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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고백:가정사 등 말 못할 속사정 공개→진정성 전달에 격려와 응원으로 화답

[공공story] 사회적 시선에 맞서다

2020. 01. 12 by 김소영 기자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얼마 전 팀장으로 승진한 30대 직장인 A씨. 일할 때만큼은 대범하고 자신감 있게 리드하며 팀원들에게는 능력 있는 팀장으로, 회사에서는 우수한 팀의 리더로서 인정받고 있었지만 그러나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자 주위의 견제와 질투, 시기어린 시선도 적지 않았다. A씨를 제외한 팀장들이 똘똘 뭉쳐 A씨의 마케팅 전략을 배제시키고 있는 것. 여기에 점심을 먹거나 회식을 할 때도 A씨만 쏙 빼놓는 행동들이 지속됐다. A씨는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했지만 계속 이렇게 지낼 생각을 하니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음에 상처와 업무의 불편함이 점점 더해지자 결국 A씨는 말 못하고 혼자서만 고민했던 얘기를 상사에게 털어놓았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 너를 잘 몰라서 그렇지 넌 잘하고 있어. 하던 대로 하면 곧 너의 진가를 알게 될 거야” 무심한 듯 툭 내뱉은 상사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나 A씨에게 큰 위로가 됐다. 이후 A씨는 그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담담하게 일에 열중했고 업무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다 보니 어느새 업무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고 밥 한번 먹자는 동료들의 메신저가 하나둘씩 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남들에게 밝히기에는 불편한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를 내어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A씨. 그는 ‘그때 상사에게 내 속사정을 털어놓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상황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최근 들어 문득 들었고, 여러 이유로 본인의 사정을 밝히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처럼 속 시원하게 마음의 짐을 풀어놨으면 하는 바람이 커졌다. 

대도서관 윰댕 부부.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쳐>
대도서관 윰댕 부부.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쳐>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고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그런 아픔들이 존재한다. 그 상처와 아픔은 타인에게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나의 약점 또는 나의 연약함을 누군가에게 드러내서 보여준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윰댕 부부가 숨겨진 가정사를 고백했다.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인 1인 콘텐츠 제작자이자 이를 선도한 1세대 크리에이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 부부가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얘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두 사람을 향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 “아이가 있습니다” 윰댕·대도서관 숨겨진 가정사 고백

지난 7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윰댕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인 크리에이터 최초로 사단법인을 설립한 대도서관·윰댕 부부. 2017년 연 17억, 2018년 연 30억의 수익을 창출해낸 크리에이터 부부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대도서관은 부모님의 연이은 사업실패로 유난히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윰댕 역시 어머니의 교통사고, 부모의 이혼으로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됐다.

2015년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게임 스트리머 대도서관과 인터넷 BJ 4대 여신 윰댕이 결혼하며 인터넷 방송계의 특급 커플이 탄생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결혼하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대도서관은 “(윰댕을 만나기 전까지)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다”며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고생을 많이 했다. 여러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고 말했다. 신장병인 lgA 신병증을 앓고 있는 윰댕이 병을 이유로 대도서관을 밀어낸 것.

이에 대해 윰댕은 “대도서관과 결혼 전 신장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했고 아이를 못 가질 수 있고 투석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윰댕은 결혼을 망설인 또 다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사실 저에게는 남자아이가 있고 지금은 초등학생 저학년이다. 이때까지 방송에서는 공개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윰댕은 “혼자 서울에서 지냈다. 제가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애에 대한 생각을 안 했다. 혼자 서울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까 굉장히 외로웠다”며 “그러다가 사람을 좀 만나게 됐고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았다. 아이를 낳았으니까 아이를 책임져야 되고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많으니까 말할 수 없었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윰댕은 임신 기간, 출산 직후에도 생계를 위해 쉬지 않고 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윰댕에게 또 한 번의 결혼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대도서관은 “(윰댕이) 극구 반대하더라. 본인에게 또 다른 사정이 있다고 했다”며 “물론 겁은 났다. 왜냐면 애를 키워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이렇게 바쁜 상황에서 아이한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 됐지만 이 사람이라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컸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머지 어떤 것들도 중요하지 않다”고 밝히며 윰댕과의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윰댕은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놨다. 그는 “아이의 친구들이 생일파티를 하는데 반에서 그 달에 생일인 친구들이 엄마랑 아이가 모여서 키즈카페 같은 곳에서 만난다. 친정엄마는 젊은 엄마 사이에서 갈 자신이 없다 했고 저도 아직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랑 일상적인 것들을 같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는 마음 편하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는 밖에서 윰댕과 대도서관을 ‘이모’와 ‘삼촌’이라고 불렀다. 윰댕은 아이에게 “앞으로는 이모랑 엄마 섞어 쓰지 말고 엄마라고만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대도서관은 친구들을 불러 생일파티를 하자고 약속했다.

윰댕은 “‘이렇게 예쁜 아이가 내 아이’라고 자랑하고 싶었다. 그런 얘기를 한 번도 못했기 때문에 가슴에서 늘 아주 무겁게 올려져 있던 게 터져 나왔다”며 “내일부터는 더 많이 웃으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했다.

대도서관은 “아들, 지금은 삼촌이지만 앞으로는 너의 아빠가 될 테니까 지금은 아주 좋은 친구로서 재밌게 놀아줄게. 하지만 언젠가 네가 날 아빠로 인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멋진 사람이 될게”라며 아들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전했다.

이날 두 사람의 이야기는 방송 전 예고편이 공개될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대도서관은 방송 전 SNS에 “저희 부부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다”고 적었다.

윰댕 역시 유튜브를 통해 “저에게는 아이가 하나 있다. 대도님과 만나기 전 결혼을 했었지만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며 “대도님은 제 병이나 아이의 존재를 다 알고도 제게 다가와줬다. 처음에는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는 게 두려워 밀어냈지만 진심으로 저를 아껴주고 제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대도님에게 마음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저희는 아이를 어떻게 공개할지에 대해 많은 상의를 했다. 저희 모습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었고 최근 휴먼 다큐 프로그램을 찍게 되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솔직한 이야기들과 모습을 담을 수 있게 될 것이라 판단해 오랫동안 품고 있던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게 됐다”며 “저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늘 하고 싶었던 이 말을 이제야 드리게 돼 죄송하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조금만 이쁘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꺼내기 힘들었을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윰댕과 그런 아내를 사랑으로 감싸준 대도서관에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정일우 투병고백. <사진=KBS ‘해피투게더4’ 방송화면 캡쳐>
정일우 투병고백. <사진=KBS ‘해피투게더4’ 방송화면 캡쳐>

# 조심스레 고백한 아픔..투병 중인 연예인들

최근 연예인들이 공식석상에서 가슴 아픈 가정사나 투병 사실을 용기 있게 고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방송·연예계에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기는 부담 때문에 병을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수 이은하는 쿠싱증후군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지난해 12월16일 SBS 교양프로그램 ‘좋은아침’에 게스트로 출연한 이은하는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것은 어떤 게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웃음이 줄어드는 것 같다. 지난번 출연 때 건강 상태를 고백하면서 일이 안 들어올까 봐 걱정했었는데 정말 무대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출연진들이 의아해하자 이은하는 “쿠싱증후군 고백 후에 ‘환자를 어떻게 무대에 세우냐’는 반응이 있어서 그렇게 일이 많지는 않다”며 “하지만 콘서트나 행사는 종종 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싱증후군은 ‘코르티솔’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인해 생기는 희귀 질환으로, 얼굴은 보름달처럼 둥글어지는 반면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증상을 나타낸다.

배우 정일우는 27살에 뇌동맥류에 걸려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털어놨다.

같은 달 12일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에 게스트로 출연한 정일우는 “스물일곱에 머리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갔는데 뇌동맥류라고 하더라”며 “그때 의사 선생님이 최악의 상황을 말씀해 주셨다. 언제 죽을지 모르고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고 하더라.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집에만 있고 우울증이 왔다”고 했다.

그는 “나를 비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싶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3번 갔다. 혼자 해내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에 한 번씩 추적 검사를 하고 있다. 수술이 어려운 부분인데 크기가 커지면 바로 수술할 예정”이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배우 유경아도 이혼부터 중2 아들, 암투병까지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10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 새 친구로 합류한 유경아는 자신의 지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이날 유경아는 “결혼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갔다 왔으니까 결혼은 한번으로 족하다”며 “28살쯤 결혼해서 33살에 이혼했다”고 덤덤하게 이혼 사실을 고백했다.

유경아는 ‘불타는 청춘’ 출연 제의를 받고 가장 먼저 사춘기 아들이 걱정돼 아들에게 방송에 나가도 될지 물어봤다고 했다. 그는 “중2 아들이 ‘본인 걱정은 하지 말고 엄마가 일하면서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유경아는 학창시절에는 내성적이었으나 암 투병을 계기로 성격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암 수술 후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며 “크리스마스 되면 완치한 지 갓 2년 남짓”이라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임파선 암 투병을 고백한 유경아는 “투병 생활 계기로 정말 많이 바뀌었다”면서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암이 심각했냐는 물음에 유경아는 “사이즈가 작지만 임파선 라인에 있어서 임파선으로 번질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한테는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산다”며 “지금 이 시간을 즐기려면 그냥 푹 빠져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수 현아는 ‘미주신경성 실신’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현아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누구에게나 선택받는 사람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앞만 보고 달렸다”며 “제가 아픈지도 모르고 있었다. 괜찮은 줄로만 알았는데 2016년 병원을 가보고 나서야 마음이 아픈 상태였단 걸 알았다”고 밝혔다.

또한 “몸이 아프면 약을 먹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감기에 감기약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늘 단단해왔던 저였기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는 진단이 믿기지 않았다”며 “일 년은 믿지 못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아는 “그러다 처음 앞이 뿌옇게 보이더니 푹하고 쓰러졌다”며 “이것도 공황장애 증세 중 하나려나 하고 넘어가려다 뇌파 등 검사를 해보고 알게 된 사실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극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긴장으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 박동이 느려져 혈압이 낮아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현상을 말한다.

현아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제 자신을 사랑하고 보살펴 주려고 한다”며 “지금처럼 용기 내어 솔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인생을 바꾸는 사소한 말 한마디의 힘

누구나 무언가를 고백할 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용기는 두려움의 또 다른 말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성공했을 경우 ‘용기 내서 말하길 잘했어’라는 안도감이 들지만, 만약 실패했다면 ‘차라리 말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라는 후회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세상이 원하는 이미지가 아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면 누군가는 팬이 되고 누군가는 적이 된다. 실제로 본모습을 당당히 드러내려 했던 연예인은 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거센 공격을 받기도 한다.

본모습을 감춘 채 입을 닫고 살았더라면 악플에 시달리진 않았겠지만, 자신을 아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또한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숨기고 꼭두각시처럼 사는 일은 스스로를 옥죄는 일이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버티는 가여운 인생이 돼버린다.

용기를 가지고 고백한 사람에게 최고의 보답은 그 결단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과도한 비난과 조롱보다는 진심어린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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