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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육포 선물’ 실수 이어 어휘 선택으로 구설 반려동물의 죽음을 ‘작고’(作故)라고 표현해 논란

[공공진단] 바람 잘 날 없는 황교안

2020. 01. 22 by 유채리 기자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이은 논란으로 바람 잘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한국당이 황 대표 명의로 ‘육포’를 불교계에 설 선물로 보냈다가 곤혹을 치른 가운데 이번에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작고’(作故)라고 표현해 구설수에 오른 것. ‘작고’라는 표현은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로, 반려동물의 죽음을 표현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겉으로 보여지는 말이나 행동은 그 사람의 자질과 인격을 반영하는 만큼 황 대표의 자질,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반려견 카페에서 2020 희망공약개발단 반려동물 공약 발표 전 동물보호 단체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당 2020 희망공약 개발단은 전날(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반려견 동반카페에서 ‘또 하나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반려동물 공약 발표를 했다.

한국당은 유기동물 중심의 기존 정책에서 반려동물과 반려인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돌봄 공약’은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및 세제 혜택, 반려동물 공적보험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한국당은 정부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에 세금이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자 이에 반대하는 표심을 겨냥한 해당 공약을 발표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저도 몇 년 전에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14년 만에 (반려동물이) 작고했다. 보낼 때 가슴이 무겁고 아팠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사람에게 쓰는 높임 표현을 잘못 알고 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작고’는 고인이 됐다는 뜻으로,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비유적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특히 최근 한국당이 황 대표 명의로 고기를 먹지 않는 조계종에 육포를 설 선물로 보내 물의를 빚은 만큼 세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0일 한국당은 황 대표 명의로 고기를 말린 ‘육포’를 불교계에 설 선물로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대승불교 영향을 받은 조계종에서는 수행자인 스님이 사찰에서 육식을 먹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한국당은 잘못 배송된 사실을 알고 직원을 보내 육포를 긴급 회수하고 조계종 측에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원래 조계종에 보내려던 선물은 육포가 아닌 한과로, 배송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다며 해명했다.

황 대표도 “조계종에 그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배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경위를 철저하게 파악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명연 당 대표 비서실장은 해당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황 대표는 아직 김 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며칠 전 ‘불교계 육포 선물’ 논란에 이어 반려동물 ‘작고’ 발언까지 나오면서 신년부터 한국당을 한층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총선을 앞둔 한국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정치인이 하는 말과 행동에서 그의 사람됨과 경륜을 결정짓고 지지할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란 직업은 수많은 말보다 단 한가지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일이다. 반려동물이 작고했다는 표현이 그저 해프닝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동일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황 대표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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