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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화가 넘치는 세상..‘묻지마 범죄’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2019. 10. 01 by 정혜진 기자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최근 사소한 시비에도 흉기를 휘두르고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서 범죄로 이어지는 사건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묻지마 범죄’는 어떤 명확한 동기도 없이 아무 관련 없는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를 말한다. 피해자들은 언제, 어디서 범죄의 표적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셈.

특히 ‘묻지마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은 범인이 잡혀도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에 범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물론 무고한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경기도 일산동구의 한 상가 건물 CCTV에 무차별 폭행을 저지른 용의자가 찍힌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달 22일 경기도 일산동구의 한 상가 건물 CCTV에 무차별 폭행을 저지른 용의자가 찍힌 모습. <사진=뉴시스>

◆일산 女화장실 ‘묻지마 폭행’ 범인, 알고보니 외박 나온 군인

경기도 일산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30대 여성이 처음 보는 남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산동부경찰서는 1일 “경기도 한 부대 소속 군인이 외박을 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오전 중 수사기관과 협조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새벽 1시30분께 일산동구의 한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30대 여성 A씨가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당시 이 남성은 A씨가 화장실 칸에서 나오지 못하게 막고 머리와 얼굴 등을 집중적으로 폭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비명을 지르며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폭행 장소가 벌어진 3층에는 노래방이 있어 A씨 목소리는 밖으로 들리지 않았다.

A씨는 당시 폭행으로 전치 3주(뇌진탕)의 진단을 받고 정신과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 등을 분석, 이 남성이 지난 21일 군에서 외박을 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조사한 뒤 신병을 군 수사기관에 넘길 방침이다.

최근 특별한 이유나 원한 관계없이 불특정 상대를 향해 폭력 등을 행사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가해자들의 분노 대상이 주로 여성·노인 등 상대적 약자들이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앞서 부산역 지하상가에서 여성 행인 2명이 문신을 했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하고 달아난 남성이 3일 만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9일 폭행 혐의로 B(5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9월5일 오후 2시50분께 부산 동구 부산역 지하상가 7번 출구 계단에서 여성 여행객 C(26)씨 등 여성 2명을 뒤따라가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B씨의 갑작스러운 폭행에 코뼈가 내려앉는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범행 현장 주변 CCTV 등을 집중 분석, 도주 경로를 추적해 은신처를 확인하고 8일 오후 B씨를 검거했다.

B씨는 경찰에서 “피해자들이 문신을 하고 다녀 보기 싫었다”며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평소 문신에 대한 혐오가 있다”고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

<사진=뉴시스>

◆“나도 언제든 피해자로”..두려움에 떠는 시민들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묻지마 폭행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나도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실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등과 같은 묻지마 범죄자는 꾸준히 5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묻지마 범죄 가해자는 2013년 54명, 2016년 57명, 2017년에는 50명으로 지난해 7월까지 31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기준 전체 묻지마 범죄 가해자의 절반 이상은 살인과 상해범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범죄는 상해로 총 134명이었고 살인범은 57명으로 확인됐다.

폭행, 협박, 손괴, 방화죄의 경우 모두 2013년보다 2017년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묻지마 범죄가 강력 범죄에서 점차 다양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현병이나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정신장애 범죄자의 ‘우발적 범죄’ 역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정신장애 범죄자의 범행동기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우발적 동기’의 경우 2013년 1920명, 2014년 2094명, 2015년 2255명, 2016년 2765명 등으로 증가했다. 2016년에는 전체 정신장애 범죄자 범행동기 중 우발적 범죄가 33.1%를 차지했다.

오 의원은 “정신장애 우발적 범죄자의 대다수가 폭행, 상해, 성폭력 범죄자로 살인 또한 매년 20명 이상 가해자가 발생해 무고한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검찰은 보안처분, 치료보호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 공조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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