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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의 재계ON

한진칼 등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 손 떼..비항공부문에서는 입지 확대 물컵 갑질 충격 여전한 가운데 3개월 만에 ‘전무→부사장’ 초고속 승진

[이민경의 재계ON] ‘갑질’ 유전자 한진家 조현민의 불편한 승승장구

2020. 12. 31 by 이민경 기자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한진그룹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그러나 불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조 전무가 그룹 내 비항공부문 계열사인 ㈜한진에서는 3개월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까닭. 

한진 측은 이번 승진 인사에 대해 “급속히 비중이 커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리더십·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진가(家)의 ‘갑질’ 논란은 세계 유수의 언론이 앞다퉈 보도했을 정도로 사안의 심각성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조 부사장의 승승장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 <사진제공=한진>

31일 한진에 따르면, 전날(30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 전무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한진은 한진그룹의 종합물류 계열사다. 이번 승진 임원인사 규모는 부사장 1명, 상무 1명 등 총 2명이다. 

향후 한진은 조 부사장이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을 맡고 류경표 대표이사가 경영관리를, 노삼석 대표이사는 사업을 각각 총괄하는 3인 체제로 운영된다. 

한진 측은 “조 부사장은 그동안 굵직한 공유가치창출(CSV)과 신사업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승진 배경을 밝혔다. 

대신 조 부사장은 모친인 이명희 한국항공 고문과 함께 그룹의 항공 관련 계열사 임원직은 내려놨다. 

조 부사장은 겸직했던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전무와 항공 및 여행 정보 제공 사업을 하는 계열사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직에서 물러났으며, 이 고문도 사임했다. 

앞서 한진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조 부사장과 이 고문 등 오너일가가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합의했고,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이를 이행하고 나선 것. 

하지만 결론적으로 경영이 가능한 비항공부문에서는 입지가 확대된 상황. 특히 9월1일 한진의 마케팅 총괄 신규 임원으로 선임된 후 3개월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셈이다.  

당시 한진그룹은 조 부사장이 한진칼에서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CMO로서 한진의 ▲함안수박 기프트카드 ▲원클릭 택배서비스 ▲친환경 택배박스 공동구매 서비스 ▲간편여행 신규서비스 시범운용 ▲수도권 전문배송 플랫폼 구축 추진 등의 프로젝트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며 한진 전무로 신규 선임했다.  

이 같은 풍부한 경험과 마케팅 능력이 주주와 시장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부사장 승진에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다.  

이유인 즉, 조 부사장의 ‘갑질’ 사건의 충격은 수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대중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까닭. 

조 부사장은 2018년 3월 대한항공 광고업체 팀장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혐의 등으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 ‘물컵 갑질’ 사태로 물의를 빚은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1년여 만인 지난해 6월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으나 ‘셀프 복귀’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물론 조 부사장은 폭행과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검찰로부터 ‘공소권 없음‘, ‘무혐의’ 처분을 받아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진그룹도 당시 복귀와 관련해 “검찰로부터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부사장의 갑질 논란은 한진가에 대한 갑질 폭로의 단초가 됐으며, 국내 복수의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국제적 망신살을 샀다.

조 부사장의 물컵 갑질 논란과 더불어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모친 이 고문의 직원 갑질 및 폭행 사건까지 한진 오너가를 둘러싸고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갑질도 유전”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조 부사장의 승진 인사를 두고 문제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진 오너가의 일탈로 실추된 이미지와 평가가 아직 다 복구되지 않은 상황이며, 이를 납득할 만한 큰 이유도 없어 보여 불편한 눈초리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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