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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말다툼→폭력·살인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 多

[공공돋보기] ‘칼로 물베기’라던 부부싸움, 감정 충돌의 비극

2019. 12. 10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대화가 부족해 헤어지게 되면 ‘남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부싸움이 살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 3자가 봤을 때는 별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쌓여있던 앙금으로 인해 폭력을 행사하게 되고 결국 극단적인 방법까지 치닫게 되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벌일 때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는 말들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부부싸움은 서로에게 내뱉는 ‘말’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결혼한 기혼자들은 부부싸움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배우자의 말투’를 꼽았다. 지난 2012년 한 결혼정보회사가 기혼남녀 252명을 대상으로 ‘부부싸움의 말버릇’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부 10명 중 9명이 ‘부부싸움 시 배우자의 말투에 영향 받는다’고 답했다.

이는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부부사이에서도 소통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므로 서로를 비난하고 저격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견해 차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살인으로 번지는 부부전쟁..가족 간 범죄 ‘심각’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트랙터로 치어 숨지게 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트랙터 운전자 A(77)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11분께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한 도로에서 자신의 4륜 트랙터 뒷부분으로 아내 B(73)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A씨의 운전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로 B씨가 숨진 것으로 봤으나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 담긴 A씨의 행동이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B씨가 걸어오는 것을 확인한 A씨가 트랙터를 후진해 들이받는 장면이 포착된 것.

또한 사고 뒤 쓰러진 B씨를 보고도 당황한 기색 없이 119에 신고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A씨는 경찰에서 “아내와 살면서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았고 당일도 다툼이 있었다”며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우연히 아내가 걸어오는 걸 보고 욱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부부싸움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부부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아내를 숨지게 한 남편이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C(51)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C씨는 같은 달 23일 오후 10시10분께 서귀포시 소재 자택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들고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했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C씨는 “금전적 문제로 인해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상해치사 혐의로 C씨를 조사했던 경찰은 C씨 아내의 부검 결과 우발적이 아닌 고의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시스>

◆부부싸움하다 2살 아이 폭행해 숨지게 한 비정한 부모

부부싸움을 할 때 이를 지켜보는 작은 영혼이 있다. 바로 어린 자녀들이다.

그러나 최근 부부싸움 중 두 살배기 자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부모는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송승용 부장판사)는 10월29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D(37)씨와 E(26)씨에게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당시 만 2세도 되지 않았고 폐렴 등을 앓고 있어 보살핌이 필요했는데도 피고인들은 오히려 칭얼댄다는 이유로 범행했다”며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됐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었고 열악한 환경과 양육 부담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이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밝혔다.

부모의 폭행으로 인해 갓 두 돌도 되지 않은 아기가 비참하게 숨진 이 사건은 6월 발생했다.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D씨 부부는 각각 2살, 2개월 된 두 자녀를 데리고 여관을 전전하고 있었다.

이들은 일을 나가지 않은 채 주변에서 돈을 빌려 생계를 유지했으며 어린 아이들에게는 즉석밥에 물만 말아 먹이는 등 정상적인 양육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6월18일 “분유와 기저귀를 살 돈이 없다”며 부부싸움을 하던 중 자녀 F(2)군이 칭얼대자 얼굴과 배 부위 등을 수차례 때리고 바닥에 던진 혐의를 받는다.

부부 싸움 후 F군을 씻기던 이들 부부는 아기가 더는 숨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처벌을 우려해 다음 날 병원에 갈 때까지 F군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정불화나 부부싸움을 가족 내 문제로 치부하고 공개를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인식이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부간의 싸움이 ‘부부끼리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집안 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아야 한다. 부부싸움을 남의 가정 일로 바라봤던 인식을 근절하고 폭력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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