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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진단] 원종건 때문에 속타는 민주당

2020. 01. 28 by 유채리 기자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인물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예기치 못한 악재에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씨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에 휘말리며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해당 논란은 자신을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원씨로부터 성폭행, 가스라이팅 등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원씨는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고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씨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그러나 미투 의혹이 제기된 인물을 영입인재 2호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을 향한 책임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투 논란’ 원종건,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 자진 반납·총선 불출마

원씨는 28일 자신과 관련해 불거진 미투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진실공방 자체가 (당에) 부담을 주는 일”이라며 영입인재 자격 반납과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원씨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늘(28일)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며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며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원씨는 “제가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당에) 부담을 주는 일”이라며 “그걸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더구나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라며 “주장의 진실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 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며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2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느낌표 눈을 떠요에 출연했던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원씨의 과거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모두 경험을 바탕으로 한 100% 사실”이라며 “1년 가까이 교제하면서 원씨를 지켜본 결과 그는 결코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원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노리개 취급해 왔고 여혐(여성 혐오)과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으로 저를 괴롭혀 왔다”고 폭로했다.

작성자는 자신의 폭로를 뒷받침할 증거라며 폭행 피해 사진과 카카오톡 대화 캡처 사진 등을 게시했다. 

해당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했고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원씨의 인재영입 철회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원씨는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이 남자’(20대 남자)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23일에는 영입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미투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종건 사태 후폭풍..“감성팔이 인재영입 쇼” 민주당에 쏟아진 십자포화

미투 논란에 휩싸여 자진 사퇴한 원씨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다. 

황규환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28일 논평을 내고 “영입인재 자격 반납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라며 엄중한 사법 처리와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황 부대변인은 “영입할 때는 온갖 수식어를 붙여가며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논란이 되면 실수라거나 개인의 일탈 정도로 치부해버린다면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공당이라면, 책임 있게 국민 앞에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능력과 도덕성, 사명감 보다는 오로지 화제가 될 감성팔이 인재영입에 몰두한 결과다. 피해여성에게는 또 한 번 상처를 준 셈이며 국민들을 우롱한 죄 또한 가볍지 않다”며 “민주당은 영입인재들의 과오는 물론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힐난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원씨는 조용히 떠나도 모자랄 판에 ‘한때 사랑했던 여성’ 운운하며 끝까지 입을 놀렸다”며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다는 전 여자친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폭행과 성폭행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로 다스려야 할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의 DNA에는 겉은 바른 사람이듯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썩어있는 ‘겉바속썩’이 있다”며 “민주당의 인재(人災) 원씨는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주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더듬어 민주당’은 아직도 미투 인재가 부족했나”라며 “민주당의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가 결국 화를 불렀다”고 꼬집었다. 

권 대변인은 “민주당은 용기 있는 폭로를 감행한 피해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더 늦기 전에 원씨의 실체를 밝혀주기 바란다”며 “아울러 정치판을 교란시키며 국민 분노만 자아내는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도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한층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원씨는 사퇴 입장문에서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며 ‘파렴치한으로 몰려 참담하다’ ‘한 때 사랑했던 여성’ ‘홀로 진실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는 기자회견문은 그야말로 참담한 대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오 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는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뼛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자당의 인재들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검증 단계에서는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 영역까지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지를 미리 염두에 두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전 검증 단계에서 이러한 문제를 걸러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론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전 검증작업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너무 감성과 이미지에 치우쳐 보여주기 식 인재영입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당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재영입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어떤 인물을 영입했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과 약속이다.

원씨의 자진 사퇴를 계기로 인재영입의 새로운 기준과 접근법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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