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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초기증상” 김승희 발언에 민주당 “사과 및 복지위 사퇴 촉구”

[공공진단] 김승희의 때 아닌 ‘대통령 기억력 걱정’

2019. 10. 04 by 강현우 기자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고성과 막말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어김없이 연출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보건복지부 국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을 문제 삼는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는 것.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아 국감이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통령 치매 초기증상'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통령 치매 초기증상’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국가기록원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 문제를 언급하며 “요즘 문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국민들이 많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는다는 보도에 ‘대통령이 불같이 화냈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가 있었는데 그전에 국무회의에서 전용 기록관 건립 계획을 대통령이 직접 심의·의결했다”며 “그 국무회의에 복지부 장관님도 계셨는데 이쯤 되면 대통령 주치의뿐 아니라 복지부 장관도 대통령의 기억력을 챙겨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의원은 “치매와 건망증은 의학적으로 보면 다르다고 하지만 건망증이 치매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그래서 국민들은 가족의 치매를 걱정하면서 동시에 요즘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수백조원 예산 심의 과정에서 32억원이 들어간 기록관 건립이 논의된 것”이라며 “이를 두고 대통령이 건망증 아니냐, 치매 유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은 조롱이자 노골적인 폄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성한 국감장에서 일국의 대통령을 인신공격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상식을 가진 국회의원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김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국감에 더이상 임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내가 치매환자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국회의원에게 표현의 자유와 의정활동의 자유가 있는데 야당 의원의 입을 막으려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맞섰다.

한국당 간사인 김명연 의원도 “질의내용에 사사건건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동료 의원 발언에 ‘상종 못 한다’는 표현까지 하시면 극한 상황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으로 여야는 약 30분간 고성 섞인 말싸움을 주고 받았고 결국 국감이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이후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사과와 함께 복지위 위원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복지위 국감 파행의 책임은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날조된 주장을 제기한 김 의원과 그 소속 한국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의원은 ‘치매환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으나 김 의원의 발언은 명백하게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고 명예훼손”이라며 “김 의원의 발언은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면 사실의 날조, 허위조작 발언도 서슴지 않는 한국당의 현주소를 보여줄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의원의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복지위원 사퇴를 요구한다”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김 의원을 제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듯이 한번 내뱉은 말도 주워 담기 어렵다.

김 의원이 문 대통령에 대해 ‘건망증’, ‘치매 초기 증상’ 등을 언급해 논란이 일면서 국감 파행이 어김없이 반복되자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정치인들의 품격 있는 언행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야당 이미지만 실추시키고 있는 것.

정치에도 도의가 있고 예의가 있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인 만큼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릴 줄 아는, 제1야당 의원 자리에 걸맞는 품격 있는 언행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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