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본문영역

공공돋보기

[공공돋보기] ‘청소년 스트레스 공화국’..나이 가리지 않는 우울증

2019. 11. 04 by 김수연 기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 고민, 대인 관계의 어려움, 가정불화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심각한 상황임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우울증은 겉으로 보기에 티가 나지 않을 수가 있어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주변에서 눈치를 채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우울증을 겪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거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지레 여러 가지를 걱정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울증은 쉽게 치료되는 병임에도 방치될 경우 신체기능 저하 또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치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자료=서울대병원>

◆‘학교가기 싫다’는 청소년, 우울증 위험 3.25배 높다

국내 연구진이 중·고등학생 우울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요인을 밝혀냈다.

중·고교생의 우울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요인은 ‘등교에 잦은 거부감’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학교 가기 싫다고 자주 느끼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윤제연 교수, 정하린 학생)은 전국 청소년 1991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우울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청소년기에도 충분히 우울과 불안을 겪을 수 있지만 학생 스스로 대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호자인 학부모와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의 증상을 조기에 감지해 전문치료기관으로 인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는 학생들의 우울증을 사전에 발견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연구팀이 전국 15개 중학교와 15개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총 1991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의 우울경험(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등을 느낌)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1991명 중 271명(13.6%)는 우울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중·고교생 우울을 조기 감지할 수 있는 요인은 ‘등교에 잦은 거부감’이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자주 느끼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3.25배 높았다.

반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위해 노력하거나 어머니와 고민을 얘기할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우울 위험성이 각각 35%, 46% 낮았다.

이미 다양한 선행 연구가 청소년 우울과 관련된 요인을 몇 가지 밝혀냈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을 감지할 수 있는 요인별 가능성을 계산해 우선순위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 우울증을 조기에 감지하고 적절한 환경조성, 치료기관 연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윤영호 교수는 “다양한 접근을 권장하는 세계적 흐름과 달리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청소년건강조사는 신체적 건강에만 국한된 것이 안타깝다”며 “정부가 실태만 발표하고 보호자, 지역사회의 노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청소년 건강증진프로그램을 직접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뉴시스>

◆우울증 호소하는 10대 청소년 4만명 육박

한편,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로 진료받은 10대 청소년의 숫자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우울증 진료를 받은 10대 청소년이 4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18년 10대 청소년의 정신건강 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10대는 3만7233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2만2538명에서 무려 1만4695명(65.2%)이나 증가한 것.

지난해 ‘불안장애’ 진료를 받은 10대는 1만8220명으로 2016년 1만4126명보다 4094명(29%)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황장애’ 청소년은 2016년 1966명에서 2018년 2928명으로 2년새 962명(48.9%) 늘었고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는 같은 기간 1만370명에서 1만2919명으로 2549명(24.6%), ‘수면장애’는 4167명에서 4811명으로 644명(15.5%) 증가했다.

이 외에도 ‘식사장애’는 591명에서 697명으로 106명(17.9%), ‘강박장애’는 3049명에서 3390명으로 341명(11.2%), ‘습관 및 충동장애’(분노조절장애)는 1217명에서 1237명으로 20명(1.6%), ‘화병’은 508명에서 616명으로 108명(21.3%) 늘었다.

박 의원은 “청소년들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생 위기 상담 종합지원 서비스 위(Wee) 프로젝트 뿐 아니라 모바일 상담 등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방법으로 상담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다각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의욕저하와 함께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나이를 가리고 오는 질환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