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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마침표’ 기약없는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조작

2019. 11. 05 by 이상명 기자

[공공뉴스=이상명 기자]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 투표를 조작해 최종 선발 인원이 뒤바뀐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투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 제작진이 구속 기로에 선 가운데 그동안 공식입장을 내지 않던 엠넷은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순위 조작 논란에 휩싸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재발되는 이유는 시청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방송국의 속내 때문일까.

오디션은 말 그대로 ‘잘하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청자를 속이고 참여자를 울리는 투표 조작 행태가 횡행하는 이유는 ‘진실’을 전해야 하는 미디어의 초심이 엇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프듀X’의 투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구속으로 이어지더라도, 우리의 기억에서 사건이 서서히 잊혀질 때 쯤 시청자를 기만하는 방송행태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에서 생방송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표조작 의혹’ 프로듀스X101 제작진 구속 기로

투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프듀X’ 안준영 PD가 구속 전 영장실질검사를 마쳤다. 법원이 구속을 결정할 경우 ‘프듀X’ 조작 사태 첫 구속이 된다.

안 PD를 비롯한 엠넷 ‘프듀X’ 제작진 및 기획사 관계자 등 4명은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구속 전 영장실질검사에 출석했다.

안 PD는 ‘투표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답변만 남긴 채 법원으로 들어갔다.

약 2시간 이후 모든 심사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두 손에 포승줄이 묶여 있었다. 안 PD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어두운 얼굴로 등장,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 차량에 탑승해 이동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프듀X’ 투표 조작 논란은 지난 7월 프로그램이 종영한 직후 발생했다. 최종 투표 결과에 확률상 실현 가능성 희박한 일정 패턴이 발견되면서 제기된 것.

당시 일부 팬들은 ‘프듀X’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연습생 20명 모두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하면 해당 연습생이 얻은 득표수와 유사한 값이 도출된다.

예를 들어 1위를 차지한 김요한 참가자의 경우 7494.442에 178을 곱한 수가 133만4010.68인데 이를 반올림하면 그의 최종 득표수인 133만4011표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방송 조작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는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유력 데뷔 주자로 꼽혔던 참가자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제기됐다.

이에 엠넷이 조작 의혹을 직접 수사기관에 의뢰했고 이후 경찰이 제작진 사무실 및 관련 기획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인 뒤 안 PD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 검찰이 이를 법원에 청구하게 됐다.

이날 안 PD 등 ‘프듀X’ 제작진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엠넷은 “‘프듀X’를 사랑해주신 시청자와 팬, ‘프듀X’ 출연자, 기획사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조작 논란 후 처음으로 정식 사과했다.

엠넷 측은 “앞으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다만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아티스트에 대한 추측성 보도는 삼가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프듀X’가 투표 조작 의혹에서 벗어날지 아니면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 큰 파장을 불러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쳐>

◆반복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폐지가 답?

한편, 연예기획사를 통한 데뷔가 아니라 시청자가 함께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

특히 케이블 방송 엠넷의 대국민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으로 전국 8개 지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진행되며 많은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최근 투표조작으로 논란이 된 ‘프듀X’처럼 ‘슈퍼스타K’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종료 후 투표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다만 ‘프듀X’ 사태처럼 구속 갈림길까지 놓이진 않았지만 각 연습생 팬들이 나뉘어 서로 조작으로 인해 탈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최종 우승자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처음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관련 채널은 연속적으로 다음 시즌을 선보였지만 회를 거듭하며 식상해졌고 끊임없는 각종 논란은 프로그램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다.

이미 합격자를 내정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습생들이 마치 경쟁하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공개해 시청자들을 속였을 뿐, 짜고 치는 고스톱에 불과하다는 오디션 참가자의 시사 프로그램 증언도 있었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 모두가 바라는 이상향이지만 투표조작이 ‘취업사기’와 뭐가 다르냐며 울분을 쏟아낸 과거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탈락자 아버지의 외침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오늘이다.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아이돌 학교, 위대한 탄생, 프로듀스 시리즈 그리고 최근 핫이슈로 떠올랐던 미스트롯까지. 시청자가 투표해 우승자를 뽑는 비슷한 방식의 오디션들이지만 프로그램이 끝날 때 마다 불거지는 투표 조작 논란이 언제까지 사법처리로 끝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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