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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에 여자라고 생리”..부적절한 언사 쏟아낸 여고 담임

[공공돋보기] 교사 막말에 시달리는 학생들

2019. 12. 04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그 누구도 타인을 고통 받게 할 권리는 없지만 교사가 학생들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세상이 돼 버렸다.

교사는 말로서 배움을 일으키고 인성을 가꾸며 향후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해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즉,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교사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다.

그러나 최근 곳곳에서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폭언 등을 당했다는 폭로까지 나오면서 학생들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인천 한 여자고등학교 담임교사가 부적절한 언사로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인천시 연수구 모 여고 학부모들이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성적인 발언을 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 내용에는 해당 교사가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학생을 지목해 “생리는 하느냐. 꼴에 여자라고 생리를 하네”라고 말하거나 몽정 이야기를 하는 등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또한 평소 자신이 맡은 반 학생들 앞에서 “너희를 믿은 내가 XX년이다”라며 욕을 하거나 “그렇게 하면 학교생활기록부를 잘 안 써주겠다”고 협박하는 등 반복해서 인권을 침해했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접수한 시교육청은 인권보호관과 성인식개선팀 장학사를 학교에 보내 피해 의혹이 제기된 학급의 학생들을 전수 조사한 뒤 감사관실에 감사를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이후 해당 교사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징계 등의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이 교사는 조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중순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선생님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방학 때까지로 1차례 병가를 연장한 상황”이라며 “시교육청 소관이어서 구체적인 조사 내용이나 진행 상황은 알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할 때 성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과 인권 침해에 대한 내용을 나눠서 파악했다”며 “조사 결과 의혹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감사를 요청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경기도의 한 여고 학생들이 담임교사의 욕설과 폭언을 고발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학교 2학년 학생들은 지난해 7월12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해 “담임인 A교사가 반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학생들은 “A교사는 학생들에게 ‘개X끼와 쳐 죽일 X들, 배에 기름칠만 한 것들, 눈치 없는 X끼들’이라는 등 욕설을 매일 한다”며 “다른 반에 가서는 ‘너희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까 위안부 소리를 듣는 거야’, ‘너희도 세월호 애들처럼 될거야’ 등 문제가 될 듯한 발언을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제 욕설이나 폭언을 들을지 몰라 녹음을 하고 다닌다”며 “몇몇 학생들은 담임선생님 때문에 자퇴하고 싶다고 말을 한다”고도 했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경찰은 피해 학생 수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 측에 전수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학교 측은 학생들이 주장한 내용이 일부 맞다고 보고 해당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고 직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말’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세상이다. 누군가는 ‘사이다 발언’이라는 이름으로 막말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울 수 없는 크나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교사는 언어 권력의 횡포에 대해 경계하고 견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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