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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트렌스젠더 입학 두고 “혐오 반대” vs “권리 위협” 찬반 의견 팽팽

[공공돋보기] ‘성전환 여대생’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2020. 02. 04 by 정혜진 기자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신입생을 두고 학내외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달 30일 트랜스젠더 A(22)씨가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서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까닭.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A씨는 같은 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었고 여대에 지원하는  데 절차상 문제가 없어졌다.

이로 인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여성이 여대에 최종 합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신입생과 관련해 학내·외에서는 찬반논쟁이 일고 있다.

전국 소재 여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해당 학생이 입학 예정인 숙명여대 학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는 실정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전경. <사진제공=숙명여자대학교>

덕성·동덕·서울·성신·숙명·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의 21개 단체는 4일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트렌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A씨의) 발언은 여대를 자신의 변경된 성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대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차별받고 기회를 박탈당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며 “가부장제 속 여성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여자들의 공간을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최근 여대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숙명여대에는 한 남성이 ‘여자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침입해 체포되는 사건도 있었다”며 “여대라는 공간이 남성의 침입과 더불어 스스로를 여자라 주장하는 남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법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별정정 허가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현재 한국의 성별정정 허가는 근거 법률조차 없이 개별 판사·법원의 자의적 판단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기본권보다 남성의 성별변경 권리를 우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랜스젠더 신입생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숙명여대 동문들은 전날(3일)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는 제목의 서명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이들은 “해당 학생은 학교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춰 당당히 통과했다”며 “본교를 선택한 아름다운 용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기쁜 소식을 두고 교내·외 일부에서 혐오와 차별의 말이 쏟아지고 있다”며 “트렌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숙명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도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밝힌 A씨의 결정을 지지하고 노력을 통해 얻어낸 결실에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정인의 정체성을 함부로 부정하고 여대 입학에 찬반을 논하는 행위가 여자대학의 창립 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꼬집었다.

해당 사안을 놓고 일부 여성단체와 성소수자단체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랜스젠더 신입생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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