨와 사이에 ‘대가 약속’ 또한 현재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은 장씨에 대해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상 위험운전치상·음주운전·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김씨에 대해선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장씨는 이달 7일 오전 2시40분 경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이 장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장씨가 음주사고 이후 이를 수습하면서 김씨를 내세워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부터다. 이 과정에서 사고 피해자에게 합의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장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김씨에게 대신 운전해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했다.

다만 김씨에 대해 “‘아는 형’일 뿐이라 부탁했을 뿐”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대가를 제시하거나 장 의원 등의 가족이 개입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브리핑에서 “당사자들이 친한 지인관계라고 진술했다”며 “대가성에 관한 구체적 관계 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 통화내역을 수사해봤지만 평소부터 친밀한 관계였던 게 확인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은 “사고 전에 장씨와 김씨, 동승자 등이 만난 것을 확인했다”며 “만남 후 사고가 있었고 평소 친분이 있어서 장씨가 김씨에게 연락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과거 직업관계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장씨 집안과의 관련성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19·활동명 '노엘')씨 측 변호인인 이상민 변호사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의혹을 설명하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19·활동명 '노엘')씨 측 변호인인 이상민 변호사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의혹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블랙박스 ‘이틀 후’ 제출, 경찰 “증거인멸 아니다”

경찰은 사건 이후 시점의 폐쇄회로(CCTV) 및 블랙박스 영상 분석, 통화내용 및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분석, 금융계좌 확인 등의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앞서 장씨가 사고 현장에서 차량 블랙박스를 가져간 뒤 이틀이 지나서야 경찰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을 도로교통공단에 감정을 받았지만 제출 영상에 편집된 흔적은 없었다”며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가 감정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장씨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혐의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훼손했을 때 성립되는 죄”라며 “본인이 가져갔기 때문에 죄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한 뺑소니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사고 후 최소 정지거리를 조사하기 위해 도로교통공단에 분석을 의뢰해 결과를 받았다”며 “장씨가 피해자 구호조치 등을 실시했고, 유사 사건 관련 판례를 종합한 결과 도주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건 당시 장씨의 동승자였던 A씨 역시 음주운전 방조,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씌워 기소의견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가 자리에 앉아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가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 SNS로 사과는 했지만..여전히 차가운 여론

앞서 사건이 벌어진 7일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로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장 의원은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성인으로서 잘못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달게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아들 장씨도 자신의 SNS에 “수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그에 따른 처벌을 달게 받도록 하겠다”며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죄책감을 가지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반성의 뜻을 전했다.

한편, 장씨는 음주운전 논란 외에도 성매매를 시도한 정황이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아들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당시 바른정당 소속이던 장 의원은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함과 동시에 당 대변인직과 부산시당위원장 직을 내려놓았다.

물론, 경찰의 이번 발표가 적법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씁쓸한 일부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적어도 빽없고, 힘없고, 돈없는 사람들에게 ‘00의 자식이라서’라는 인식은 들지 않도록 향후 수사기관은 더욱 철저한 조사를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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